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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의 날개 - '윌슨병' 앓는 선영이

16세 소녀 의 소망 "살고 싶어요"
몸속 구리 쌓이는 만성 희귀병
치료제 없어 진통 주사로 버텨

  • 웹출고시간2012.01.15 20:04:43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몸속의 '구리'가 배출되지 못하고 간에 쌓이다가 점차 뇌, 신장, 각막 등으로 번집니다. 심할 경우 사망하게 됩니다."

'윌슨병(Wilson's disease)'. 생전 처음 들어봤다. 의학적 용어를 이해하기도 힘들었다. 대충 '염색체 이상 질환'이라고만 이해했다. 그 다음 말이 무서웠다.

간염이나 뇌 신경계통 합병증으로 이어질 수 있음. 최악엔 사망. 인구 3만~10만명 당 1명꼴로 발생하는 만성 희귀질환으로 완치 치료제는 없음.

인터뷰 도중 통증이 온 선영 양이 배를 움켜잡고 고통을 참고 있다.

ⓒ 김태훈기자
16살 사춘기 소녀 이선영(16·청주 수곡중 3학년·흥덕구 사직1동)양이 2년 전 받은 병명은 이랬다.

누구보다 활발하고 건강했던 선영이는 이 사실을 받아들이지 못했다. '죽는다'는 공포가 엄습했다. 하지만 치료비가 더 걱정됐다.

다행(?)이라고 하면 잔인한 표현일까. 치료비는 얼마 들지 않았다. 치료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당연히 약도 없다. 진통제가 유일한 약인데, 병원에서 주질 않는다. 진통제에도 구리성분이 들어가서다. 고통이 너무 심할 때만 진통주사를 맞는다.

찬 공기가 집안을 휘감는다. 보일러는 꺼져 있다. 선영이가 배를 움켜잡고 쓰러졌다. 또 다시 온 통증이다. 이마에 식은땀이 맺힌 선영이는 "괜찮아요. 참을 만 해요. 그냥 계속하세요"라며 오히려 취재진을 안심시킨다. 미안했다.

선영이의 엄마(43)에게 남편 이야기를 물었다. 엄마가 경기를 일으켰다. "결혼 전부터 알코올 중독이었어요. 술에 취하면 아이들과 저를 때렸죠."

6년 전 이혼한 남편은 계속 집에 찾아왔다. 때리고 부쉈다. 엄마는 지난 2010년 12월 선영이와 아들(18)을 데리고 도망쳤다. 한국토지주택공사의 도움으로 사직동에 전세임대를 얻었다. 1천900만원을 지원받고, 100만원을 자부담했다. 거주 기간은 2년. 올 연말까지다.

보증금 100만원에 통장 잔고 몇 십만원으로 어떤 집을 구해야 할지 벌써 걱정이다. 기초생활보장수급비 80만원으로는 선영이 검사비 내기도 버겁다.

지난해 화병으로 4번 쓰러진 엄마는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 진단을 받았다. 설상가상으로 아들까지 허리 디스크가 파열됐다. 어린 탓에 수술은 1~2년 후에나 가능하다.

엄마는 아픈 아이들을 키워야 한다. 낫게 해야 한다. 자신의 몸을 돌볼 틈이 없다. 대한민국 엄마의 힘이다.

문제는 일자리다. 특별한 기술이 없어 식당일만 몇 차례 했다. 하지만 오래가지 못했다. 술 손님만 봐도 가슴이 철렁했다. 맞을까봐 무서웠다.

인터뷰 도중 통증이 찾아온 선영 양이 배를 움켜잡고 어머니 무릎에 기대며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 김태훈기자
"얘, 괜찮아? 조금만 참아. 인터뷰 끝나고 주사 맞으러 가자." 엄마가 울먹인다. 더 이상의 취재가 폐를 끼치는 것 같아 마지막 질문을 했다. "꿈이 뭐예요? 선영 양."

소녀가 힘겹게 답했다. "그 전엔 미용사였어요. 지금은, 음…. 병원 상담사요. 아픈 사람들에게 용기와 희망을 주고 싶어요. 나을 수 있다는."

해줄 말이 없었다. "꼭 좋아질 거다"란 틀에 박힌 인사를 건넸다. 일어서는 취재진에게 선영이가 물었다. "아저씨, 저 살 수 있을까요?" 이 말을 마지막으로 선영이는 응급실에 갔다. 유일한 약인 진통주사를 맞으러.

/ 임장규기자

※ 도민들의 후원을 기다립니다. 선영이에게 '희망의 날개'를 달아 주십시오.

후원 계좌 : 기업은행 035-100411-04-121(어린이재단)

후원 문의 : 어린이재단 충북지역본부(043-256-44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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