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름많음동두천 17.6℃
  • 맑음강릉 20.3℃
  • 구름많음서울 18.2℃
  • 구름조금충주 17.0℃
  • 맑음서산 18.6℃
  • 맑음청주 18.1℃
  • 맑음대전 18.5℃
  • 구름조금추풍령 19.0℃
  • 맑음대구 19.0℃
  • 맑음울산 20.0℃
  • 맑음광주 18.4℃
  • 맑음부산 19.1℃
  • 맑음고창 18.4℃
  • 맑음홍성(예) 18.0℃
  • 맑음제주 21.3℃
  • 맑음고산 18.8℃
  • 구름많음강화 15.3℃
  • 구름조금제천 17.2℃
  • 구름조금보은 17.3℃
  • 구름조금천안 17.8℃
  • 맑음보령 18.9℃
  • 맑음부여 18.7℃
  • 맑음금산 18.1℃
  • 맑음강진군 18.7℃
  • 구름조금경주시 20.7℃
  • 맑음거제 19.7℃
기상청 제공

최근기사

이 기사는 0번 공유됐고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웹출고시간2019.11.13 18:17:46
  • 최종수정2019.11.13 18:17:46

최시억

국회 과학기술정보 방송통신위원회 수석전문위원

영화 <죽은 시인의 사회>에 등장하는 웰튼 아카데미는 설립 된 이후 대다수의 학생이 아이비리그에 진학하는 미국 명문 고등학교이다. 전통과 규율, 그리고 대학 입시만을 위한 교육이 웰튼 아카데미의 모토다. 이런 웰튼 아카데미에서 연극 배우를 지망하는 학생이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건이 발생한다. 그 곳에 돌아온 괴짜 영어선생 키팅은 교장선생님에게 이렇게 말한다. "저는 교육의 목적이 사색하는 것을 가르치는 것이라고 믿습니다." 교장으로부터 돌아온 대답은 확고하다. "그들 나이에? 말도 안 돼. 대학입시에만 전념하게 해." 영화에 등장한 '죽은 시인'들은 한국 사회에 묻고 있다. "교육의 목적은 무엇인가?"

교육은 본디 인간이 성숙한 사회인이 되기 위해 반드시 거쳐야 하는 과정이다. 성인으로서 사회에 나오기 전 규범, 인간, 사회, 타인에 대해 배우는 12년의 과정은 자신의 정체성 형성과 사회화를 위한 필수적인 과정이다.

우리나라의 교육현실은 어떠한가· 한국에서의 학교교육의 목적은 '대학 입학'이라는 단 한 가지로 수렴한다. 공고한 학벌 사회인 이 곳에서, 학벌은 부모가 자식에게 자신의 부와 사회적 지위를 대물림하는 가장 안전한 수단이 되기 때문이다. 더 높은 지위와 부를 가진 부모가 자식에게 투자할 수 있는 사교육비는 그렇지 않은 부모보다 많다. 또한, 더 많은 부를 가진 부모는 교육 정보를 취득함에 있어서 상대적으로 유리하다. 학종 코디, 학부모 네트워킹이 이를 보여준다. 대입 전형이 사회경제적 상위계층에게 유리할 수밖에 없는 구조를 유지하게 된 이유다.

최근 정부가 수시를 줄이고 정시를 확대하겠다는 발표를 했다. 하지만 한국 사회의 입시 구조 하에서 정시-수시 비중을 얼마로 하느냐는 접근은 근본적인 해결안이 되지 못한다. 정시는 획일화되고 표준화된 점수로 명확한 기준을 제시하기에 공평해 보이지만, 부모의 배경이 자식의 교육을 좌우하는 지금의 사회에서 이는 형식적 공정에 불과하다. 수시도 마찬가지다. 학생들의 잠재적인 능력과 가능성을 입학 기준으로 삼겠다며 학생부종합전형이 등장 했지만, 학생부종합전형에 필요한 학생들의 스펙을 쌓는데 부모의 보이지 않는 손이 작용한다는 사실은 수차례의 방송과 기사에서 흔히 접할 수 있다. 오히려 잦은 입시제도의 변화는 대입을 준비하는 학생들의 혼란만 가중시킬 수 있을 뿐이다.

보다 근본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대학이 '간판'이 되는 사회에서 교육의 목적은 학벌 대물림이 될 수밖에 없다. 수시냐 정시냐, 일반고냐 자사고이냐의 근시안적인 접근에서 벗어나 학벌이 개인의 삶에 과도한 영향을 주지 않는 사회로 나아가기를 제안한다. 교육이 그 자체로서 온전하기 위해서는 교육의 목적이 대학 입학이 되어서는 안 된다.

프랑스의 대학수학능력시험인 바칼로레아 시험주기는 '생각하는 날'이라 명명된다. 시험 문제는 '우리는 진실을 포기할 수 있는가?' '정의가 무엇인지 알기 위해 불의를 경험하는 것이 필요한가?' 등의 열려있는 문항으로 구성된다. <죽은 시인의 사회>의 괴짜 선생 키팅처럼 교육의 목적을 '사색하는 것'으로 삼을 수 있는 이러한 사회적 분위기는 부가 학벌로, 학벌이 교육으로 이어지는 공고한 학벌주의 사회가 아니기 때문에 가능할 것이다. 이 완고한 사회 구조가 깨어지지 않은 한, 한국판 웰튼 아카데미의 비극은 지속될 수밖에 없다. 학벌이 아닌 실력과 재능으로 평가받는 사회가 되기를 기원해 본다.
이 기사에 대해 좀 더 자세히...

관련어 선택

관련기사

배너

배너


Hot & Why & Only

실시간 댓글


배너

매거진 in 충북

조경순 인구보건복지협회 세종충북지회장 인터뷰

[충북일보] 지난 1961년 출범한 사단법인 대한가족계획협회가 시초인 인구보건복지협회는 우리나라 가족계획, 인구정책의 변화에 대응해오며 '함께하는 건강가족, 지속가능한 행복한 세상'을 위해 힘써오고 있다.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조경순 인구보건복지협회 충북세종지회장을 만나 지회가 도민의 건강한 삶과 행복한 가족을 지원하기 위해 하고 있는 활동, 지회장의 역할, 앞으로의 포부 등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 봤다. 조경순 지회장은 "인구보건복지협회 충북세종지회는 지역의 특성에 맞춘 인구변화 대응, 일 가정 양립·가족친화적 문화 조성, 성 생식 건강 증진 등의 활동에 앞장서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자신의 33년 공직 경험이 협회와 지역사회의 협력 네트워크를 강화하는 일에 도움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충북도 첫 여성 공보관을 역임한 조 지회장은 도 투자유치국장, 여성정책관실 팀장 등으로도 활약하고 지난 연말 퇴직했다. 투자유치국장으로 근무하면서 지역의 경제와 성장에 기여했던 그는 사람 중심의 정책을 통해 충북과 세종 주민들의 행복한 삶과 건강한 공동체를 만드는 일에 참여할 수 있다는 점에 비상임 명예직인 현재 자리로의 이동을 결심했다고 한다. 조 지회장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