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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의 날개 - 선천성 뇌성마비 9살 다훈이

엄마는 소망한다 "네가 평범하게 살길"
혼자서 걷지도 앉지도 못하는 3살 지능
치료 빚만 5천만원… 집안 전체가 '위태'

  • 웹출고시간2012.06.10 19:02:48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어머니, 더 이상 미루면 안 돼요. 벌써 1년 반이나 지났잖아요. 다훈이가 힘들어져요." "죄송합니다. 다음에 맞힐게요. 돈이 없어서…."

지난 8일 대전성모병원. 한 아이의 엄마가 간호사에게 '꾸중'을 듣고 있다. 무엇을 잘못했기에? 이유가 황당하다. 뇌성마비 아이의 근육주사를 오랫동안 못 맞히고 있어서다. 아이의 엄마는 3통에 100만원이나 하는 근육이완주사를 맞힐 돈이 없었다.

엄마는 아이를 부둥켜안고 울었다. "미안해, 다훈아. 엄마가 꼭 돈 많이 벌어서 치료해줄게. 조금만 참아."

선천성 뇌성마비 환아 다훈이가 해맑게 웃고 있다.

가난한 엄마(38)의 아들 다훈(9·영동군 황간면)이는 뇌성마비 환자다. 태어날 때부터 그랬다. 제대로 걷지도, 앉지도 못했다. 대변을 가릴 수도 없었다.

엄마는 아들을 포기하지 않았다. 일주일에 3~4일씩 대전으로 치료를 다녔다. 새벽 6시 출발, 물리치료·언어치료·작업치료 후 낮 12시 영동 도착, 점심 식사 후 특수학교 통학. 9년 내내 일상은 똑같았다.

그러는 사이 빚이 늘었다. 신용카드, 보험대출을 5천만원이나 썼다. 아빠와 엄마의 한 달 벌이 100여 만원과 다훈이 앞으로 나오는 장애수당 15만원으로는 생계유지마저 어려웠다.

"에이, 오늘도 공쳤어. 손님이 도통 없네그려." 아빠가 한숨을 쉬며 들어온다. 시골이라 그런지 아빠의 타이어 가게를 찾는 사람이 없다. 요즘엔 타이어 성능이 좋아져 여간해선 펑크도 나지 않는단다.

3살 지능의 다훈이가 아빠를 보며 활짝 웃는다. 반가움의 표시다. 다훈이를 안아주는 아빠의 표정은 여전히 어둡다.

다훈이의 다리 수술 직후.

"얼마 전 이 녀석이 큰 수술을 받았어요. 골반이 빠졌는데, 굳은 다리가 원인이래요. 지금도 어디 기대지 않으면 앉질 못합니다. 답답할 노릇이죠."

차가운 적막을 깨는 사람은 다훈이의 이란성 쌍둥이 누나다. 저금통에서 동전을 꺼내 다훈이의 아이스크림을 사왔다. 자기는 못 먹더라도, 동생은 챙기는 착한 쌍둥이 핏줄이다.

누군가 이런 말을 했다. 다훈이는 포기하고 누나라도 잘 키우라고. 부모는 그럴 수 없다고 했다. 그들에겐 똑같은 자식이었다. "보란 듯이 잘 키울 겁니다. 둘 다 대학도 보내고, 결혼도 시킬 겁니다. 우리 아들, 딸 행복하게 사는 거 봐야죠."

평범한 게 가장 어렵다 했던가. 남들 다하는, 지극히 평범한 이 삶을 다훈이의 엄마·아빠는 간절히 소망하고 있었다.

/ 임장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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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원 계좌 : 기업은행 035-100411-04-121(어린이재단)

후원 문의 : 어린이재단 충북지역본부(043-258-44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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