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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4.04.06 15:07:06
  • 최종수정2014.04.06 15:06:56

송보영

충북여성문인협회장

들판 가득 쏟아지는 가을 햇살에 눈이 시리다.

유난히도 질척거리던 지난여름의 장맛비를 견뎌내느라 몸살을 앓던 들녘에는 여물어가는 알곡들의 수런대는 소리로 떠들썩하다. 오늘은 목사님을 모시고 교우들과 함께 푸른 제복의 여인들을 만나러 가는 길이다. 몇 년에 걸쳐 해마다 한 번씩 그 곳을 방문하고 있었지만 분주한 일상으로 하여 함께 가지 못했었는데 모든 일을 뒤로 하고 떠난 발걸음이다.

우리가 방문한 곳은 둔탁한 소리를 내고 철문이 열리면 신분증을 제출하고 인솔자의 안내를 받아야만 들어 갈 수 있는 그 곳. 청주여자 교도소다. 예배시간 전이라 대기실에서 기다리고 있으려니까 30대 후반쯤 되어 보이는 곱상한 여인이 찻잔을 들고 들어선다. 희고 동그란 얼굴에 긴 머리를 끈으로 질끈 묶은 지극히 평범해 보이는 그녀는 길을 가다보면 어디에서나 볼 수 있는 우리네 이웃의 모습이다. 어설픈 미소를 지으며 차를 따르는 그녀를 보고 있으려니까 가슴이 먹먹해 온다. 나의 막내딸 정도 밖에 안 되어 보이는 그에게 어떤 폭풍 같은 바람이 불어 왔기에 이곳에 오게 되었나 싶어서다.

예배를 드리기 위해 들어 선 예배실 안의 풍경은 어느 시골 교회의 부흥회를 연상케 한다. 말씀을 사모하여 원근 각지에서 모여든 나의 이웃 친지들의 모습과 너무나 닮아있다. 예배의 순서도 우리네 교회의 순서와 다르지 않아 보인다. 기도가 있고 찬양대의 찬양이 있고 말씀 선포가 있다. 그들의 찬양은 은혜로웠다. 반주자의 고운 선율에 맞춰 부르는 찬양은 우리의 심금을 울리기에 조금도 부족함이 없어 보인다. 찬양이 너무 은혜로워 이런 행사가 있을 때 마다 담 밖의 어느 교회에서 초빙하는 것은 아닐까 하는 의구심이들 정도다. 그들이 입고 있는 가운 밑으로 푸른 제복의 바지 끝자락이 보인다.

'마음의 정원을 가꾸라' 라는 제목아래 목사님의 권면의 말씀이 이어지고 있다. 마음은 하나님의 보화가 담긴 창고이며 마음의 정원을 잘 가꾸면 축복된 일을 경험한다. 우리가 살아가면서 집안의 정원은 잘 가꾸려 노력하지만 마음의 정원을 가꾸는 일은 잊고 살아갈 때가 많다. 마음의 정원을 가꾸어야 하는 이유는 마음이 가지고 있는 양면성 때문이다. 우리 마음속에는 선과 악이 함께 공존하며 생명의 근원이 이에서 난다. 성경 말씀 잠언에 보면 '무릇 지킬만한 것 중에 네 마음을 지키라'고 말씀하고 있다. 이는 우리의 마음이 어느 쪽으로 흐르느냐에 따라 선과 악을 내는 척도가 달라지며 결국 마음의 생각이 행동으로 나오기 때문이다. 모든 행위의 근본이 마음에 있다.우리의 삶에 아름다운 열매가 맺히기를 원한다면 마음의 정원에 자라고 있는 악의 쓴 뿌리를 제거해야 한다. 그렇다면 이런 쓴 뿌리를 제거 할 수 있는 힘의 원천은 어디에 있는가. 그것은 말씀의 거울에 자신을 조명하여보고 철저한 자기반성과 절제의 삶을 살아가려 노력 할 때 가능한 일이다. 주님의 말씀이 여러분들 마음속에서 살아 역사하심으로 무엇을 다스리지 못해 지금의 상황에 처하게 되었는가를 깨닫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는 목사님의 말씀에 그들의 표정은 숙연하다.

한 여인의 모습이 눈에 들어온다. 오십 대 후반 아니면 육십 대 초반쯤 되어 보이는 여인이다. 그는 고개를 떨어트린 채 심하게 오열하고 있다. 그건 아마도 마음을 다스리지 못해 빚어진 행동의 결과인 오늘의 현실이 너무도 안타까워서이고, 식구들의 밥상을 차리기 위해 매일 시장을 보고 가족들의 입성을 챙기는 평범한 일상의 삶이 너무나 그리워 순간순간 목이 메는 것은 아닐까.

돌아오는 길. 그곳에 머물고 있는 모든 이들이 오래 참음과 인내로 잘 견뎌내어 우리네가 살아가는 세상 속으로 다시 돌아오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아 작은 기도제목 하나를 가슴에 품는다.

"주님 저들을 위하여 기도 할 수 있는 힘을 주십시오, 저들을 품을 수 있는 따뜻한 가슴도 주십시오"라고. <2012년 가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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