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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5.09.20 15:33:48
  • 최종수정2015.09.20 15:33:43

송보영

수필가

송편은 달을 닮았다.

송편은 반달이 차올라 온 달을 이루듯이 더 나은 내일을 소망하는 마음을 가득 담아 빚어낸 달을 닮은 떡이다.

푸른 달빛이 마당가에 내려 앉아 이제 막 거두어들인 햇곡식들과 정담을 나누기 시작하는 추석 전날 밤이면 우리들은 큰댁의 대청마루에 둘러 앉아 송편을 빚었었다. 온 가족이 함께 모여 만든 송편의 모양 중에도 어머니가 만드신 것이 제일 예쁜 것 같아 어머니가 하시는 대로 해 보았지만 왜 그리도 잘 만들어지지 않던지 무던히도 애가 타곤 하던 시절이 있었다. 송편을 예쁘게 빚어야 예쁜 딸을 낳고 잘 생긴 신랑을 만난다고 하는데.

세월의 흐름을 따라 내가 만든 송편도 어느 사이에 어머니가 만든 송편의 모양을 닮아가기 시작한 것 같다. 그런 모양을 흉내 낼 수 있을 때가 되어서야 비로소 송편을 눌러 줄 때 송편이 네 손가락 중앙에 바르게 놓여 져야 하며 양손의 힘이 똑같이 주어져야 하고 마음이 집중 되어야 한다는 것을 알았던 때였던 것 같다. 점점 나이가 들어가면서 비록 먹을거리에 불과한 한 개의 작은 떡을 만드는 일에도 조화가 필요하고 하나 됨이 있어야 한다는 생각을 하곤 한다.

내게 있어 송편은 그리움이고 기다림이다.

준비한 재료에 보고 싶고 안타까운 마음을 함께 담아 한 개 한 개 빚어내는 송편 속에 어머니의 얼굴도 이미 나의 품을 떠나 일가를 이루고 살아가는 자식들의 모습도 어려 있다. 대추를 잘게 썰어 쌀가루와 함께 버무려 찰지도록 치대어 녹두소를 넣고 빚는 대추 송편을 만들라치면 항상 어머니의 모습이 어린다. 채를 치느라 발라 낸 대추씨에 남아 있는 살점도 아깝다 하시며 그것까지도 물에 삶아 그 물로 반죽을 할 정도로 손끝이 유난히도 야무셨던 어머니. 송편은 한 입에 쏙 들어가야 하고 송편을 먹을 때 이에 끼지 않아야 한다 하시며 끓는 물로 반죽해 반달 모양으로 빚은 다음 앞으로 한번 모로 한번 꼭꼭 눌러 손자국을 예쁘게 내어 작고 단단한 송편을 빚으시며 당신 자식들을 기다리시던 어머니. 세월이 이만큼 지났음에도 어머니를 향한 그리움에 가슴이 시려온다.

지금은 나를 중심으로 한 가족들이 한자리에 모여 송편을 빚는다.

하늘에 걸린 여인의 눈썹 같은 초승달이 점점 둥글게 차오르기 시작하면 내 가슴 속에 기다림의 무게도 더해져 간다. 그런 마음만큼이나 손길도 분주해 진다. 송편에 들어갈 여러 가지 소를 준비하랴. 고운 색깔로 물들인 색색의 송편을 만들기 위한 재료를 준비하랴 잰 발걸음이 되고 치맛자락에선 바람소리가 난다.

추석 전날이 되면 집안은 온통 기분 좋을 만큼의 떠들썩한 웃음소리로 가득 채워진다. 고즈넉하기만 하던 집안에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넘쳐난다. 이때만큼은 모든 것이 넉넉하다. 그동안 조금은 소원했던 가족들이 한 자리에 둘러 앉아 나누는 이런 저런 이야기들이 채반에 가득 채워져 가는 송편만큼이나 풍성하다. 거기에 삶의 조화로움이 있고 가족이라는 울타리 안에서 하나가 되는 아우름이 있다.

반달 모양의 송편 두개를 하나로 붙여 놓으면 온달 모양을 이룬다. 둘이 하나가 된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 하는가. 이는 더불어 같이 라는 의미를 가진다. 한 자리에 둘러 앉아 있는 가족들을 바라보며 간절한 소망 하나를 가슴에 품는다. 가족이라는 울타리가 있고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 줄 가족들이 함께 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엄청난 축복임을 잊지 않기를 바라는 간절함이다. 혹시라도 삶의 길목에 혼자서는 감당하기 어려운 고난이 도사리고 있을지라도 가족이라는 이름으로 하나가 되어 넉넉히 헤쳐 나가 주기를 소원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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