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리틀샵 - 89. 청주 주성동 '옷장속초콜릿' 정오성·최윤동 대표 [충북일보]최 “부모님 울타리 속에서 곱게 자랐어요. 대학도 부모님이 원하는 곳으로 들어갔고요. 다들 그렇게 사는 줄 알았어요. 군대 들어가기 전까지는요. ‘나만 온실 안에 화초처럼 컸구나’란 걸 알아채니 왠지 억울하더라고요. 제대 후 마침 미술학원을 그만 둔 사촌 형이 부산에서 옷장사를 했어요. 형을 돕겠다는 핑계로 형 집에 쉴 새 없이 드나들었죠. 내가 몰랐던 세상을 조금씩 알아가기 시작한 거죠.” 정 “정읍에서 미술학원을 운영했어요. 방과후 수업도 해가며 아이들을 가르치는 게 생각보다 괜찮았어요. 하지만 재미가 오래가지 않더라고요. 곧 무료해졌죠. 과감히 모든 걸 정리하고 부산으로 가서 남자 옷 가겔 시작했어요. 흔한 말로 손님이 메어 터졌어요. 당시 남학생들은 의외로 옷 입는 걸 어려워했거든요. 생각해보면 옷을 팔기 보단 많은 학생들의 스타일리스트 역할을 한 것 같아요. 몇몇 녀석들은 옷에 맞는 머리까지 만들어 달라며 왁스통까지 들고 올 정도였으니까요.” 최 “사촌형이 갑자기 전라도로 돌아간다고 했어요. 부모님은 반대했지만, 형덕에 맛본 자유를 포기할 순 없었어요. 형을 따라 나섰죠. 예수님을 따라 나선 베드로처럼. (웃음) 형이 옷을 파는 동안 홈카페 자격증과 벨기에 초콜릿을 배웠어요.” 정 “전라도로 돌아가 오픈한 카페 한 구석엔 여성 옷을 들여놨어요. 카페 손님 대부분이 여성이었으니까요. 그런데 코디를 어려워하는 건 여성분도 마찬가지더라고요. 처음엔 시커먼 남자 주인을 낯설어 하다가다도 몇 번의 코디를 해드리고 나면, 역시나 전속 스타일리스트를 찾듯이 저를 찾아주셨죠.” 정 “결국 까페도 무료해졌어요. 이번엔 광주에서 족발집을 하게됐죠. 광주는 프랜차이즈가 성공할 수 없는 도시예요. 그런데 겁도 없이 프랜차이즈 족발집을 열었죠. 처음엔 정말 어려웠어요. 고육지책으로 족발 고기만 남기고 나머진 현지화를 시켰어요. 그때부터 급속도로 매출이 올라갔어요. 이 녀석은 무작정이었어요. 족발을 썰다가도 일이 끝나면 수제 초콜릿을 만들었으니까요. 게다가 족발을 먹고 이를 쑤시는 손님들에게 드립커피를 제공했고요. 그야말로 ‘족발 속의 초콜릿’이었던 거죠.” 최 “족발가게 흥미가 또 다시 떨어질 때 즈음. 마침 가겔 인수하겠다는 분이 나타나서 다음 목적지를 찾아 전국을 유랑했어요. 당시 청주는 율량동의 휑한 모습만 보았기에 뒤도 안돌아보고 다른 곳으로 돌아갔어요. 진주, 구미, 울산, 부산 등 전국을 돌았어요. 그러다 다시 청주에 왔는데 아파트가 들어서고 제법 도시 모양이 나오더라고요. 식당이나 카페 등에서 몇몇 사람들을 만나 보니 경상도 전라도와는 다른 모호한 느낌이 나쁘지 않았고요. 뭔가 애매하면서도 묘한 지역색에 흥미가 돋더라고요. 뚜렷한 색깔 없는 이 도시에서 우리만의 색깔로 성공해보자는 객기도 조금은 있었고요.” 최 “시골에 계신 할머니를 찾아가면 기다렸다는 듯 옷장에서 초콜릿 같은 간식을 꺼내주세요. 이상하게 손주들에게 주는 간식은 옷장에 보관하시더라고요. 귀여운 손주를 위해 할머니가 옷장 속에 아껴놓은 간식 같은 느낌. 그런 느낌을 손님에게 전하고 싶었어요.” 정 “가게 문을 닫고 밤 늦게 불 불꺼진 다른 가게 쇼윈도를 들여다보는 게 취미예요. 인테리어는 어떻게 돼있는지, 뭘 파는 가겐지 낮에는 일하느라 둘러볼 수가 없잖아요. 쇼윈도에 이마를 붙이고 핸드폰 후레쉬를 켜 안을 비추는 거죠. 그리고 영양가 없는 토론을 이어가요. 이 가게는 어떤 점이 아쉽다, 인테리어 중인 가게는 뭐가 들어오면 좋겠다 하면서요.” 최 “요즘 들어 의심이 많아졌어요. 예전에 한 아주머니가 갑자기 들어오시더니 간판이 예쁘니까 신청서를 쓰라고 하시더라고요. 뭔지도 모르고 덮어놓고 의심했죠. 나쁜 분 같진 않았지만 의도가 의심스러워서 대충 설명을 드리곤 말았어요. 몇 주 후 ‘청주시 아름다운 간판’ 동상에 선정됐다고 연락이 왔어요. 그 아주머니께 죄송하더라고요. 친절하게 설명을 좀 더 잘해드렸으면 더 좋은 상을 받았을 것도 같고. 아쉽더라고요. (웃음)” /김지훈·김희란기자 2015.12.29 | 지도 크게 보기 © NAVER Corp.
[충북일보] "이렇게라도 나서야 60년 이상 가슴에 맺혀 있던 응어리가 풀릴 것 같아요." 해마다 4월이 오면 가슴에 맺혀 있는 한(恨)을 풀지 못해 몸살을 앓는 80대 어르신들이 있다. 1960년 청주공업고등학교 2학년 학생신분으로 4·19 학생혁명운동을 주도하고도 국가로부터 유공자 인정을 받지 못한 김태형(83·옥천읍), 김영한(82), 강건원(83), 곽한소(83), 이영일(82)씨가 그들이다. 김 씨 등은 지난 17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국가보훈부 정문 앞에서 청주지역 고등학생 4·19 연합시위 공적재심사를 요구하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이날 성명서 발표 자리에 곽한소 씨는 병환으로 입원 중이어서 참여하지 못했다. 이들은 이영일 씨가 낭독한 '4·19학생혁명운동 전국 3대 발원지 청주공고'라는 제목의 성명서를 통해 "1960년 당시 청주공고 2학년생이던 우리들은 4월 3일 청주시 수동 213번지 김태형의 자취방에 모여 자유당 독재정권의 3·15 부정선거규탄 학생시위운동을 모의하고, 4월 13일 시위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또한 "4월 16일, 4월 17일에도 시위를 벌였으며 4월 18일 청주지역 학생연합 시위운동에 참여했다"며 "4·18 청주지역
[충북일보] 7일 오전 10시부터 오후까지 충북 청주시 소재 충북대학교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주관한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렸다. 그러자 지역 곳곳에서 '무슨 일이 있느냐'는 문의전화가 빗발쳤다. 대통령실의 한 관계자는 이날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린 배경에 대해 "기존에 국가재정전략회의는 국무총리와 장·차관 등 국무위원 중심으로 열렸다"며 "이번에는 다양한 민간 전문가들을 참여시켜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를 듣고 정책의 현실 적합성을 높이고자 했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해도 왜 굳이 충북대에서 이번 회의가 열렸어야 했는지 궁금증은 해소되기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또 하나의 특징은 회의 장소가 충북대라는 점"이라며 "기존에는 주로 세종청사나 서울청사에서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었는데, 충북대를 이번에 택한 이유는 지방 발전, 지역 인재 육성을 포함한 지방시대와 연계해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고자 하는 대통령의 의지가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이 또한 대통령의 의지라는 부분을 제외하고는 일반 시민들의 궁금증을 해소시키는 것은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윤 대통령은 MZ세대인 충북대 학생들과 오찬 간담회를 열어 청년일자리, 지역인재 육성 등의 고민과
[충북일보] 속보=청주시와 시내버스 준공영제 참여업체, 노조위원회의 임금인상 논의가 오는 6월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지난 17일 충북지방노동위원회가 임금인상을 위한 공론화위원회를 구성해 준공영제 협약사항을 개선하라고 청주시준공영제 관리위원회에 권고했기 때문이다. 준공영제 협약사항이 정하고 있는 임금체계에 대해 각계의 이야기를 듣고 변경을 검토하라는 취지다. 현재는 준공영제 시행협약서와 '청주시 시내버스 준공영제 운영에 관한 조례' 중 9조 16항에 '인건비 지원액은 공공기관 임금인상률의 ±20%를 초과하지 않는다'라는 조항이 담겨있어 임금인상에는 제약을 받기 때문이다. 권고안에 따라 준공영제 관리위원회는 자체 운영위원회를 구성하고 공론화를 위한 준비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위원회에 소속되는 위원들은 시에서 2명, 업체에서 2명, 노조에서 2명, 시의회에서 2명 등 모두 13명 정도로 구성된다. 이들은 청주지역 시내버스 운수종사자들의 노동환경 등을 조사하고 임금인상이 타당한 지 검토하는 역할을 맡게 된다. 또 임금인상의 경우 시민들의 세금을 통해 지원되다보니 시민들에게 위 사안을 알리고, 의견을 청취하는 활동도 할 것으로 보인다. 충북지방노동
[충북일보] 청주시는 6월부터 청주페이 인센티브 지급 방식을 캐시백으로 전환한다고 17일 밝혔다. 충전 금액에 따라 인센티브를 우선 지급하던 선불형 방식에서 결제 후 인센티브가 적립되는 후불형 캐시백으로 바뀐다. 캐시백은 구조적으로 부정 유통이 어려워 정부에서 권장하는 지급 방식이다. 청주페이 제한 가맹점(연 매출 30억원 이상)에서도 인센티브 적립 없이 충전액으로 결제할 수 있다. 캐시백 지급 한도는 월 30만원 충전액의 7%다. 30만원을 결제하면 2만1천원이 캐시백으로 적립된다. 상품 결제 시 캐시백을 우선 사용하거나 계속 적립할 수도 있다. 사용 방법은 청주페이 앱에서 설정 가능하다. 시는 캐시백 전환과 함께 착한가격업소 등 일부 가맹점에 대한 인센티브 지급률을 상향 조정할 계획이다. 시 관계자는 "캐시백 전환을 위해 국비 1억500만원을 추가 확보했다"며 "내수경기 활성화에 더욱 보탬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역화폐인 청주페이는 2019년 12월 도입돼 지금까지 1조7천억원이 발행됐다. / 김정하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