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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8.02.25 17:09:32
  • 최종수정2018.02.25 17:09:34
[충북일보] 남제천 IC를 빠져나와 얼마 지나지 않으면 야트막한 언덕 위에 자리한 '자연쌈채'가 눈에 띈다. 전원주택 느낌의 건물과 가지런히 놓인 장독대, 널찍한 텃밭이 자연쌈채라는 이름과 조화를 이룬다.

박호준 남은옥씨 부부는 건강을 위해 서울을 떠나왔다. 하던 일을 내려놓고 선뜻 자연쌈채를 선택할 수 있었던 건 평소 음식 솜씨가 뛰어나던 아내 때문이다.

제천에 자리 잡은 부부의 일과는 서울에 있을 때보다 훨씬 바빠졌다. 언덕을 둘러싸고 있던 나무들을 베어내는 데만도 몇 주가 걸렸다. 보기 좋은 경관을 위해서는 일손이 필요하지 않은 곳이 없었다. 계절에 따라 다양한 꽃을 심어 정원을 가꾸는 것은 은옥씨의 몫, 텃밭에 작물들을 키우는 것은 호준씨 담당이다.

잘 정비된 마당을 뒤로하고 가게에 들어서 잘 차려진 한상을 받으면 그 또한 그림이다.
식당의 분위기가 손님의 태도를 결정한다고 믿는 부부다. '자연쌈채'가 정갈하게 잘 차려진 상을 내는 이유다.

은옥씨의 상차림에서는 반찬 하나도 그냥 두지 않는다. 하루에 서너 시간 잠을 자며 새벽 2시까지 밑재료를 손질하고 반찬 구성을 고민한다.

계절에 따라 달라지는 10가지의 반찬들은 재료가 겹치지 않는 것은 물론 상에 놓일 때의 색깔도 조화롭도록 신경 쓴다.

흔히 볼 수 있는 절임류의 반찬들도 눈에 띄지 않는다. 식초나 간장에 절였다 내는 반찬이 성의 없어 보여서다. 다른 가게에서 흔히 볼 수 없는 재료로 갓 담은 것이 아니면 자연쌈채의 상차림에서는 만나볼 수 없다.

모든 반찬은 조미료 없이 제철 나물이나 재료로 만들어진다. 반찬이 하나 놓일 때마다 감탄사를 내뱉는 손님들의 반응이 좋아서다. 재료가 무엇이냐고 묻는 호기심 가득한 질문도 반갑다. 야콘전이나 브로콜리 잎 나물 등 흔히 볼 수 있는 재료도 흔하지 않게 조리해 궁금증을 자아낸다.

쏟아지는 질문에도 "드시고 나서 맞춰보라"며 재미있는 식사시간을 만드는 호준씨의 입담도 인기 요인이다.

배추, 무, 고구마, 감자 등과 각종 쌈 채소 종류는 호준씨가 가꾸는 텃밭에서 조달한다. 정선에서 가져오는 산나물과 호준씨가 직접 베어오는 무청 등은 은옥씨가 직접 손질해 삶거나 말린다. 식당 뒤 보물 창고에 가득한 식재료들은 부부의 손을 거치지 않은 것이 없다.

가게 앞에 뒤집어 세워둔 항아리도 자연쌈채의 상징적인 보관처다. 어느 산사에서 가져왔다는 장이 가득 담긴 항아리들 외에도 쌀과 곡물이 담긴 항아리도 있다. 언제나 변함없는 장맛과 밥맛은 항아리의 힘을 빌렸기 때문이다.

쌀, 찹쌀, 기장, 차좁쌀 등의 황금비율을 찾아낸 돌솥밥에는 직접 키운 고구마와 단호박, 강낭콩, 서리태 등이 담겨 뚜껑 여는 순간을 화사하게 만든다. 매일 삶아내는 한방 수육과 과일을 갈아 숙성시킨 비법 소스로 구운 코다리구이도 사랑 받는다.

외국 생활을 오래해 그리웠던 맛을 찾았다거나, 어렸을 때 먹던 맛에 감동했다며 주방에서 분주한 은옥씨의 얼굴을 애써 보고 가는 손님들도 많다.

주방 한편에 세워진 커다란 칠판은 날마다 은옥씨의 새로운 조리법으로 가득 하다. 원재료와 맛에 대한 소신을 지키려는 이들 부부의 끊임없는 노력은 계속해서 손님들의 호기심을 불러일으킬 것 같다.

/ 김희란기자 khrl1004@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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