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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2.02.20 15:42:35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박천호

영동 황간초 교장

빛나는 졸업장을 타신 언니께/꽃다발을 한 아름 선사합니다./물려받은 책으로 공부 잘하며/우리는 언니 뒤를 따르렵니다.//잘 있거라 아우들아 정든 교실아/선생님 저희들은 물러갑니다./부지런히 더 배우고 얼른 자라서/우리나라 새 일꾼이 되겠습니다.//졸업식 노래 중에서

지금으로부터 사십여 년 전, 6년간의 학업을 마치고 떠나는 졸업식장에서 이 노래를 부르면서 펑펑 눈물 흘렸던 기억이 새롭다. 그 시절엔 중학교가 의무교육이 아니었기에 졸업한 친구들 중 절반 정도만 진학을 했다. 그래서 정든 교정과 선생님 곁을 떠나야하는 아쉬움에 너나없이 많이 울었다. '형설의 공'이란 의미를 지닌 금박의 반딧불이가 붙여진 식장 앞에서 재학생 대표의 송시를 들으며 간신히 눈물을 참다가, 졸업식 노래를 부르면서 조금씩 훌쩍거리기 시작해서 삼절을 부를 때쯤이면 온통 울음바다가 되곤 했다.

나 역시 졸업식장에서 눈물을 흘렸다. 하지만 내가 울었던 것은 헤어진다는 슬픔 외에 다른 이유가 있어서였다. 그것은 바로 6년 개근상을 타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아버지께서도 무척이나 아쉬웠는지 졸업식이 끝난 뒤 담임선생님을 찾아가 자초지종을 물으셨다고 한다. 그러자 담임선생님께서 일학년 때 결석이 한 번 있었다며 생활기록부를 보여 주셨단다. 한참동안 지난 기억을 되돌려보니 일학년 입학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외할머니께서 돌아가셨다. 요즘처럼 전화가 없던 시절이라 학교에 가서 사정을 말씀드려야했는데, 마침 자전거로 출근하시던 담임선생님을 길에서 만나 것이었다. 아버지께서 외할머니 상갓집에 나를 데리고 가야겠다고 하자 담임선생님께서 다녀오라고 허락을 했다는데, 결국 그날 결석처리가 된 것이었다. 당시엔 우등상 못지않게 6년 동안 단 하루도 빠지지 않고 성실하게 다녀야 받는 6년 개근상을 더 자랑스럽게 여기던 시절이었다.

그런데 시대가 변하고 세상이 바뀌면서 근면과 성실의 상징이던 개근상의 의미가 점차 사라지고 있다. 제7차 교육과정이 시행되면서 가족단위 현장체험학습이 허용되었기 때문이다. 즉 학교장이 교육적으로 효과가 있다고 판단된 경우, 보호자 동의를 얻어 교외체험학습을 허가 할 수 있게 된 것이다. 가정에서 학부모가 가족단위 현장체험학습을 신청하면 학기당 일주일 범위 내에서 가족 및 친척 간의 행사 참여, 가족여행, 친인척 방문 등을 허용해 준다. 따라서 학교에 등교하지 않아도 출석으로 인정받을 수 있다. 그러다보니 시내 학교에선 주말이 되면 꽤 많은 학생들이 현장체험학습 신청을 한다. 결국 몸이 아파 학교에 못 오면 결석이지만, 부모와 함께 가족 여행을 체험학습으로 신청하면 출석으로 인정이 되는 것이다. 사정이 이러다보니 많게는 일주일 정도 학교에 오지 않아도 개근상을 타는 일이 생기게 되었다.

비록 공책 한 권으로 받는 보상이었지만 그 시절 개근상은 근면과 성실의 기준이었다. 그래서 머리가 지끈거리고 아랫배가 아파도 참고 억지로라도 학교에 가곤 했다. 요즘은 일 년 개근상은 생활기록부에만 기재하고 아예 상장조차도 주지 않는다. 졸업식장에서 학생들에게 여러 가지 상을 주면서 문득 개근상의 진정한 의미를 되새겨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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