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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4.10.13 14:01:50
  • 최종수정2014.10.13 14:01:44

최현식

충북보과대 보건행정과 교수

지난 토요일에 대학 수시1차 면접이 있었다. 입시철이 되면 대학은 경쟁률 변화에 촉각을 곤두세우곤 한다. 수험생의 지원율이 곧 대학의 이미지이며, 외부로 공표되는 경쟁력이기 때문이다. 또한 대학 내의 학과 간에도 경쟁률 변화 추이가 미래의 학과의 존립을 가늠할 잣대이기에 학과 교수들에겐 민감한 사항이다.

작년과 거의 변화가 없는 대학의 학과구성 및 교육과정임에도 불구하고, 흐르는 물처럼 매년 지원 비율이 변화되고 있는 것은 무엇인지 고민스럽기까지 하다.

면접을 통해 지원동기를 질문하면, 대부분의 수험생들은 두 가지의 관점에서 대답하곤 한다. 첫째는 주변에서 학과에 지원하라는 권유를 많이 들었다는 것이고, 둘째는 인터넷 등의 정보매체를 통해 전년도 지원율, 취업률 등의 자료를 보고 대학 및 학과를 비교해 보고 지원했다는 답변이 대다수이다. 지원자들의 답변에서의 공통점을 보면, 대학 및 학과가 갖고 있는 명확한 존재가치를 통한 명성이 지원하게 된 결정적 동기가 되었다는 것이다. 이는 명성을 얻을 정도의 정체성이 확립되어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본래 정체성이란 '상당 기간 동안 비교적 일관되게 유지되는 고유한 실체로서의 자기에 대한 경험'이라고 되어 있다. 즉 정체성의 의미는 상당기간 자기의 실체를 지속하며 유지함이 중요한 요소임을 나타내기도 하지만, 포괄적 의미로 해석하자면 변하지 않는 불변의 사항만은 아니라는 뜻도 내포하고 있다. 즉 사회적 변화에 부합되는 정체성의 재확립과정도 정체성을 일관되게 유지하기 위한 대안으로 중요하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는 것이다.

요사이 사회전반에 혁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혁신이란 묵은 풍속, 관습, 조직, 방법 따위를 완전히 바꾸어서 새롭게 한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특히 대학에 요구되는 시대적 혁신역량은 감당하기 힘들 정도로 다가오고 있다. 미국 미시건대학교의 총장을 역임한 제임스 J. 두데스탯은 '사회는 대학에 새로운 요구들을 지속적으로 만들어 내기 때문에 대학은 반드시 자신을 변화, 발전시켜야 한다. 대학은 새로운 사회적 의제와 자신의 연관성을 재정립해야 하며, 만약 재정립에 실패할 경우 대학은 사회에서 소외되거나 다른 사회제도로 대체될 것이다'라고 주장한 바 있다. 국내 대학에서도 내·외적 시대적 요구에 따른 혁신을 강하게 요구받고 있으며, 이에 따른 전 구성원의 역량을 결집하는 전략수립에 고심하고 있는 실정이다. 대학의 전체적인 장기 혁신모델을 수립하고 운영함과 동시에 학과별 특성화 교육과정을 개발하여 적용하고자 노력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일련의 변화 과정 속에서 정작 대학 및 학과의 근간인 정체성과 혁신을 혼돈하여 진행하는 전략수립이 이루어지는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를 낳기도 하고 있다. 입시에서의 지원자들의 혼란은 바로 대학 및 학과의 정체성을 명확하게 판단할 수 없음으로 인한 결과이기도 하다는 생각이 든다. 서로 다른 대학의 동일 명칭의 학과일지라도 학과의 정체성에 따라 교육과정과 졸업 후 진로가 차별화 될 것이다.

비단, 대학만이 직면한 과제는 아니라고 본다. 사회 전 분야에 요구되고 있는 혁신의 바람이 자칫 정체성의 혼돈을 가져올 소지가 다분하기에, 정체성을 근간으로 하는 혁신만이 진정한 변화에 적응하는 효율적 방법이란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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