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맛 좋은 집 - 28. 청주 분평동 '이가네참부대찌개' [충북일보] 이정호 대표에게 부대찌개는 인상적인 음식이었다. 경기도로 첫 실습을 나갔던 청소년 시절 첫 회식에 만난 송탄부대찌개는 그야말로 특별했다. 다양한 햄과 소시지, 듬뿍 얹어진 마늘을 사골육수에 끓여낸 찌개는 그동안 알던 부대찌개 맛이 아니었다. 가지런히 놓인 재료들 위로 노란 치즈가 오른 모습은 예쁘기까지 했다. 그렇게 20여 년 동안 단골로 삼은 가게가 제 2의 인생을 시작하려던 이 대표의 머릿속에 가장 먼저 떠오른 것은 별로 이상할 일도 아니다. 가장 좋아하는 음식은 아니었어도 가장 생각나는 음식인 건 확실했다. 무작정 단골 가게를 찾아가 비법을 배웠다. 처음부터 쉽게 가르쳐줄리 없었다. 몇 주건 몇 달이건 계속 찾아갔고 그의 간절함은 결국 통했다. 배운다고 전부가 아니었다. 수 십 년 손맛을 따라가려면 계량화가 필요했다. 1년 정도 표준화 작업을 거쳤다. 20여년 품질경영 분야에 종사한 보람은 거기에서 나왔다. 셀 수 없이 많은 경우의 수를 샘플화 한 뒤 지인들을 동원해 최적의 맛을 찾아냈다. 부대찌개가 가진 부정적인 이미지는 덜어내고 싶었다. 햄과 소시지가 많이 들어있는 탓에 건강하지 못하다는 인식을 가진 손님들도 많았다. 이 대표는 이왕이면 건강한 부대찌개를 만들고 싶었다. 햄과 소시지에 들어간 첨가제 성분들은 최대한 걷어내고 파와 마늘을 더할 수 있는 만큼 더했다. 파 찌개냐고 묻는 이들이 있을 정도였지만 파가 주는 시원한 맛과 단맛에 금세 매료됐다. 다른 부대찌개보다 달큰하고 개운한 맛 덕에 식사는 물론 술안주로도 인기를 얻었다. 맛에 대한 연구는 거기에서 그치지 않았다. 맛의 달인들이 나오는 TV 프로그램은 모두가 교과서였다. 접목할 수 있을 것 같은 비법은 모조리 시도했다. 모든 비법이 공개되는 것은 아니기에 참담하게 실패하기도 했다. 밥에 우엉을 넣었다가 흙냄새가 나기도 하고 사골육수에 해조류를 넣으려다 미역귀 등이 국물을 온통 끈적이게 만들기도 했다. 야심차게 준비한 버섯가루가 국물 맛을 해쳐 하루 장사를 접은 적도 있었다. 그럼에도 지치지 않고 계속된 실험과 도전은 결국 이가네참부대찌개 맛을 완성했다. 사골육수에 시원함을 더할 조개가루와 깊은 맛을 내는 무말랭이 등이 그 비결이다. 사람들의 뇌리에서 부정적인 기억이 주는 힘이 더 강하다고 믿는 이 대표다. 부대찌개의 맛 뿐 아니라 밥과 동치미, 샐러드 등 함께 먹는 음식에도 신경 쓰는 이유다. 어느 것 하나라도 맛이 없으면 끝이라고 생각하는 거다. 부대찌개와 함께 먹기 좋도록 널찍한 대접에 담아내는 밥은 추정미만을 사용하고 다시마 육수를 섞어 압력밥솥에서 갓 지어낸다. 혼합미를 사용할 때는 시기별로 달라지던 밥맛이 일정하게 유지된단다. 부대찌개에 들어갈 김치와 밑반찬으로 쓰이는 동치미는 한 달에 한 번씩 김장을 통해 충당한다. 가게를 하기 전에는 상상도 못했던 노동 강도에 김장이 끝나는 날이 가장 행복한 날이라는 이 대표다. 식사 중 떠먹는 동치미의 깔끔한 국물 맛이 부대찌개의 칼칼한 국물과 최상의 조화를 이룬다. 옥수수샐러드도 인기다. 다양한 색상의 파프리카와 묘한 단짠 조화를 이루는 옥수수는 부대찌개가 나오기 전 입맛을 돋우기 때문이다. 1호 체인을 낼 때는 꼭 자신을 기억해 달라며 매주 방문하는 단골손님이나 송탄에서 이사 왔다며 그리워하던 맛을 만나게 해줘 고맙다는 손님들이 이가네참부대찌개의 활력소다. 이가네참부대찌개에는 언제나 변함없는 주인장의 마음가짐과 부대찌개 맛이 있단다. 이 대표의 마음가짐이 변하지 않는 한 이가네참부대찌개는 꾸준히 '참맛'을 낼 수 있지 않을까. / 김희란기자 khrl1004@nate.com
[충북일보] 의대 증원을 둘러싸고 의료계와 정부가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가운데 충북대학교병원 교수 1명이 사직을 선언했다. 이는 의정 갈등으로 인해 사직하는 첫 사례다. 충북대병원 김석원 정형외과 교수는 29일 의대 구관 첨단강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달 7일 충북대 의대 기자회견을 통해 사직 의사를 밝힌 후, 오는 5월 1일을 사직 희망일로 사직서를 제출했다"며 "다음 달 10일 마지막 외래진료를 끝으로 사직서 수리와 상관없이 병원을 떠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는 "정부의 의대 2천 명 증원안과 필수의료패키지는 아무리 이해해 보려고 해도 근거도 없고 문제가 있는 정책"이라며 "사직서 제출 후 한 달이 넘는 기간 동안 의대 정원 정상화를 위해 나름대로 싸움을 이어가며 노력했지만, 이제는 버틸 힘이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특히 지난 22일 고창섭 총장은 의대 교수들과 만난 자리에서 정부가 지원한다고 하니 다른 지방 거점 국립대병원 정도는 돼야겠다고 싶어 200명 의대 증원안을 냈다는 무책임한 발언을 했다"며 "정말 의대 정원이 200명이 된다면 그 학생들을 가르칠 자신이 없다"고 한탄했다. 김 교수는 자신이 돌보던 환자들에 대해서도 사죄
[충북일보] 7일 오전 10시부터 오후까지 충북 청주시 소재 충북대학교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주관한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렸다. 그러자 지역 곳곳에서 '무슨 일이 있느냐'는 문의전화가 빗발쳤다. 대통령실의 한 관계자는 이날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린 배경에 대해 "기존에 국가재정전략회의는 국무총리와 장·차관 등 국무위원 중심으로 열렸다"며 "이번에는 다양한 민간 전문가들을 참여시켜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를 듣고 정책의 현실 적합성을 높이고자 했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해도 왜 굳이 충북대에서 이번 회의가 열렸어야 했는지 궁금증은 해소되기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또 하나의 특징은 회의 장소가 충북대라는 점"이라며 "기존에는 주로 세종청사나 서울청사에서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었는데, 충북대를 이번에 택한 이유는 지방 발전, 지역 인재 육성을 포함한 지방시대와 연계해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고자 하는 대통령의 의지가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이 또한 대통령의 의지라는 부분을 제외하고는 일반 시민들의 궁금증을 해소시키는 것은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윤 대통령은 MZ세대인 충북대 학생들과 오찬 간담회를 열어 청년일자리, 지역인재 육성 등의 고민과
[충북일보] 정부가 30일 글로벌 혁신특구 지정을 확정 발표하는 가운데 충북은 첨단재생의료 특구로 지정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다. 이 분야의 최종 후보 지역으로 선정된 청주 오송은 인프라가 잘 갖춰졌고 바이오 개발 전주기를 지원할 수 있는 국내 유일한 클러스터이기 때문이다. 글로벌 혁신특구는 규제를 최소화하는 네거티브 규제가 적용된다. 오송이 유치에 성공하면 바이오와 첨단재생의료 분야에서 세계적 수준으로 도약하는데 탄력이 붙을 것으로 기대된다. 28일 충북도와 충북경제자유구역청에 따르면 중소벤처기업부는 30일 규제자유특구위원회를 열어 글로벌 혁신특구를 신규 지정할 예정이다. 앞서 중기부는 지난해 12월 충북(첨단재생바이오), 부산(차세대 해양모빌리티), 강원(AI 헬스케어), 전남(에너지 신산업) 4곳을 최종 후보지로 선정했다. 위원회는 규제·실증·인증·허가·보험 등 글로벌 기준에 맞는 제도가 적용되는 특구 지정을 결정해 5월 고시할 방침이다. 1차 관문을 무난히 통과한 충북은 최종 지정도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청지인 청주 오송은 연구개발 등의 기획 단계부터 실증, 사업화까지 원스톱 추진이 가능한 것이 최대 강점이다. 국내 바이오산업의 메
[충북일보] 가격 하락 영향으로 전국 마늘 재배면적이 감소세로 돌아섰으나 충북은 증가세를 유지했다. 29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4년 마늘·양파 재배면적 조사 결과'를 보면 올해 전국 마늘 재배면적은 2만3천291㏊로 2023년(2만4천700㏊)보다 5.7%(1천410㏊) 감소했다. 통계청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시작된 가격 하락 등의 영향으로 마늘 재배면적이 감소한 것으로 분석했다. 마늘과 달리 가격이 오른 양파는 기대 심리가 상승하며 재배면적도 늘었다. 전국 양파 재배면적은 1만8천628㏊로 2023년(1만7천282㏊)보다 7.8%(1천347㏊) 증가했다. 충북은 마늘·양파 재배면적 모두 증가했다. 충북 마늘 재배면적은 765㏊로 1년 전(669㏊)보다 14.2%(95㏊) 증가했고 양파 재배면적은 74㏊에서 137㏊로 84.9%(63㏊) 증가했다. 한편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의 농산물유통정보(KAMIS·카미스)를 분석한 결과 29일 기준 마늘 1㎏(상품) 가격은 9천854원으로 전년 대비 18.86% 하락했고 양파 1㎏(상품) 가격은 2천830원으로 21.21%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 안혜주기자 asj1322@han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