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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2.07.23 15:23:42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박천호

영동 황간초 교장

모두가 잘 아는 조선시대 오성 이항복 대감의 어릴 적 감나무에 관한 일화. 오성네 집 마당에 있는 감나무가지가 이웃에 사는 대감 집 담장을 넘어갔다. 대감 집 하인들이 담 넘어 온 가지의 감을 땄다. 이것을 본 오성이 감을 돌려달라고 하자 하인들은 상전의 명이라 거역할 수 없다고 했다. 그러자 오성은 대감을 찾아가 안방 문풍지를 뚫고 주먹을 집어넣었다. 그리곤 "이건 누구의 팔입니까·" 하고 물으니, 이웃집 대감이 "네놈의 팔이 아니더냐·"하고 답했다. 오성이 말하기를 "그렇습니다. 그러면 담장을 넘어 온 감나무 가지 감은 누구네 것입니까·"라고 묻자 대감이 더 이상 할 말이 없었다고 한다.

우리 학교 운동장 주변에도 감나무가 여러 그루 서있다. 우리 학교뿐 아니라 영동의 산과 들에는 어디를 가도 감나무들이 지천으로 늘어서 있다. 어디 그 뿐이랴. 영동을 지나는 도로 곳곳에도 어김없이 감나무가 모습을 드러낸다. 아마 가을에 영동을 다녀가 본 적이 있는 사람들은 영동의 가로수가 감나무라는 것을 다 알고 있을 것이다. 하늘 푸른 가을날, 지나치는 차창을 통해 들어오는 탐스러운 감들을 보면 저절로 탄성이 터져 나온다. 영동군은 감나무 가로수 길을 효율적으로 가꾸기 위해 조례를 제정하여 관리하고 있다. 주민들이 자기 집 앞에 있는 감나무를 직접 관리하게 하고, 첫서리가 내릴 무렵 이웃과 함께 수확해 나누어 갖는다. 그런 연유로 영동의 감나무 길은 잘 보전되고 있으며, 전국 아름다운 거리 숲 경연에서 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지금은 포도, 사과, 복숭아 등 다양한 과일이 생산되고 있지만, 예전엔 호두와 감이 이곳에서 주로 재배되었다. 그래서 영동사람들은 어느 지역 못지않게 감을 아끼고 사랑한다. 더욱이 영동에서 생산되는 곶감이 전국적인 명성을 얻어 농가 소득에 큰 몫을 하기 때문이다. 수확한 감은 10여 일 동안 저온저장고에서 숙성한 뒤 정성들여 깎아 매달게 되는데, 한 달여 동안 이렇게 자연건조 과정을 거치면 감칠맛 나는 곶감이 된다. 곶감용 감은 주로 둥시를 사용하는데, 다른 감보다 과육이 단단해 곶감으로 적합하기 때문이다. 소백산 자락아래 위치한 영동은 일교차가 큰 지리적 특성으로 인해 곶감의 당도가 설탕과 비슷한 50~60 브릭스나 된다고 한다. 이런 뛰어난 맛과 명성으로 지난해 영동군내 곶감 생산농가들의 전체 수익은 330억 원 정도라니 농가소득으로 단단히 한몫을 하고 있다.

토오-옥 톡/ 골목길 따라/ 감꽃 지는 소리

쉬이-잇 쉿/ 제 풀에 휘어진 가지/ 단물 오르고

짤그락 짤그락/ 느티나무 그늘 속으로/ 공깃돌 던지면

묵은 장독대/ 어깨 너머로/ 속절없이 감꽃 지는데

한나절 멀다하고/ 배시시 솟는/ 열두 살 계집아이 젖멍울

- 박천호, 「감꽃 지는 소리」전문

그간 이런저런 이유로 감 고을에 살면서도 감나무를 갖지 못했다. 그러다 지난해에 아버지 산소 근처의 자그마한 밭에다 감나무 몇 그루를 심었다. 다행히 올해는 감나무가 잘 자라 가을엔 감도 좀 딸 것 같다. 아내는 감이 달렸다는 소리에 벌써 부터 곶감 만들 준비로 야단이다. 초록빛 잎사귀아래 열두 살 계집아이 젖멍울만한 감이 이제 겨우 몇 개 맺혔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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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일보] 지난 1961년 출범한 사단법인 대한가족계획협회가 시초인 인구보건복지협회는 우리나라 가족계획, 인구정책의 변화에 대응해오며 '함께하는 건강가족, 지속가능한 행복한 세상'을 위해 힘써오고 있다.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조경순 인구보건복지협회 충북세종지회장을 만나 지회가 도민의 건강한 삶과 행복한 가족을 지원하기 위해 하고 있는 활동, 지회장의 역할, 앞으로의 포부 등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 봤다. 조경순 지회장은 "인구보건복지협회 충북세종지회는 지역의 특성에 맞춘 인구변화 대응, 일 가정 양립·가족친화적 문화 조성, 성 생식 건강 증진 등의 활동에 앞장서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자신의 33년 공직 경험이 협회와 지역사회의 협력 네트워크를 강화하는 일에 도움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충북도 첫 여성 공보관을 역임한 조 지회장은 도 투자유치국장, 여성정책관실 팀장 등으로도 활약하고 지난 연말 퇴직했다. 투자유치국장으로 근무하면서 지역의 경제와 성장에 기여했던 그는 사람 중심의 정책을 통해 충북과 세종 주민들의 행복한 삶과 건강한 공동체를 만드는 일에 참여할 수 있다는 점에 비상임 명예직인 현재 자리로의 이동을 결심했다고 한다. 조 지회장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