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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2.01.31 16:51:20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최상천

청주상의 지식재산센터장

한 겨울의 추위가 매섭다. 그 추위를 즐기러 나는 또 캠핑장비를 챙긴다. 요즘 겨울캠핑이 묘미다. 예전 같았으면 상상도 못할 일인데..

캠핑장비 진화의 덕이긴 하지만, 언제부턴가 캠핑의 매력에 푹 빠졌다. 한 5년 됐다. 한 여름 더위를 피해 휴가차 떠나기 시작한 것이 캠핑인데 이젠 한 겨울이 더 좋다.

한 여름 모기, 날파리와의 싸움, 무더위와의 싸움이 이젠 하얀 추억이 돼 버렸다. 오히려 지금은 한 여름은 피한다. 장비도 어느덧 하나 둘 늘어 아예 딴 살림을 차릴 정도다. 세컨드 하우스(Second House) 시대가 온다고 했는데, 난 이미 근사한 세컨드 하우스를 가진 셈이다. 아니 아름다운 우리 강산 어디든 내 집터로 삼을 수 있는 포터블 하우스(Potable House)다.

토끼같은 아내는 장비를 주문할 때면 도끼눈을 하고 날 쳐다본다. 또 사냐고.. 그런데, 이런 아내는 새로운 장비가 도착하면 먼저 뜯어보고 꼼꼼히 챙긴다. 더 즐기는 모습이다.

처음 캠핑을 시작할 때, 초등학교 개구쟁이 들이었는데. 어느새 우리 아이들도 훌쩍 커 버렸다. 캠퍼들 사이에서 중학생, 고등학생은 외계인이다. 그도 그럴것이 캠핑장에 아주 드물게 나타나기 때문이다. 모두 꼬마 아이들 일색이다. 그런데 우리집은 예외다. 아이들이 더 좋아한다. 내가 캠핑장비를 챙기고 있으면, 오히려 이것저것 참견이다.

난 그저 흐믓하다. 이런 우리 아이들이 너무 좋다. 아이들이 좋은 건지. 캠핑이 좋은건지. 하여간 좋다. 우리 아이들이 캠핑의 매력 아니 마력에서 벗어나지 못하게 해 주십시오 주문을 걸 정도다.

이젠 아이들과 손발이 딱딱 맞는다. 누가 뭐라고 할 것 없이, 나는 큰 짐 나르고 자리잡고, 우리의 포터블 하우스 터고르기 하면 아내와 아이들은 장비 펴고, 잡아주고, 집짓기가 척척 진행된다. 우리의 근사한 포터블 하우스는 1시간 남짓이면 완성된다. 그러고 보니 텐트를 치면서 어느새 부턴가 난 아내와 아이들과 말없는 소통을 하고 있었다.

텐트를 치고나면 이때부터 익숙한 것들과의 이별이 시작된다. 텐트안에서 우린 알콩달콩 잠시 원시로 돌아간다. 작지만 우리 가족에겐 너무 큰 공간이다. 이 공간엔 인터넷, TV는 물론이고, 컴퓨터도 온데간데 없다.

나는 장작으로 불 짚이고, 밥도 짓고, 고기도 굽고, 고구마도 굽는다. 오뎅탕도 만든다. 아내는 신이 나서 거든다. 아이들은 재잘거리며 먹는데 바쁘다. 아빠가 해주는 밥이 너무 맛있다고 한다. 무슨 얘기를 그리 하는지· 시간가는 줄 모른다. 이렇게 텐트안에서의 겨울밤은 깊어간다.

누군가 '소통'은 '귀를 열고 잘 들어주는 것'이라고 했는데, 아내와 아이들의 재잘거림이 너무 좋다. 언제부턴가 이 소리가 사랑스럽게 느껴졌다. 우리만의 작은 공간, 여기서 난 아내와 아이들과 진정으로 소통하고 있다는 걸 알았다. 아이들은 캠핑장에 오면 이런 나를 따르고 좋아한다. 곰곰히 생각해 보니 이것이 진정한 소통이 아닌가 싶다. 난 그저 소통을 위한 공간을 마련해 주었을 뿐인데. 소통하려 의도한 것도 아닌데..

요즘 소통이 화두다. 온통 불통이니 말이다. 정치권도 불통, 지역사회도 불통, 직장에서도 불통, 가정도 불통, 특히 친구들간에 사제간에 불통이 문제다. 학교폭력도 불통이 원인이다.

사제간에, 부모자식간에, 상사와 직원간에 모두가 의도적으로 소통하려 하기 때문에 문제다. '자 대화좀 하자', '뭐 어려운 것 없어·', '무슨 문제 있니·' 모두 이런 식이다. 나 너하고 소통하려 하니 알아달라는 식이다. 소통은 '공감'이 전제되어야 한다. 말없이 자연스럽게 가족이 하나로 공감할 수 있는 캠핑처럼 말이다.

요즘 SNS가 소통의 공간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 공간에서 많은 이들이 '나 여러분들과 이렇게 소통하고 있으니, 알아봐 주세요'하는 것 같다. 총선을 앞두고 있어서 그런지 요즘 부쩍 늘었다. 진정한 소통은 의도하는 것이 아닌, 공감할 수 있는 그런 공간을 만들어 주고 함께 말없이 참여하는 것이라는 걸 알았으면 한다. 캠핑 가는 아빠의 마음처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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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일보] 지난 1961년 출범한 사단법인 대한가족계획협회가 시초인 인구보건복지협회는 우리나라 가족계획, 인구정책의 변화에 대응해오며 '함께하는 건강가족, 지속가능한 행복한 세상'을 위해 힘써오고 있다.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조경순 인구보건복지협회 충북세종지회장을 만나 지회가 도민의 건강한 삶과 행복한 가족을 지원하기 위해 하고 있는 활동, 지회장의 역할, 앞으로의 포부 등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 봤다. 조경순 지회장은 "인구보건복지협회 충북세종지회는 지역의 특성에 맞춘 인구변화 대응, 일 가정 양립·가족친화적 문화 조성, 성 생식 건강 증진 등의 활동에 앞장서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자신의 33년 공직 경험이 협회와 지역사회의 협력 네트워크를 강화하는 일에 도움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충북도 첫 여성 공보관을 역임한 조 지회장은 도 투자유치국장, 여성정책관실 팀장 등으로도 활약하고 지난 연말 퇴직했다. 투자유치국장으로 근무하면서 지역의 경제와 성장에 기여했던 그는 사람 중심의 정책을 통해 충북과 세종 주민들의 행복한 삶과 건강한 공동체를 만드는 일에 참여할 수 있다는 점에 비상임 명예직인 현재 자리로의 이동을 결심했다고 한다. 조 지회장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