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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2.06.11 15:29:25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박천호

영동 황간초 교장

전남 구례에 있는 조선시대 고택 운주루에는 특별한 쌀뒤주가 있다. 이 뒤주에는 '他人能解(타인능해)' 라는 네 글자가 씌어져 있는데, 이는 주인 외에 다른 사람이 뒤주 문을 열어도 된다는 뜻이다. 뒤주의 문을 주인이 아닌 다른 사람이 열어도 된다고 허용한 것은 참으로 파격적인 발상이 아닐 수 없다. 나눔과 배려의 정신이 깃들어 있는 이 뒤주는 낙안 군수였던 류이주의 생활철학에서 나왔다. 실제로 운주루에 있는 이 뒤주는 마을에 배고픈 사람이 생기면 누구나 쌀을 퍼 갈 수 있도록 했다. 일제 강점기와 한국전쟁의 혼란 속에서도 운주루가 그 원형을 보존할 수 있었던 이유도 이웃과 공존하는 '나눔의 정신'이 배어있었기 때문이라고 한다.

지난 2003년 도입된 '충북교육사랑카드'는 도교육청에서 학생과 교직원의 복지 향상을 위해 농협중앙회와 제휴해 만든 신용카드로 사용금액의 일정액을 복지기금으로 조성한다. 충북도교육청은 지난해까지 모두 17억5568만원의 복지기금을 조성해 난치병학생과 소년소녀가장, 조손가정, 다문화가정 등 소외계층 학생 7천여명에게 기금을 전달했다.

도내 교직원들이 참여하는 제자사랑 실천을 위한 '사랑의 우수리 모금 운동'도 해마다 회원이 늘어나고 있다. 매월 급여액 중 1000원 미만의 자투리(우수리)를 모금하는데, 지난 2005년부터 7년간 4억3천여만원을 모아 도내 저소득층 자녀 및 난치병 학생 157명의 치료비를 지원했다고 한다.

영동교육지원청에 근무하는 이백여 명의 교직원들로 구성된 '물방울 봉사회'도 꾸준히 지역에서 봉사 활동을 펴고 있다. 이들은 매달 회원들이 내는 회비로 기금을 조성하여 지역 내 사회복지시설 방문, 저소득층 학생 장학금 지급, 사랑의 열매 모금사업 지원 등 활발한 봉사활동을 펼치고 있다. 내가 근무하는 황간면에도 '유희문화재단'이라는 아주 특별한 장학재단이 있다. 고 장유환 여사는 작고하기 전 자식들에게 해방 이후부터 6.25 한국전쟁 동안 살았던 시댁 황간 지역이 교육여건과 지역 환경이 열악한 것을 안타까워하면서 자신이 평생 모은 재산을 황간 지역의 인재양성을 위한 장학 사업에 쓰겠다는 뜻을 밝혔다. 아들인 오승일 이사장 형제들은 어머니의 훌륭한 뜻을 받들기로 하고, 곧바로 '유희문화재단'을 설립해 2007년부터 황간 지역 초·중·고 학생들에게 정기적으로 장학금 전달 등 장학 사업을 펼치고 있다. 이 재단은 학교의 장학 사업 외에 설과 추석 명절에 황간 지역 모든 경로당에 쌀을 보내는 나눔의 행사도 아울러 하고 있다.

우리 조상들은 일찍이 향약, 두레, 품앗이 등을 통해 마을 단위로 서로 돕고 나누는 아름다운 전통을 갖고 있었다. 특히 향약의 덕목 중 환난상휼(患難相恤)은 수재, 화재, 도적을 맞은 경우, 병에 걸려 앓을 때, 상을 당하였을 때, 억울하게 죄를 얻었을 때, 생계가 어려울 때, 부모 없는 어린 자녀들이 의지할 곳이 없을 때 서로 힘을 합해 도와주는 것을 규정한 것으로 오늘날 나눔의 의미와 비슷하다. 얼마 전 자신의 재산 99%를 사회에 기부키로 한 미국의 워렌 버핏 회장은 '부자는 자기 재산의 1% 이상을 쓴다고 해도 행복과 삶의 질이 높아지지 않지만, 나머지 99%는 다른 사람들의 건강과 삶의 질에 엄청난 영향을 줄 수 있다.' 라고 기부의 의미를 설명했다. 요즘 너나없이 모두가 살기 어렵다고 야단이다. 하지만 우리 민족은 그럴수록 서로 아껴주고 도와가며 어려운 난관을 슬기롭게 헤쳐 나왔다. 나눔을 통해 기쁨은 두 배가 되고, 슬픔은 절반이 되는 따스한 세상이 되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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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경순 인구보건복지협회 세종충북지회장 인터뷰

[충북일보] 지난 1961년 출범한 사단법인 대한가족계획협회가 시초인 인구보건복지협회는 우리나라 가족계획, 인구정책의 변화에 대응해오며 '함께하는 건강가족, 지속가능한 행복한 세상'을 위해 힘써오고 있다.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조경순 인구보건복지협회 충북세종지회장을 만나 지회가 도민의 건강한 삶과 행복한 가족을 지원하기 위해 하고 있는 활동, 지회장의 역할, 앞으로의 포부 등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 봤다. 조경순 지회장은 "인구보건복지협회 충북세종지회는 지역의 특성에 맞춘 인구변화 대응, 일 가정 양립·가족친화적 문화 조성, 성 생식 건강 증진 등의 활동에 앞장서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자신의 33년 공직 경험이 협회와 지역사회의 협력 네트워크를 강화하는 일에 도움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충북도 첫 여성 공보관을 역임한 조 지회장은 도 투자유치국장, 여성정책관실 팀장 등으로도 활약하고 지난 연말 퇴직했다. 투자유치국장으로 근무하면서 지역의 경제와 성장에 기여했던 그는 사람 중심의 정책을 통해 충북과 세종 주민들의 행복한 삶과 건강한 공동체를 만드는 일에 참여할 수 있다는 점에 비상임 명예직인 현재 자리로의 이동을 결심했다고 한다. 조 지회장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