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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2.03.18 16:24:50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황정하

청주 고인쇄박물관 학예연구실장

직지로 인해 건립된 청주고인쇄박물관이 20주년을 맞이하였다. 그 동안에 직지를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에 등재하고, 유네스코에서는 직지상을 제정하여 기록유산의 보전에 기여한 개인이나 단체를 선정하여 2년마다 시상하고 있다. 이것은 직지가 금속활자본으로서 그 가치를 세계적으로 공인받았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다. 이러한 직지의 진정한 가치를 알고, 조선에서 19세기 말에 수집하여 프랑스로 가져간 인물이 꼴랭드 쁠랑시(1853~1922)였다.

쁠랑시는 프랑스 파리대학에서 법학을 공부하고, 외국어 학교인 동양어학교에서 중국어과를 졸업하였다. 그리고 중국 북경주재 프랑스 공사관에 통역관으로 근무하다가, 1886년에 조불통상조약이 체결됨에 따라 1887년에 주한 프랑스대리공사로 임명되었다. 그는 조선에 머물면서 같이 근무하던 모리스 꾸랑과 함께 한국 서적 3,240종에 대한 해제와 목록을 작성하여 '조선서지'를 3권으로 간행하였다. 이때 쁠랑시가 수집한 고서는 3차례에 걸쳐 모교인 동양어학교에 기증하였다. 쁠랑시와 꾸랑은 한국학의 선구자였던 것이다.

한편, 쁠랑시가 조선에 초대 대리공사로 머무는 동안에 인생의 반려자를 만나게 되는데, 조선의 여인으로 이진(심)이었다. 외교관으로서 고종이 베푸는 연회에 참석하여 춤추는 궁중 무희에게 반하게 되어, 고종으로부터 하사(·)를 받아 프랑스에서 결혼을 하게 된다. 쁠랑시는 이진을 위해 가정교사까지 두고 불어를 배우도록 배려하기도 하였다. 시간이 지나면서 이진은 향수병에 젖어 점점 야위게 됨에 따라, 쁠랑시는 이진을 위해 다시 조선으로 돌아갈 결심을 하고 자원하여 3대 공사로 부임하게 된다. 그러나 이진이 귀국한 후 외교관의 부인이 천민이라는 조선시대 신분사회의 높은 벽을 넘지 못하고, 남편을 위해 자살함으로써 생을 마감하기에 이른다. 이진의 죽음을 잊지 못한 쁠랑시는 재혼하지 않고 홀로 살게 된다.

쁠랑시는 고종에게 1900년에 개최되는 파리 만국박람회에 조선이 참가해 줄 것을 요청하였다. 그리고 박람회장에 한국관을 짓고 자신이 수집한 직지를 비롯하여 각종 문화재들을 전시하였다. 무엇보다도 쁠랑시는 직지를 수집하여 책의 표지에 "주조된 글자로 인쇄된 책으로 알려진 것 중에 가장 오래된 한국 책. 연대는 1377년"으로 기록하였다. 그리고 자기 부인의 나라 조선을 세계만방에 알리는 노력을 아끼지 않았다. 이 박람회때 세워진 건축물로 현재 남아 있는 파리의 상징물이 에펠탑이다. 전시가 끝난 후 전시품들은 기메박물관 등에 기증되었으며, 자신이 수집한 고서 581종에 대해서는 꾸랑에게 '조선서지' 부록편으로 발간토록 하였다. 여기에는 직지가 '1377년 청주목외 흥덕사에서 주조된 활자로 인쇄되었다'고 소개되어 있다. 그리고 박람회가 끝난 후 고종은 쁠랑시에 대한 공로를 인정하여 태극훈장을 수여하였다. 조선에서 을사보호조약이 체결되면서 각국의 영사관이 철수될 때 쁠랑시는 태국 방콕으로 전속되었다가, 1907년에 공직에서 은퇴하게 된다.

쁠랑시의 소장품은 두르오 경매장에서 883종이 경매되었다. 그 중에 700여종이 한국에서 수집한 것으로 고서는 대부분 프랑스 국립도서관에서 구입하였으나, 직지는 180프랑에 앙리 베베르가 구입하였다. 그의 유언에 따라 손자인 마땡이 1952년에 프랑스 국립도서관에 기증하였다. 1972년 유네스코에서 정한 '세계도서의 해'를 맞아 프랑스 국립도서관에서 "책"이란 제목으로 전시회가 개최될때 직지가 출품되면서 세계적으로 이목이 집중되었다. 그 이유는 당시 독일의 구텐베르크가 인쇄한 '42행 성서'가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금속활자본으로 알고 있었으나, 약 70여년 앞서 한국에서 금속활자가 발명됐다는 역사적 사실에 세계인들이 깜짝 놀라게 된 것이다. 2번에 걸쳐 조선을 찾았던 쁠랑시는 책의 나라 한국에 매혹되어 직지를 통해 한국을 유럽에 알린 최초의 이방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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