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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25.03.19 13:44:05
  • 최종수정2025.03.19 13:44:05

박주영

시인·수필가

오늘은 2025년 2월 14일, 우리부부는 농사일을 마치고 한가로운 하루를 즐기던 참이었다. 읍내리에 살고 계시는 윤무열 오라범네 집을 찾았다. 오라범은 우리를 반가히 맞이하면서 제주도 여행을 다녀오자고하신다. 8박 9일 장기간 여행을 계획하고계셨다. 남해 주위 작은 섬마을도 다녀오자면서 아내가 몸이 많이 안좋아서 신장 투석중인데, 이번 기회에 맘먹고 여행이라도 실컷 시켜주고 싶다고하셨다. 나는 그 동안 마음에 쌓였던 복잡한 생각 죄다 미뤄 놓고 제주도 여행에 동참하기로했다. 승용차를 배에 싣고 떠나기로 약속하고 떠날 준비를 마쳤다.

이번 여행 운전은 내 남편이 맡기로했다. 신나는 음악을 들으면서 음성을 출발해서 완도에 도착했다. 그곳에서 하룻밤을 지내기로하고 수산시장을 찾았다. 펄펄뛰는 돔과 해삼 등으로 시장 좌판에 앉아 주린 배를 달랬다. 달달한 해삼이 내 혀끝에서 녹아내렸다. 오라범의 지나온 삶의 이야기가 재미나게 들린다. 마음속에 담아 두었던 생각들을 풍란 뿌리처럼 내보이며 삶의 푸념을 털어낸다. 눈물이 말라 소금꽃을 피우던 속세의 좁디 좁은 가슴까지 모두 열어놓는다. 해놓은것 없이 풋풋한 청춘을 다 보내버렸지만 그동안 쌓인 이야기꽃이 샘물처럼 '퐁퐁' 솟고 깨알같이 '솨솨' 쏟아진다.

바닷길을 달린다. 겨울에도 쉬지않고 섬의 하루를 되새기며 길게 누워버린 바다는 뒤척이다가 지친 가슴을 껴안고있다. 세월의 흐름에 닳고 닳은 몽돌은 칙칙한 마음을 파도에 씻겨내며 세찬 바람을 잠재운다. 하늘을 날던 갈매기들도 '끼룩끼룩' 창공에 날개를 펼친다. 서산에 걸터 앉은 노을을 바라보면서 완도여행 첫날을 보냈다. 바람이 살살 등을 밀어주는 바닷가에서 움추렸던 기억의 상념들을 첫눈처럼 날려보내고, 서로 따스한 대화로 하루해를 조용히 덮는다. 우리일행은 바닷가 백사장 옆에 자리잡은 "휴" 펜션에 짐을 풀었다.

갯비린내 은은한 바닷가 마을에 돌바람이 사방을 흩트려 놓고 지나간다. 서풍의 바람속에 언뜻 보이는 하늘가에서 외로운 파도 울음소리를 듣는다. 큰 파도가 모여 가끔 바다를 성나게 하지만, 바위에 튀어오르다가 사라지는 물방울들이 방파제와 육지에 기대어 쉴곳을 찾는다. 우리는 준비해온 각종 먹거리로 저녁밥을 해먹었다. 오손도손 이야기소리가 들리는 밤을 5명이 한방에서 같이 지냈다.

다음날 아침 5시경에 기상했다. 파도 소리가 내 귓전에 들려 방파제를 향해 홀로 걸었다. 고스란하게 간직한 태고의 침묵을 껴안고 절벽 끝에 서 있는 작은 소나무들이 씩씩해 보인다. 차가운 흙속에 뿌리를 묻고 서 있는 나무들에게서 삶의 태동을 느끼며, 나는 속으로 중얼인다. "나무들아 겨울이 참 춥지? 머지않아 봄바람이 너희를 반겨줄테니 조금만 기다려~" 나무들과 대화를 나누며 명사십리 긴 백사장을 걸었다.

"오늘만큼만 마음이 늘 평화로웠으면~" 생각하면서 마음속 평온함을 꼭 껴안아주었다. 철썩이는 파도소리가 다정하게 나를 감싸준다. 점심 식사를 마친 뒤 완도 타워를 향해 차를 달렸다.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시내를 시원하게 내려다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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