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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22.10.13 18:05:40
  • 최종수정2022.10.13 18:05:40

최자운

세명대 교양대학 부교수

착한 사마리안 법

잘못이나 범법 행위를 외면하고 바로잡지 못하는 방관자 현상이 점점 많아지는 사회 현상을 이야기할 때 회자되는 것이 <착한 사마리아인 법>이다. 이는 강도를 만나 빈사 상태의 사람을 당시 고위층에 속한 사람들은 모르는 척하고 지나갔으나 당시 유대인들에게 천시받던 사마리아 사람이 도왔다는 데에서 비롯됐다. 예를 들어, 호수가를 지나치던 사람이 호수에 빠져서 허우적대고 있는 이를 보았는데, 그를 구할 수 있는 로프와 구명 튜브가 있었는데도 불구하고, 구조하지 않고 지나쳤다고 가정해보자. 현재 프랑스에서는 형법에 따라 징역 혹은 벌금을 물게 한다. 우리나라에서는 그 사람에게 법적 책임을 물을 수 없다.

사회적 유대감

본인의 전공은 민속학이다. 학부생 때부터 시골에서 평생을 살아오신 어르신들을 찾아뵙고, 과거 그들의 향유했던 옛날 이야기나 노래를 채록했다. 조사 과정에서 자주 들었던 말이 "옛날이 살기 좋았다"였다. 새마을운동 이전에는 기본적으로 먹고 사는 문제가 해결되지 않았다. 매년 양력 5월이 되면 보릿고개를 넘기 위해 장리(長利)쌀을 빌리고, 추수 때 곡식을 빌린 집에 가서 일을 해줘야 했다.

먹고 살기 팍팍하고, 불편한 점이 많았어도 그 시절이 좋았다고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아마도, 생활 환경은 개선되었지만 삶의 질이나 사회적 유대감은 그때가 더 나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일 것이다.

미국의 인류학자인 마가렛 미드가 수업 중 한 학생으로부터 "문명의 시작이라고 생각하는 것이 무엇이냐"고 질문을 받았다. 그는 "부러졌다 붙은 흔적이 있는 다리 뼈"라고 했다. 원시시대에 다리가 골절됐다는 것은 죽음을 의미하는데, 움직이지 못하면 위험으로부터 달아날 수 없고, 음식을 구할 수도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부러졌다 다시 붙은 흔적이 있는 다리뼈는 누군가 그 사람이 치료될 때까지 곁에서 도와주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는 누군가 도움이 필요할 때 그를 돕는 것이 문명의 시작이라고 했다.

사회 자본

사회를 이루는 자본은 물적 자본, 인적 자본, 그리고 사회 자본으로 구성된다. 우리나라는 1970년대 새마을운동으로 대표되는 근대화를 통해 물적 자본 상대적으로 빠르게 확충했고, 높은 교육열로 인적 자본도 경쟁력이 높은 편이다. 그러나 상대적으로 사회 자본은 취약하다.

사회 자본은 결속형과 교량형으로 나뉜다. 결속형 사회자본은 혈연, 지연, 학연으로 얽히고 ●힌 사회적 네트워크이다. 결속력 강하지만 폐쇄적이다. 교량형 사회자본은 이질적 사회집단 안에서 만들어진다. 결속형에 비하면 그 강도가 약하지만 다양한 관계를 만들 수 있고, 장기적 관점에서는 장점이 많다. 사회 자본이 부족하면 국민 전체가 부담하는 국가와 사회 운영인 사회비용이 증가한다. 앞으로 우리 사회는 결속형에서 교량형으로 나아가야 한다.

타인에 대한 배려

독일 경제학자인 베르너 귀스에 의해 만들어진 <최후 통첩 게임> 실험이 있다. 예를 들어, A에게 10만 원을 주고, 그에게 돈의 일부를 B에게 나눠줘야 한다고 한다. 얼마를 줄지는 A 자유이다. 이때 조건이 있는데, 얼마를 주든 B가 그 금액을 수락해야 각자 돈을 나눠 가질 수 있다. A는 10만 원 중 B에게 얼마를 나누어 줄까? 실험 결과, 사람들은 평균 4만 원을 다른 이에게 주었다. 이 결과를 통해 인간은 어떤 이익을 추구할 때 자신만 생각하지 않고, 타인도 고려함을 알 수 있다.

바바 하리 다스가 쓴 <산다는 것과 초월한다는 것>에 나오는 이야기로 글을 마무리하고자 한다. 한 시각장애인이 어두컴컴한 밤에 머리에 물동이를 이고 한 손에는 등불을 들고 길을 가고 있었다. 그때 그와 마주친 마을 사람이 그에게 "당신은 어리석은 사람이군요. 앞도 못 보면서 힘들게 등불을 왜 들고 가요?" 하고 했다. 그러자, "당신이 나와 부딪히지 않게 하려고 그럽니다"라고 했다. 더불어 사는 사회의 기본은 일상에서의 타인에 대한 작은 배려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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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경순 인구보건복지협회 세종충북지회장 인터뷰

[충북일보] 지난 1961년 출범한 사단법인 대한가족계획협회가 시초인 인구보건복지협회는 우리나라 가족계획, 인구정책의 변화에 대응해오며 '함께하는 건강가족, 지속가능한 행복한 세상'을 위해 힘써오고 있다.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조경순 인구보건복지협회 충북세종지회장을 만나 지회가 도민의 건강한 삶과 행복한 가족을 지원하기 위해 하고 있는 활동, 지회장의 역할, 앞으로의 포부 등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 봤다. 조경순 지회장은 "인구보건복지협회 충북세종지회는 지역의 특성에 맞춘 인구변화 대응, 일 가정 양립·가족친화적 문화 조성, 성 생식 건강 증진 등의 활동에 앞장서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자신의 33년 공직 경험이 협회와 지역사회의 협력 네트워크를 강화하는 일에 도움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충북도 첫 여성 공보관을 역임한 조 지회장은 도 투자유치국장, 여성정책관실 팀장 등으로도 활약하고 지난 연말 퇴직했다. 투자유치국장으로 근무하면서 지역의 경제와 성장에 기여했던 그는 사람 중심의 정책을 통해 충북과 세종 주민들의 행복한 삶과 건강한 공동체를 만드는 일에 참여할 수 있다는 점에 비상임 명예직인 현재 자리로의 이동을 결심했다고 한다. 조 지회장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