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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창업보육센터를 찾아서 - 충북대 ㈜트론(TRON)

'정전 위급상황의 든든한 보험' 초고용량 커패시터 제작
"업체 요구 맞춰 커패시터 모듈 생산"… UPS·블랙박스·자동문에 장착
지하수 연수(軟水) 가능한 '축전식탈염장치' 개발중

  • 웹출고시간2016.06.22 19:03:03
  • 최종수정2016.06.29 15:18:35
[충북일보] 컴퓨터를 사용해 중요한 문서 작업을 하던 중 갑자기 정전됐다.

컴퓨터는 갑자기 꺼졌고 작업하던 문서 창도 순식간에 사라졌다.

문서 작업용 소프트웨어에 기본적으로 내장된 '임시저장(백업)' 기능을 믿고 컴퓨터를 다시 켰지만 문서는 저장되지 않았다. 처음부터 다시 작업 해야만 한다.

직장인이나 학생 등 누구나 한 번쯤은 겪어봤을 상황이다.
정전 등 예기치 못한 상황에 대비해 문서를 저장해 주는 기능이 소프트웨어적으로도 제공되지만, 이런 상황에서 가장 믿을 수 있는 것은 '무정전 전원 장치(UPS: Uninterruptible Power Supply)다.

UPS는 컴퓨터와 주변 장치에 대한 전력 공급을 조절하는 장치로, 전기 회로의 전압이 끊어지는 상황을 방지한다.

쉽게 말해 예비용으로 전기(전력)를 공급할 수 있는 장치인데, 이 안에는 '대용량 커패시터(Capacitor)'가 포함 돼 있다.

커패시터는 일종의 축전기(蓄電器)로, 전기를 충방전할 수 있는 기능을 갖고 있다.

지속적으로 전기가 공급될 때는 그 작동을 눈치챌 수 없지만, 정전 상황에서는 커패시터에 저장돼 있던 전기가 컴퓨터와 같은 장치에 제공돼 갑자기 전원이 차단되는 것을 막는다.

커패시터에서 전기가 공급될 수 있는 시간은 단 몇 분 이지만, 사용자는 작업하던 문서를 저장하기만 하면 갑자기 문서가 '증발'하는 불상사는 막을 수 있다.

㈜트론은 이처럼 UPS의 주요 부품으로 사용되는 커패시터를 만들고 있다.

트론이 생산하는 커패시터는 UPS뿐만 아니라 자동차용 블랙박스, 자동문 등에 장착된다.

특히 앞선 기술로 생산하는 초고용량 커패시터(Super Capacitor)는 전기전자제품을 사용하면서 평상시엔 중요성을 느낄 수 없지만 위급상황에서 '가장 든든한 보험'으로 작용하는 핵심부품이다.

◇맞춤형 초고용량 커패시터 생산

김홍일 ㈜트론 대표가 초고용량 커패시터의 사용처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 성홍규기자
김홍일(39) ㈜트론 대표는 충북대 공업화학과 96학번으로, 석박사 과정을 모두 충북대에서 마쳤다.

그는 졸업 후 잠시 미국에서 커패시터 관련 업계에서 일을 하다 귀국해 국내에서도 동종 업계에 몸담았다.

국내 업체의 한 대표로부터 '셀' 생산이 아닌 '모듈' 제작 업체 창업에 대한 조언과 제안을 받아 초고용량 커패시터 모듈 생산 업체 트론을 지난 2014년 10월 창업했다. 충북대 창업보육센터에는 그 다음달 입주하게 됐다.

그가 연구개발에 매진한 '커패시터 모듈'은 단독의 커패시터 셀을 사용해 2직렬 이상으로 연결한 것이다.

김 대표는 "모듈은 하나 이상의 커패시터를 시리즈(series)로 연결한 것을 말한다"며 "하나하나의 커패시터 셀은 외주를 줘서 받고 이 곳(창업보육센터)에서 간이납땜기를 사용해 모듈화 한다"고 말했다.

트론이 제작하는 초고용량 커패시터는 용량은 리튬전지(lithium-)보다 용량은 10분의 1이 작지만 출력은 10배 수준으로, 강한 전력을 순간적으로 내보낼 수 있는 특징을 가졌다.

초고용량 커패시터를 필요로 하는 곳은 전기전자제품의 부품을 만드는 업체들이 대부분이다.

그 업체들은 자신들의 제품에 맞는 다양한 형태와 크기의 제품을 원하지만, 국내 유수의 커패시터 제조 업체들은 정형화 된 커패시터만 생산한다.

중소규모 부품 업체들의 입맛을 맞출 수 없는 것이다.

그러나 트론은 업체에서 원하는 사이즈의 커패시터 셀을 주문, 수령한 뒤 모듈화 해 납품하는 맞춤 서비스가 가능하다.

또 석박사 학위를 가진 전문가의 입장에서 업체의 주문에 대한 조언도 가능하다.

김 대표는 "개인사업자들이 모듈을 만들어 납품하는 경우도 있지만 전문성이 떨어지는 것이 사실"이라며 "트론은 셀의 밸런스를 맞춰 업체에서 필요로하는 모듈을 설계, 제작하는 기술을 보유고 있다. 적정 용량의 셀을 선별하고 업체의 요구에 맞게 모듈을 제작해 테스트·납품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국내 시장뿐만 아니라 해외 시장을 개척하기 위한 연구개발도 매진하고 있다.

그는 지난 2015년 창업선도대학 육성사업 창업아이템화사업에 선정돼 내구 온도를 한층 끌어올린 새로운 초고용량 커패시터 개발에 착수했다.

대부분의 커패시터의 내구 온도는 65~75도지만 그는 85도까지 견딜 수 있는 제품을 생산, 지속적으로 연구하고 있다.

국내나 일본의 커패시터 관련 대기업들이 '용량'과 '전압'으로 경쟁을 펼칠 때 후발주자인 그가 택한 틈새시장이다.

김 대표는 "사막지역 등 온도의 영향을 많이 받는 해외 지역에서는 이 커패시터가 더 안정적일 수 있다"며 "대기업들은 온도에 대한 내구성은 크게 생각하지 않고 있지만 실질적으로는 크게 작용하는 부분이다. 아직 양산화 되진 않았지만 조금씩 납품이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미래형 사업 '축전식탈염장치'

김 대표는 초고용량 커패시터 사업과 함께 '축전식탈염장치(Capacitive Deionization)' 개발에 심혈을 쏟고 있다.

축전식탈염장치는 '전기이중층(Electrical Double Layer)' 원리를 이용해, 알루미늄 호일 양측 면에 탄소를 입혀 전기를 흘리면 탄소 표면에 물 속의 미네랄(철분) 등이 흡착되는 장치다.

가정에서 사용하는 정수기의 개념과는 거리가 있는데, 이 장치는 정수(淨水)보다는 연수(軟水) 개념이다.

일반적인 지하수를 발전기나 원예농장 등에서 사용할 수 있는 칼슘과 마그네슘이 일정 비율 이하로 함유된 물로 만드는 것이다.

김 대표는 대학원 학위 과정을 밟으면서 이 제품 개발을 위탁받아 진행했다.

그러나 당시에는 적당한 소재가 개발되지 않았던 시점이었던 터라 비슷한 연구 개발을 진행한 국내의 한두개 업체도 손을 놓을 수 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시간이 지나면서 축전식탈염장치를 만들만 한 소재가 개발됐고, 김 대표는 이 제품을 개발하기 위해 다시금 열을 올리고 있다.

김 대표는 "이 기술은 발전기나 원예농장에서 사용되는 기계에 철분을 다량 함유한 물이 공급되면 녹이 스는 등의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며 "철분을 완전히 제거한다고 좋은 것이 아니다. 일정 비율 이하로, 용도에 맞게 철분을 제거할 수 있도록 필터링 할 수 있도록 개발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초고용량 커패시터를 창업 초기 사업유지 목적으로 시작했다면 축전식탈염장치 개발은 미래형 사업으로 계획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 성홍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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