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름많음동두천 17.6℃
  • 맑음강릉 20.3℃
  • 구름많음서울 18.2℃
  • 구름조금충주 17.0℃
  • 맑음서산 18.6℃
  • 맑음청주 18.1℃
  • 맑음대전 18.5℃
  • 구름조금추풍령 19.0℃
  • 맑음대구 19.0℃
  • 맑음울산 20.0℃
  • 맑음광주 18.4℃
  • 맑음부산 19.1℃
  • 맑음고창 18.4℃
  • 맑음홍성(예) 18.0℃
  • 맑음제주 21.3℃
  • 맑음고산 18.8℃
  • 구름많음강화 15.3℃
  • 구름조금제천 17.2℃
  • 구름조금보은 17.3℃
  • 구름조금천안 17.8℃
  • 맑음보령 18.9℃
  • 맑음부여 18.7℃
  • 맑음금산 18.1℃
  • 맑음강진군 18.7℃
  • 구름조금경주시 20.7℃
  • 맑음거제 19.7℃
기상청 제공

최근기사

이 기사는 0번 공유됐고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행복의 날개 - 7살 채원이에게 닥친 날벼락

예고 없이 열린 수문… 급류에 휩쓸려 식물인간
보은 보청천서 사고… 오빠도 정신지체 판정
추석 앞둔 오늘 郡 상대로 손해배상 첫 공판

  • 웹출고시간2012.09.27 18:54:49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발랄하기만 하던 7살 채원이(왼쪽)가 수문 방류 사고로 졸지에 '식물인간'(오른쪽)이 됐다.

ⓒ 사진 제공=어린이재단 충북지역본부
엄마와 함께 송편을 빚었다. 고사리 같은 손으로 참 예쁘게도 만들었다. 옆에서 전을 자꾸만 집어 먹는 아빠한테 '버럭' 화를 냈다. 아빠는 '허허' 웃기만 했다. 6살 막내딸 채원이의 모든 게 사랑스러웠다.

해가 바뀌고, 또 추석이 돌아왔다. "채원아, 일어나봐. 송편 빚어야지." 엄마(35)가 아무리 불러도 대답이 없다. 그저 눈만 껌뻑거릴 뿐이다. 그렇게 애교 많던 채원이는 어느 순간 '식물인간'이 돼 있었다. 엄마는 아직도 이 사실을 받아들일 수 없다. 하룻밤 자고나면 금방이라도 깨어날 것만 같다. "왜 내 딸이, 아무 죄 없는 이 꼬마마이가 이렇게 살아야 하나요. 왜 저희 가족에게 이런 시련을 주는 건가요. 네?"

기억하기도 싫은 지난 4월30일. 보은군 보은읍 이평리에 사는 채원이는 오빠와 함께 다리를 건너고 있었다. 반쯤 지났을까. 갑자기 수문이 열렸다. 경고 방송은 없었다.

"오빠, 살려줘!" 채원이가 물에 휩쓸렸다. 11살 오빠가 채원이의 손을 필사적으로 붙잡았다. 하지만 역부족이었다. 성난 급류는 오빠까지 단숨에 덮쳤다.

둘은 한참동안 사투를 벌였다. 물 높이보다 키가 큰 오빠는 숨이라도 쉴 수 있었지만, 채원이는 계속 물에 잠겼다. 그리곤 얼마 있다가 의식을 잃었다.

오빠가 먼저 깨어났다. 맥박이 멎었던 채원이도 기적적으로 눈을 떴다. 그런데 이상했다. 아무도 알아보지 못했다. 의사 선생님이 말했다. "의식을 회복할 가능성이 희박합니다. 설령 깨어나도 시신경이 손상돼 앞을 보지 못할 것 같습니다. 현재는 자율신경이 다쳐 몸을 움직일 수 없는 상태입니다."

믿을 수 없었다. 쉽게 말해 '식물인간'이 됐다는 얘기였다. 보은군과 유관기관은 1천만원 정도의 후원금을 전해왔다. 경고 방송 없이 수문을 연 관계자는 징계를 받았다.

이런 게 다 무슨 소용이랴.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은 막내딸이 졸지에 식물인간이 됐는데…. 하지만 병원 치료를 받을수록 돈이 급했다. 한 달 120여만원의 아빠(36) 수입으론 감당할 수 없었다. 지금까지 5천만 원가량이 병원비로 빠져나갔다.

악재는 겹친다고 했던가. 채원이를 살린 오빠가 최근 '정신지체' 판정을 받았다. 11살 밖에 안 된 녀석이 7살 동생을 못 구했다는 죄책감에 시달린 거다.

27일 오후 엄마가 주섬주섬 서류를 챙긴다. 내일 청주지법에서 열리는 재판에 참석하기 위해서다. 채원이의 부모는 수문을 관리하는 보은군과 농어촌공사를 상대로 민사소송을 냈다. 추석 연휴를 하루 앞둔 28일이 첫 공판일이다.

예로부터 보름달이 소원을 들어준다고 했는데. 에이, 미신이겠지. 아니야. 이거라도 기대보자. 엄마가 정성껏 두 손을 모은다. "달님, 우리 채원이도 학교에 갈 수 있게 해주세요. 다른 아이들처럼 책가방도 매고, 운동장도 뛰어 다니게 해주세요. 이 어미의 마지막 바람입니다. 꼭 들어주실 거죠?" 밤하늘을 수놓은 보름달은 아무런 말이 없다.

/ 임장규기자
이 기사에 대해 좀 더 자세히...

관련어 선택

관련기사

배너

배너


Hot & Why & Only

실시간 댓글


배너

매거진 in 충북

조경순 인구보건복지협회 세종충북지회장 인터뷰

[충북일보] 지난 1961년 출범한 사단법인 대한가족계획협회가 시초인 인구보건복지협회는 우리나라 가족계획, 인구정책의 변화에 대응해오며 '함께하는 건강가족, 지속가능한 행복한 세상'을 위해 힘써오고 있다.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조경순 인구보건복지협회 충북세종지회장을 만나 지회가 도민의 건강한 삶과 행복한 가족을 지원하기 위해 하고 있는 활동, 지회장의 역할, 앞으로의 포부 등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 봤다. 조경순 지회장은 "인구보건복지협회 충북세종지회는 지역의 특성에 맞춘 인구변화 대응, 일 가정 양립·가족친화적 문화 조성, 성 생식 건강 증진 등의 활동에 앞장서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자신의 33년 공직 경험이 협회와 지역사회의 협력 네트워크를 강화하는 일에 도움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충북도 첫 여성 공보관을 역임한 조 지회장은 도 투자유치국장, 여성정책관실 팀장 등으로도 활약하고 지난 연말 퇴직했다. 투자유치국장으로 근무하면서 지역의 경제와 성장에 기여했던 그는 사람 중심의 정책을 통해 충북과 세종 주민들의 행복한 삶과 건강한 공동체를 만드는 일에 참여할 수 있다는 점에 비상임 명예직인 현재 자리로의 이동을 결심했다고 한다. 조 지회장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