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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이 삶의 양식이다 - 정재찬作 '시를 잊은 그대에게'

짧으면서도 깊고 풍부한 정서와 많은 생각거리 주는데 의미
메마른 현대인이 가볍게 펼쳐들면 편안히 가슴에 스며들 것

  • 웹출고시간2015.10.27 17:12:06
  • 최종수정2015.10.27 17:12:00

시를 잊은 그대에게

저자 : 정재찬, 출판 : 휴머니스트, 쪽수 : 300쪽

[충북일보] 낙엽이 우수수 떨어질 때 / 겨울에 기나긴 밤 어머님하고 / 둘이 앉아 / 옛이야기 들어라 / 나는 어쩌면 생겨나와 / 이 이야기 듣는가 / 묻지도 말아라 내일 날에 / 내가 부모 되어서 알아보리라.- 유주용 <부모>(1968, 김소월 작시, 서영은 작곡)

이 노래는 유주용의 노래 '부모'다. 사실 이 가사가 김소월의 시라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오랜 시간 사람들의 마음을 울리는 이런 노랫말이 구구절절 시(詩)라면, 사람들은 시와 더 친해졌을 것이다.

공자는 시경에서 시 백 편을 안다면 '마음에 삿됨이 없다.' 라고 했다. 시는 정서적 도움 뿐 아니라 인격과 품성도 끌어올리는 경지를 갖고 있다.

청주시도서관평생학습본부 이관동(57) 본부장이 추천하는 책은 바로 시와 가깝게 되는 마법의 책, 정채찬 교수의 '시를 잊은 그대에게'다.

"요즘 학생들은 공부하느라 진짜 문학을 즐길 줄 모릅니다. 특히 요즘처럼 복잡한 사회에서는 쉽게 쓰여 진 책을 원하지 함축적인 시에 골몰하는 독자들이 많지 않아요. 이 책은 학생들이 시를 이해하기 쉽도록 재치 있는 아이디어를 곳곳에 배치하여 흥미를 배가시키고 있습니다."

정재찬의 '시를 잊은 그대에게'는 감성보다는 정확한 계산력과 차가운 물질을 다루는 공대생들에 대한 수업 강의로부터 비롯되었다. 시집 소제목이 '공대생의 가슴을 울린 시강의'이다. 독특하고 신선한 교수법에 의한 시 강의로 학생들에게 열띤 호응을 받았던 것을 책으로 펴낸 것이다.

청주시도서관평생학습본부 이관동 본부장

요즘 옛 노래를 다시 해석하여 부르는 '불후의 명곡'이 인기인 것처럼 교과서에서 익히 보아왔던 시를 현대적 관점으로 재해석한 것도 흥미롭다. 이른바 '불후의 명시'라고 할 수 있겠다. 예를 들어 일제강점기 저항 시인의 결연한 의지가 담긴 시 마음을 이해하기 위해 저항시를 록 버전으로 불러본다는 발상도 매우 흥미롭다. 이뿐 아니라 시에 연관될 수 있는 영화음악, 대중가요, 소설 각종 그림과 사진 등 다양한 문화콘텐츠가 동원되었다.

"'문화혼융의 시강의'라는 제목으로 공대생에게 강의했던 내용을 편집한 책인데, 당시 수강생들에게 기립 박수를 받을 만큼 최우수 교양 강의로 뽑혔다고 합니다. 요즘 자연의 가을 향연이 곳곳에 펼쳐지는 것을 보면서 더욱 이 책과 친해지게 되었습니다."

이관동 본부장은 사색의 계절 가을날을 이 책의 선정 이유로 들기도 했다. 사실 우리나라의 시 교육은 다른 선진국에 비해 소홀한 편이다. 프랑스에서는 시 백편을 외워야 초등학교를 졸업한다고 하는데, 우리나라도 학생들이 시를 낭송하거나 암송하는 무대를 더욱 활성화해야 한다.

흔히 시집은 소설보다 손이 가지 않는 경향이 있다. 특히 청소년들이 스스로 시를 읽는 경우는 거의 드문 일이다. 이런 학생들에게 우리 주변에서 흔히 들을 수 있는 시로 된 노래를 소개하고 들려준다면 시 읽기에 더욱 흥미를 느낄 것이다.

"이 책을 통해 '부모'라는 노래가 김소월의 시라는 것도 새로 알게 되었고 새삼 가슴이 뭉클했습니다. 평소 좋아하던 황동규의 '즐거운 편지'도 시인이 17살에 썼다는 것을 알고 깜짝 놀랐어요. 또 천상병 시인 같은 경우 참 힘들고 모진 삶을 살았는데 '귀천'이란 시에서 삶을 소풍이라 여긴 것도 각별하게 마음에 와 닿았습니다. 시는 짧으면서도 깊고 풍부한 정서와 많은 생각거리를 준다는 데 의미가 있는 것 같습니다."

흔히 시를 가장 '고급스런 언어'라고 말한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우리의 삶을 가장 농밀하게 응축해낸 것이 시이기 때문이다. 깊은 눈빛의 이관동 본부장에게 이 책을 권하고 싶은 사람을 물었다.

"마라톤 같은 인생을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삶의 무게로 메마른 현대인들에게 가벼운 마음으로 이리저리 펼쳐 보기를 권하고 싶어요. 꼭 순서대로 보지 않아도 됩니다. 어느 곳을 펼치든 시와 삶이 향기롭고 편안하게 가슴에 그대로 스며들 것입니다."

켈트인들의 속담에 '일을 멈추고 잠시 멈춰 서서 영혼이 따라올 시간을 줘야 한다.'라는 말이 있다. 깊고 그윽해지는 이 가을, 한 권의 시집을 펼치는 것이 그와 같지 않을까.

/ 윤기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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