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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2.07.17 17:31:08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최상천

청주상의 지식재산센터장

수년째 강원도 평창의 한 계곡에서 가족들과 캠핑을 하며 여름휴가를 보내고 있습니다. 처음엔 잘 알려지지 않아서 그랬는지 어찌나 물이 맑고 주변이 깨끗하던지. 우리나라에 이런 곳이 있나 싶을 정도였습니다.

그러던 이곳이 몇 해 전 TV 프로그램에 소개된 후, 사람들로 넘쳐나기 시작했습니다. 한기가 느껴질 정도로 서늘해서 모기도 없던 곳이었는데 오염이 되어서 그런지 작년부터는 모기는 물론이고 각종 날파리가 생겨나고, 음식물 썩는 냄새도 나고, 어느새 처음의 그 청량함은 사라져 버렸습니다.

그래서 올여름 그곳에서의 캠핑은 일찌감치 접었습니다. 주위에 여기저기 조용하고 깨끗한 곳을 알아보고는 있지만, 도무지 찾기가 어렵습니다. 예전에 참 좋았던 곳이 사람들이 넘쳐나면서부터는 다들 그전만 못하다고 그럽니다.

지난날 옥천군의 한 민박집에서 진행했던 워크숍이 생각납니다. 민박집 앞으로는 넓은 강이 흐르고, 강가에는 해수욕장에서나 봄 직한 드넓은 백사장이 하얗게 펼쳐져 있고, 백사장 군데군데에는 차량을 옆에 두고 낚시하는 사람들만이 눈에 들어올 뿐, 시간이 멈추어 버린 것 같은 착각이 들 정도로 고즈넉한 곳이었습니다.

우리는 일찍 저녁을 먹고 물고기라도 잡을 요량으로 이것저것 챙겨서 강가로 내려갔습니다. 모두 소싯적 생각이 나서 그랬는지 물고기도 잡고, 물수제비도 뜨고, 한바탕 웃고 떠들며 놀고 있는데, 나이가 지긋해 보이는 두 분이 흐르는 강물을 유심히 바라보고 있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낚시하러 오신 분 같은데 낚싯대는 차위에 두고 두 분이 강물만을 유심히 바라만 보고 있기에 괜한 마음에 그냥 지나가려 했지만, 인사라도 할 요량으로 말을 건넸습니다.

"낚시하러 오셨어요?"라고 물으니, 아주머니가 웃으시며 "네"라고 짧게 대답만 하셨습니다. "그런데 낚시는 안하시고, 왜 앉아만 계세요?"라고 하니, 좀 쉬는 중이라고 하시며, 약간은 타이르는 어조로 "솔직히 너무 시끄럽게 떠들어 쉬고 있어요"라고 말씀하십니다. 순간 '아이고, 우리가 너무 했구나'하는 생각이 들어, "죄송합니다. 저희가 생각이 짧았네요"라고 얼른 사과를 드렸습니다.

어디서 오셨나 물으니, 서울에서 왔다고 하시며 우리 부부가 함께 낚시 다닌 지 40년이 넘었는데, 이만한 곳이 없어 매주 오고 있다고 하셨습니다. 50대 중반으로 봤는데 부부가 함께 40년 이상 낚시를 다니고 있다는 말이 믿기지가 않아 연세를 물어보니 72세, 76세라고 하셨습니다. 순간 저희는 너무 젊어 보이시기에 놀라기도 했고, 이런저런 호기심이 들기도 해서 아예 바닥에 주저앉아 노부부와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어르신이 스마트폰으로 찍은 물고기 사진을 보여주시며 오늘 잡은 것들인데 잡자마자 모두 놓아 준다고 하시며, 이런 백사장을 가진 강은 우리나라에서 이곳이 유일한데 TV 프로그램인 1박2일 촬영을 하고 난 후, 주말에 너무 많은 사람으로 넘쳐나 강물은 물론이고 백사장 오염이 심각한 수준이라고 걱정하시는 얼굴에 안타까움이 묻어났습니다. 마치 자연과 하나가 된 듯 한참 동안을 삶에 관한 이야기, 무엇보다 환경문제에 대해 이야기를 하시는 모습을 보며, 저 자신이 부끄럽기도 하면서 평생을 같은 취미를 갖고 주변을 배려하며 동행하는 이 두 분의 모습이 너무 아름답게 느껴졌습니다.

민박집으로 발걸음을 옮기며, 이들 노부부는 자연과도 아름다운 동행을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앞으로의 제 삶도 저 두 분의 모습이었으면 하는 생각을 잠시나마 해보았습니다.

이제 곧 본격적인 휴가가 시작됩니다. 또 많은 사람이 계곡으로 바다로 휴가를 떠나겠지요. 이번 휴가에는 쓰레기로 신음하는 계곡을 만들지 않았으면 합니다. 사랑하는 아내와 평생을 동행하듯, 그런 마음으로 자연을 아끼고 배려하며, 자연과 아름다운 동행을 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이들 노부부처럼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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