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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25.02.18 14:16:22
  • 최종수정2025.02.18 14:16:22

양선규

시인·화가

20세기 미술의 혁명가 앙리 마티스의 미술전을 보기 위해 지난 주말, 아내와 함께 대전 신세계 백화점에 다녀왔다. 색의 마술사라 불리는 마티스는 격동의 근·현대사 시기에 작품 활동을 했던 화가이다. 중등학교 미술 교사 시절, 교과서에 나오는 마티스의 그림과 화집을 통해 본 적은 있지만 이렇게 그의 그림을 내 눈앞에서 마주한 것은 처음이다. 프랑스에 가서야 볼 수 있는 작품을 이렇게 가까이에서 볼 수 있는 것은 큰 행운이다. 전시장에 들어서자마자 가장 먼저 그의 어록이 눈에 띄었다.

"초록색을 칠했다고 해서 풀을 가리키는 것은 아니다. 파란색을 칠했다고 하늘을 의미하는 것도 아니다. 내가 쓰는 모든 색은 마치 합창단처럼 한데 어우러져 노래를 부른다." 이는 보이는 것에만 집착하지 않고 마음으로 느낀 감정의 색채를 솔직하게 표현해야 좋은 그림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말한 것이다.

"밝은 색채는 내가 살아 숨 쉬는 것과 같다. 살아 있는 색을 잘라내는 것은 나에게 조각가가 직접 조각하는 일을 상기시킨다. 지치고 스트레스받고 낙담한 사람들이 내 그림을 보고 평화와 고요를 찾길 희망한다."라는 문장은 수차례의 병마와 싸우며 두 차례의 세계 대전을 겪은 화가로서 평화주의를 사랑하며 자유로운 색채로 미술 작품 세계를 펼쳤음을 알 수 있는 글이다.
클릭하면 확대이미지를 볼 수 있습니다.

신세계갤러리에서.

ⓒ 양선규
마티스(1869~1954)는 프랑스의 화가로 '포비즘', 즉 '야수파'의 대표 화가이며 규비즘(입체파)의 대표 미술가인 파블로 피카소와 함께 20세기 서양 미술사에 큰 영향을 끼친 화가이다. 마티스가 처음 회화를 접하게 된 것은 20세 때 맹장염 수술 후 회복하는 시기에 어머니가 유화 물감을 선물하면서, 미술에 대한 관심을 갖게 되었으며 1891년 파리에서 정식으로 그림 공부를 하면서 화가의 길을 걷게 되었다.

마티스는 영국의 화가, 윌리엄 터너(1775~1851), 작품의 강렬한 빛에 영향을 받았으며 1903년 보수적인 프랑스 국립 미술협회를 거부당한 근대 미술가들이 주 측이 되어 만든 '살롱도톤느' 전시를 통해 강렬한 원색의 대비, 격렬한 화면 구성, 거친 붓 터치로 채워진 작품들이 야수파의 시작이 되었다.

신세계 갤러리의 전시 작품은 연필로 그린 스케치와 드로잉, '이카로스'(1946), '가면이 있는 대형 장식(1958년)', 등이 전시되어 있고 화려한 색의 스테인드글라스가 있는 '사리오 경당'의 포토존이 이색적이었으며, 다양한 색채의 색종이에 원하는 모형을 올려놓고 가위로 오려 도화지에 자유롭게 배치한 후 풀로 붙여 만드는 '컷 아웃', 작품을 제작하는 앙리 마티스 체험이 인기를 끌었다.

밝고 생동감 넘치는 채도와 명도가 높은 색감과, 노래하고 춤추는 듯한 자유로운 색채의 향연이 가득한 숲에 들어선 느낌의 전시장은, 몸과 마음을 자유롭게 했으며 마티스를 색채의 마술사라 부르는 이유를 충분히 알게 해주었다.

작품 활동을 하다 보니 전시장에 갈 일이 많다. 미술 전시장은 무한한 상상력과 자유로움을 주는 치유의 공간이다. 어수선한 정국과 겨울에서 봄으로 가는 길목, 지친 심신을 벗어나 여유롭고 자유로운 길을 걷고 싶다면 누구나 그림의 꽃이 활짝 핀 전시장에 들러 마음껏 색채의 숲과 친해졌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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