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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교 친구 여혼식 마치고 대전 시립미술관, 고흐 전시장(3월 25일~6월 22일)에 다녀왔다. 이번 전시는 네덜란드 크뢸러 뮐러 미술관의 소장품 중 76점의 작품을 전시했는데, 그동안 국내에서 보기 쉽지 않았던 고흐의 작품을 시대별로 감상할 수 있어 큰 행운을 얻은 기분이었다.

전시 대표작은 내면의 갈등과 감정의 변화를 알 수 있는 <자화상>, <착한 사마리아인>, <감자 먹는 사람들>이었는데, 작품을 통해 치열하고 열정적인 그의 생애를 엿볼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빈센트 '반 고흐'(Vincent van Gogh, 1853-1890)는 네덜란드 출생으로 향년 37세의 나이로 생을 마감한 화가다. 이번 전시회에서 보지 못했지만 그의 그림 중 태양이 이글거리는 듯한 <까마귀 떼가 나는 밀밭>, 힘찬 붓놀림으로 춤을 추는 듯한 <실 편백나무>, 마치 별이 살아움직이는 듯한 <별들이 반짝이는 밤> 등의 그림은 지금까지 화가의 길을 걷는 나에게 큰 감동과 영향을 준 그림들이다.

그가 작품 활동을 했던 시기는 <네덜란드>, <파리>, <아를>, <생레미>, <오베르 쉬르 우아즈> 시기로 나뉜다. 첫 번째 '네덜란드' 시기는(1881∼1885) 초기의 작품들로 어두운 색조와 단순한 형태 등으로 이루어진 작품들로 농촌의 고단한 삶을 사실적으로 표현한 <여인의 두상>이 대표작이며 두 번째 '파리' 시기(1886∼1888)는 인상주의 영향을 받아 밝은 색채와 점묘법을 사용하였다. 대표적인 작품은 <꽃이 있는 정물>, <자화상> 등으로 작품의 변화가 많았던 시기다. 세 번째 '아를' 시기(1888∼1889)는 작품의 가장 절정적인 시기로 강렬한 색채와 인간의 감정을 표현하였다. 대표적인 작품으로는 자연과 노동을 생동감 있게 표현한 <씨 뿌리는 사람>이 있다. 네 번째 '생레미' 시기(1889∼1990)는 정신병원에 입원한 이후의 시기로 내면의 갈등과 혼란을 감정적으로 드러낸 <슬픔에 잠긴 노인> 등으로 고흐의 정신적 고통과 미술을 통한 치유의 열망을 강렬하게 표현하였다. 고흐의 마지막 '오베르 쉬르 우아즈'(1890) 시기는 정신적 고통과 치유를 추구하는 <구름 낀 하늘 아래 밑더미> 등의 작품이 있다. 주로 자연을 묘사한 작품들로 불꽃처럼 꽃피운 예술의 여정을 마무리 짓는 중요한 시기다.

전시장에는 고흐가 남긴 편지와 그의 지인들이 남긴 어록이 눈에 띄었다. "반 고흐는 정직한 사람이었으며 위대한 예술가였다. 그에게 중요한 것은 인간애와 예술, 두 가지뿐이었다.(1890년 가세), 언젠가는 내 그림이 물감보다 더 많은 가치가 있다는 걸 알게 될 날이 올 것이다.(1888년 고흐), 반 고흐의 그림에는 유령도 없고 환영도 없고 환각도 없다. 그것은 오후 두 시에 내리비치는 태양이 작열하는 진실이다.(앙토냉 아르토)" 전시장에 게시된 글을 읽으면서 그의 생애 전체가 예술가였음을 증명하는 문장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오랜만에 친구 내외와 함께한 고흐의 미술 감상은 벗들과의 공감대를 형성하였다. 작품의 보험 평가액이 1조 원이 넘는 세계적인 걸작들로 22,000원의 입장료와 줄을 서서 미술 작품을 감상한 시간이 아깝지 않은 전시였다. 가난과 병마에 시달리면서도 오직 인간애와 예술에 온 생애를 살았던, 죽어서도 죽지 않은 불멸의 화가, '고흐'에게 찬사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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