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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눔의 행복 - 탑동 흥부가족의 고달픈 겨울나기

1천만원짜리 전셋집에 11식구 생활
기초수급자 탈락…생계 걱정 '한숨'

  • 웹출고시간2011.02.20 22:42:01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11명 대가족이 어렵게 살고 있음에도 안성자 씨 아이들은 밝기만 하다. 성자 씨(가운데) 왼쪽이 다섯째 진혁이(12), 그 옆이 여섯째 진호(11)다. 카메라를 보고, 'V'자를 하는 진호는 아직 세상물정 모르는 철부지다. 임장규기자

내년이면 집도 나앉을 처지다. 전세 1천만원으로 어딜 가야 하나…. 공고를 갓 졸업한 큰아들은 대학을 포기했다. 반에서 2등 하던 아들은 전기전자공학도가 꿈이었다.

경기도 안성 한 전자제조업체에서 공장일을 하는 아들(셋째·19)한테 전화가 왔다. "엄마 조금만 참아. 내가 돈 많이 벌어올게". "집 걱정하지 말고 밥 잘 챙겨먹어". 애써 태연한 척 했는데, 자꾸만 눈물이 난다. 철부지 막내 녀석들이 옆에서 재잘거린다.

청주시 상당구 탑동에 사는 안성자(여·46)씨. 그녀는 가족이 많다. 무려 11명이다. 시아버지(82)와 남편(53), 자식 8명(4남4녀)이 한 집에 산다. 1천만원짜리 낡은 한옥에서다. 나무와 흙으로 만든 집의 천장은 오래 전에 주저앉았다.

성자 씨네 가구원소득 인정액은 월 127만원. 11명이 생활하기엔 턱없이 부족하다. 그럼에도 국민기초생활보장 수급대상에서 탈락했다. 시아버지의 다른 자식이 꽤 많은 재산을 갖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평소 연락도 잘 안 되는 가족이다.

세대주인 시아버지는 20여년 전 교통사고로 병석에 누워있다. 파킨슨병, 알츠하이머병까지 겹쳤다. 성자 씨는 지난해 12월 요양보호사 자격증을 취득, 시아버지를 돌보고 있다. 소일거리라도 찾아볼까 했지만 식구가 너무 많아 집을 비울 수가 없다.

목수인 남편은 겨울 내내 쉬고 있다. 일거리가 없어서다. 장마철을 포함, 1년에 서너달은 쉰다. 봄이 다가와 일거리를 알아보고 있지만 영 시원찮다.

그나마 전문대를 졸업한 큰딸(24)이 몇 년 전 화장품제조업체 연구원으로 취직해 숨을 돌렸다. 내내 장학금으로 학교를 다니더니 여동생(21)의 대학 등록금까지 대줬다. 기특한 딸이다.

사실 엄마는 대학을 바라지 않았다. 큰애와 둘째, 셋째(남·19), 넷째(여·18)를 모두 실업계로 보냈다. 졸업하고 곧바로 취직하길 내심 원했다. 지금 생각하면 너무 미안하다. 그래도 어쩔 수 없었다. 성자 씨가 눈물을 훔친다.

요즘 걱정거리가 또 생겼다. 올해 고3(대성여상) 되는 넷째의 보충수업비 때문이다. 지난해 셋째의 마지막 학기 수업료도 못 냈는데, 또 학교에 가서 사정해야 하나…. 한숨만 나온다.

이런 성자 씨의 마음을 눈치 챘는지 넷째가 위로한다. "엄마, 나 대학 안가. 원래 안 가고 싶었어. 돈 벌거야. 아주 많이".

점심 무렵, 집이 시끄러워진다. 다섯째(남·12)와 여섯째(남·11)가 학교에서 돌아왔다. 올해 각각 초등학교와 유치원에 들어가는 일곱째(여·8)와 여덟째(남·7)까지 가세해 떠들어 댄다. 한 번도 가난 투정한 적 없는 해맑은 아이들이다. 할아버지도 그렇게 잘 따를 수 없단다.

상당구 사례관리요원이 집을 방문했다. 헌 옷가지를 잔뜩 들고 왔다. 성자 씨가 고마워 어쩔 줄 모른다. 성자 씨는 아이들 옷 사준 적이 거의 없다고 했다.

사례관리요원에게 고민을 털어놓는다. "내년 6월까지 집을 비워야 하는데 어쩌죠?" 가뜩이나 1천만원짜리 전세를 구하기도 힘든데, 요즘엔 전세대란까지 겹쳤다. 영세민을 위한 LH 기존주택 매입임대주택을 물었다. "기초수급자가 아니라 어려울 것"이란 대답이 돌아왔다. 또 한숨이 나온다. 철부지 꼬맹이들의 목소리가 들려온다. "엄마, 밥 주세요".

/ 임장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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