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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5.05.27 19:56:30
  • 최종수정2015.05.27 19:56:27

김귀룡

충북대 철학과 교수

생명이 소중하다는 건 모두가 공감한다. 생명이 고귀한 것이기에 너도 나도 소중하고 귀한 존재이다. 이렇게 생각하면 별 탈이 없다. 그런데 가끔 우리는 인간 같지 않은 인간, 개만도 못한 인간을 만나면 과연 이런 생각이 옳을까하는 회의를 하게 된다.

그런 인간을 만나 분통이 터질 때마다 내가 하는 질문이 있다. 사람 몸의 가치는 돈으로 따지면 얼마나 될까? 터미네이터 시리즈에 등장하는, 사람처럼 생각하고 행동하는 사이보그를 만들려면 돈이 얼마나 들까?

만들 수 있을까? 돈을 아무리 많이 들여도 현재로서는 만들 수 없다. 인간의 과학기술이 거기에까지 미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곧 인간의 몸이 너무나 정교해서 적어도 백 년(또는 천 년?) 이내에는 만들 수 없다.

사람의 손을 예로 들어보자. 우리는 평소에 손을 특별히 대단하게 생각하지는 않지만, 손은 엄청난 지혜와 기술을 본능적으로 갖추고 있다. 우리의 엄지는 나머지 손가락과 마주보게 되어 있다. 다른 동물들의 경우는 엄지가 아예 없거나 있더라도 사람의 발가락처럼 엄지가 나머지 손가락과 같은 방향을 향하게 되어 있다. 엄지가 나머지 손가락과 마주하고 있으면 모든 물건을 섬세하게 잡을 수 있다. 젓가락질도 가능하고, 바늘도 집어 올릴 수 있으며, 만지면 터질 것 같은 아주 부드러운 물건들도 섬세한 힘 조절을 통해서 잡을 수 있게 된다.뿐만 아니라 사람의 손 등쪽 손가락 마디에는 주름이 나 있다. 이 주름이 없으면 사람의 손가락이 구부러지지 않는다. 이 주름이 있어서 우리는 손가락을 굽혀 다양한 물건을 쥐고 잡을 수 있다. 또한 사람의 지문은 잡은 물건이 미끄러지지 않게 하는 기능을 갖고 있다. 우리의 손목은 360도 회전이 가능하게 되어 있다.

이런 기능을 갖는 손을 지금 현재 기술로 만들 수 있을까? 만들고는 있지만 아직 만들지 못한다. 전 세계에서 수천억, 수조 원을 들여서 다양한 사람들이 이를 만들기 위해서 노력하고 있지만 아직 못 만들고 있다. 백보 양보해서 1조 원 정도로 만들 수 있다고 하자. 그럼 나는 1조 원짜리 손을 두 개나 갖고 있다.

그나마 손은 좀 단순한 편이다. 사람은 말을 하는데, 말을 만들어내는 조음기관은 이보다 훨씬 정교하고 복잡하다. 입술, 치아, 혀, 구강, 비강 등을 섬세하게 움직여서 순식간에 몇 십 개의 발음을 힘 안들이고 만들어낸다. 이에 대한 설명은 전문적인 영역이라서 생략하지만 손 만드는데 1조가 든다면 발성기관을 만들려면 100조를 들여서도 만들기 어려울 것이다.

역시 가장 어려운 것은 두뇌이다. 두뇌에 관한 이야기는 고급 논리학이나 수학을 동원해야 그 기능의 특이성을 설명할 수 있기 때문에 여기선 할 수 없다. 다만 다음의 일화로 대신한다. 일전에 IBM에서 개미의 두뇌를 재현하기 위해 6층짜리 건물 크기의 컴퓨터를 설치하는데 1조 원이 들었다고 한다. 물론 그 결과는 실패로 끝났다. 인간의 두뇌는 아무리 돈을 많이 들여도 만들 수 없다는 결론이다.

결국 사람 몸의 가치는 얼마나 될까? 세상에 있는 돈을 다 긁어모아도 사람 몸 하나를 만들 수 없다. 이런 면에서 사람의 출산은 엄청난 일이다. 한 인간의 출생은 종교적, 철학적, 인문학적 존엄성을 차치하고 경제적인 면만 보더라도 엄청난 부를 창출하는 일에 맞먹는다. 경제적인 면으로만 봐도 엄청난 가치를 갖고 있다는 점에서 하찮은 사람은 없다.

그런데 많은 경우 사람들은 몸이 지닌 가치를 제대로 알지 못한다. (그래서 자신이 갖고 있는 값어치만큼 행동하지 못한다.) 곧 자신의 가치를 떨어트린다. 자신이 가치 없게 굴기 때문에 상대의 가치도 떨어트리고자 하는 것이 몸의 가치를 알지 못하는 인간이 끼치는 가장 큰 해악이다.

한 가지 분명한 것은 그런 인간의 몸도 엄청난 가치를 지니고 있다는 사실이다. 그래서 그런 인간의 탄생도 축복할 만한 일이며 출산의 노고를 위로하기 위해 미역국을 먹을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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