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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천호

영동 황간초 교장

중국 하나라의 우왕(禹王)은 치산치수(治山治水)를 잘해서 요나라 순(舜) 임금으로부터 천자 자리를 물려받았으며, 태평성대를 구가한 성왕으로 칭송 받았다. 예로부터 존경받는 지도자들은 통치의 근간으로 산과 물의 관리를 아주 중요하게 여겼다. 나라를 다스리는 근본 원리는 자연을 잘 관리하여 백성들이 얼마나 편안하게 생활하느냐에 달려 있었기 때문이었다.

조선 역시 전형적인 농업 국가였기에 농사철을 앞두고 내리는 비의 양에 대한 관심이 높았다. 조선왕조실록에 의하면, 민간에서 모내기 철에 오는 비를 '태종우'(太宗雨)라고 불렀다고 한다. 이는 태종이 죽기 직전에 날이 가문 것을 걱정하여 "지금 가뭄이 심하니 내가 죽어 영혼이 있다면 이 날 비가 오게 하겠다."라고 했는데, 그 뒤 태종의 기일엔 어김없이 비가 왔다는데서 유래한 말이다.

세종의 아들인 문종도 강수량에 대해 관심이 많았다. 세종 23년(1441년) 실록에는 '근년 이래로 세자가 가뭄을 근심하여, 비가 올 때마다 젖어 들어간 깊이를 땅을 파고 살펴보았다. 그러나 정확하게 비가 온 양을 알지 못하였으므로, 구리로 그릇을 만들어 빗물이 고인 깊이를 조사하였다.' 라고 적어 놓았다. 그리고 그해 8월 세종실록에 '측우기'라는 명칭이 나오고, '쇠로 그릇을 부어 만들어 대 위에 올려놓고 비를 받았다'라고 했다.

청주기상대에 의하면 올해 5~6월에 우리 지역에 내린 강수량이 평년의 40% 수준이라고 한다. 백 년만의 가뭄 앞에서 간이상수도를 사용하는 고지대 마을들은 식수 문제가 심각하여 급수지원을 받고 있는 실정이다. 다행히 머지않아 장마전선이 북상하여 가뭄이 해소될 전망이라고 한다. 그러나 일각에선 가뭄 뒤에 장마로 인한 홍수의 피해를 걱정하고 있으니, 참으로 자연의 이치는 인간의 힘으로 극복하기엔 한계가 있는 것 같다.

우리 고장 제천에 현존하는 국내 최고(最古)의 저수지인 의림지는 그런 면에서 우리 조상들의 물 관리에 대한 지혜를 엿볼 수 있는 수리시설이다. 요즘 전국적으로 가뭄 피해가 잇따르고 있지만, 의림지 덕분에 제천지역엔 가뭄 피해가 거의 없다고 한다. 수천 년 전에 축조한 수리시설이 후손들에게 그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는 것이다.

몇 년 만에 고향에 돌아와 큰 맘 먹고 텃밭을 일구었다. 시장에 나가 상치며 쑥갓 씨앗을 사다 뿌리고, 토마토, 오이 모종도 심었다. 텃밭 가장자리 거친 땅에는 옥수수 씨앗도 몇 알씩 넣었다. 초보 농사꾼이기에 아침저녁으로 노심초사 물을 주고 풀을 매며 가꾸었다. 시간이 지나자 신기하게도 땅에서 싹이 나오고, 줄기가 자라더니 하나 둘 열매도 맺기 시작했다. 그런데 주말에 그만 청주를 다녀오느라 이삼일 물을 주지 않았더니 채소들이 금세 누렇게 시들어버렸다. 한 달 넘게 공들여 키운 채소들이 그만 말라 죽은 것이다. 일순간의 게으름으로 초보 농사꾼의 노력이 헛수고가 되고 말았다. 하찮은 채소 하나 가꾸는데도 농사꾼의 정성과 노력이 필요함을 새삼 깨달았다.

논어(論語) 선진편(先進篇)에 과유불급(過猶不及)이란 말이 있다. 정도가 지나치면 미치지 못한 것과 같다는 말이다. 비가 너무 안 오면 가뭄이 걱정이고, 너무 많이 오면 홍수가 걱정이다. 어쩌면 '태종우'(太宗雨)도 자연의 이치에 순응할 수밖에 없던 임금의 정성 어린 마음의 표현 아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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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경순 인구보건복지협회 세종충북지회장 인터뷰

[충북일보] 지난 1961년 출범한 사단법인 대한가족계획협회가 시초인 인구보건복지협회는 우리나라 가족계획, 인구정책의 변화에 대응해오며 '함께하는 건강가족, 지속가능한 행복한 세상'을 위해 힘써오고 있다.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조경순 인구보건복지협회 충북세종지회장을 만나 지회가 도민의 건강한 삶과 행복한 가족을 지원하기 위해 하고 있는 활동, 지회장의 역할, 앞으로의 포부 등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 봤다. 조경순 지회장은 "인구보건복지협회 충북세종지회는 지역의 특성에 맞춘 인구변화 대응, 일 가정 양립·가족친화적 문화 조성, 성 생식 건강 증진 등의 활동에 앞장서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자신의 33년 공직 경험이 협회와 지역사회의 협력 네트워크를 강화하는 일에 도움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충북도 첫 여성 공보관을 역임한 조 지회장은 도 투자유치국장, 여성정책관실 팀장 등으로도 활약하고 지난 연말 퇴직했다. 투자유치국장으로 근무하면서 지역의 경제와 성장에 기여했던 그는 사람 중심의 정책을 통해 충북과 세종 주민들의 행복한 삶과 건강한 공동체를 만드는 일에 참여할 수 있다는 점에 비상임 명예직인 현재 자리로의 이동을 결심했다고 한다. 조 지회장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