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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7.06.13 15:20:56
  • 최종수정2017.06.13 15:20:56

편집자

밥의 사전적 정의는 쌀, 보리 등의 곡식을 씻어 솥 따위의 용기에 넣고 물을 알맞게 부어 낟알이 풀어지지 않고 물기가 잦아들게 끓여 익힌 음식이다. 밥은 우리나라 대다수 국민들이 무언가를 씹을 수 있을 때부터 먹기 시작해 더 이상 씹을 수 없게 될 때까지 평생을 먹는 음식이기도 하다.

맛을 느끼는 미각은 개인의 경험과 주관에 따라 달라지지만 갓 지은 '밥'에 대한 이미지는 크게 다르지 않다. 윤기가 자르르 흐르는 밥에 김이 모락모락 올라올 때 한술 크게 떠 입에 넣어본 사람이라면 밥만 먹어도 맛있다는 말에 수긍할 것이다. 많게는 하루 세끼씩, 일생을 먹으면서도 질리지 않고 밥을 먹을 수 있는 이유는 첨가할 수 있는 다양한 재료뿐 아니라 함께 먹는 음식에 따라 다른 맛을 내기 때문이 아닐까.

충청북도에서는 지난 2013년부터 최고 품질의 쌀을 이용해 정성스럽게 밥을 짓는 업소를 '밥맛 좋은 집'으로 선정하고 있다. 2017년 현재까지 도내 103개소의 밥맛 좋은 집이 선정된 상태다. 그들이 밥맛에 집중하는 이유는 무엇인지, 어떤 음식들과의 색다른 궁합을 만들어내는지 밥맛 좋은 집 대장정을 시작해본다.
밥맛 좋은 집 - 8. 청주 낭성면 '호정한정식'

숲 속에 지어진 도회적인 분위기의 건물이 '호정한정식'의 매력이다.

[충북일보=청주] 청주 상당산성에서 미원 방향으로 향하다보면 (구.마중) 호정한정식이라고 적힌 입간판이 있다. 크게 멋 부리지 않은 하얀 배경에 검은 글씨다. 화살표가 가리키는 방향을 보고 의아해 하는 사람들이 있을 것이다. 주차장과 목조 계단이 조금 보일 뿐 나무만 무성해서다. 맑은 공기를 온몸으로 느끼며 계단을 오르면 멋스러운 콘크리트 건물이 모습을 드러낸다. 입구를 기준으로 위쪽은 한정식, 아래쪽은 커피와 홍차를 즐기는 공간으로 운영하고 있는 호정한정식이다.

김지은 대표가 무쇠 솥으로 지어낸 밥을 보여주며 미소를 짓고 있다.

김지은 대표가 이곳에 온 건 17년 전이다. 김 대표의 어머니가 충남 예산에서 한정식 집을 운영하던 때였다. 지인의 추천으로 한 번 와본 이곳에서 김 대표는 사랑에 빠졌다. 갤러리로 활용했던 때라 다양한 조형물들이 있었다. 난생 처음 본 숲 속의 작은 정원은 김 대표의 마음을 사로잡기에 충분했다. 며칠 동안 잠을 못 이룰 정도로 눈에 아른거렸다. 건물은 건물대로, 숲은 숲대로, 그림과 조형물들은 그대로 좋았다. 연고도 없는 도시였지만 어머니를 설득해 이곳으로 자리를 옮겼다.

별다른 간판도 없는 숲 속을 알아서 찾아오는 손님들은 많지 않았다. 하지만 우연이라도 한 번 들러본 이들은 다시 이곳을 찾았다. 호젓한 숲 속에서 받는 한상은 도심의 느낌과는 전혀 다른 매력이 있었다. 마중이라는 이름으로 한창 이름을 알리던 때 상표등록으로 문제가 생겼다. 생각지 못했던 부분이었다. 억울했지만 할 수 있는 게 없었다. 그때 어머니가 고안한 이름이 호정한정식이다. 어머니가 젊은 시절 좋아했던 일식집 이름이 가게 위치인 호정리와 같아서다. 호정한정식은 바로 상표등록을 마쳤다.

호정한정식은 퓨전한정식을 메뉴로 하고 있다. 전통이라는 형식에 구애받는 대신 계절별로 다양한 메뉴를 개발해 조금씩 변화를 준다. 대신 모든 음식은 즉석에서 만들어 내는 게 이 집의 특징이다. 주문을 받으면 작은 무쇠 솥에 미원이나 낭성에서 나는 쌀로 밥을 안친다. 반찬도 김치 등 밑반찬을 제외하면 주문과 동시에 조리한다. 따뜻해야하는 음식이 식어있거나 눅눅해지는 게 싫어서다. 어느 위치에 앉아도 숲이 보이는 이곳에서는 음식을 빨리 달라며 보채는 일도 없다. 여름에도 에어컨이 필요 없을 정도로 시원한 공기가 사람들을 한층 여유롭게 만드는가 보다.

호정한정식 아랫쪽에 마련된 차를 마시는 공간

김지은 대표 부부는 운동을 했었다. 어렸을 적 스키 선수였던 김 대표는 골프 선수를 꿈꾸던 황준규 대표를 만나 가정을 꾸렸다. 서로 다른 계절에 어울리는 스포츠지만 그래서 모든 계절을 함께 할 수 있었다. 겨울엔 함께 스키를 즐기고 나머지 계절은 골프를 즐기면 된다. 한정식 집을 시작하면서 요리를 담당한 건 황 대표였다. 내로라하는 주방장에게 배운 솜씨와 눈썰미는 장모님의 기준에도 합격이었다. 요리를 배우기 전부터 라면 하나를 끓여도 냄비 두 개에 면과 국물을 따로 삶아내던 그다. 꼼꼼한 성격은 주방에서 빛을 발했다.

꾸밈이 없는 콘크리트 건물은 계절별로 다른 옷을 입는다. 나무들이 변하는 대로, 비를 맞으면 또 그렇게, 눈이 쌓이면 그대로의 멋이 난다. 처음에는 채색을 마저 하라는 손님들도 많았지만 다른 계절을 감상하러 일부러 찾는 이들이 많아졌다. "정말 맛있게 잘 먹었다"는 흔한 인사를 건네는 손님 곁에 "이 사람이 이런 말을 하는 사람이 아니다"라며 깜짝 놀라는 일행들이 있는 날도 숱하다.

간판을 따라 들어서면 울창한 나무들과 계단만 보인다.

먼 길 찾아오는 손님들이 문화를 즐기며 쉼을 느끼고 돌아가는 것이 김 대표의 꿈이다. 단순히 밥을 먹고 차를 마시러 오는 것에 그치기엔 아까운 장소다. 구체적인 방향은 아직 고민 중이다. 머지않은 시간에 숲 속 연주회장이나 작은 수목원 산책길이 더해질 수도 있다. 무엇이 됐든 호정한정식만의 테마가 정해지면 호정리는 한층 멋스러운 공간을 품게 될 것이다.

/ 김희란기자 khrl1004@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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