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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록

한국교통대 중국어전공교수

예전에 아이들 수수께끼 중에 "내 것인데 남이 더 많이 쓰는 것은 무엇?"이라는 것이 있었고, 답은 물론 "이름"이다. 이름은 원래 부르라고 짓는 것이다. 이름의 한자어 '명(名)'은 '저녁 석(夕)' 아래에 '입 구(口)'가 붙어 있는 것인데, 저녁에 어두컴컴 해져서 얼굴을 알아보기 어렵게 되면 이름을 불러서 확인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옛날 사람들은 상대를 부를 때 이름을 거의 사용하지 않았다. 어른들의 이름을 '휘(諱)'라고 하는데, '휘'라는 말 자체가 "꺼리다, 피하다"라는 의미이다. 즉, '휘'는 원래 '이름'이라는 의미가 아니라 그 분을 지칭해야 하지만 피해야 하는 딜레마를 표현하는 말이다. 그러니 이름을 부르기 어렵다면 대신 사람을 부를 말이 필요한데, 어렸을 때는 '아명'을 쓴다. 우리가 옛날 사람들의 호나 자는 잘 알지만, 아명까지 아는 경우는 많지 않은데, 아마 아명이 가장 잘 알려진 역사적 인물은 역시 ≪삼국지연의≫에 나오는 조조일 것이다. 관도대전 조조는 궁지에 몰리고 있었는데, 그 때 원소의 부하였던 허유가 조조편에 붙으면서 단번에 원소를 격파하게 되었다. 그런데 허유는 자기 공만 믿고 조조의 아명을 부르며 "아만아, 아만아, 이게 다 내 덕분이다"라고 거만 떨다가 허저에게 맞아 죽는 내용이 나오기 때문이다. 어려서는 아명을 쓰다가, 20세가 되면 관례(冠禮)라 하여 일종의 성인식을 하면서 '자(字)'를 짓는다. 그 외에 '호'는 일종의 별명이라 남이 지어줄 수도 있고 자기가 지을 수도 있는 등 여러 개가 있을 수도 있다.

옛날 사람들이 이름 부르는 것을 꺼린 것에는 미신적 영향도 크다. 예컨대 아기의 아버지는 생후 3달이 되면 이름을 짓는데, 종이에 생년월일과 이름을 써서는 아주 깊숙이 숨겨 둔다. 옛날에는 생년월일과 이름만 알면 제웅 같은 지푸라기 인형을 써서 저주를 내릴 수 있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이런 사고방식은 여성에 대한 차별로도 이어진다. 이름이 밖으로 안 알려지게 하려면 가장 좋은 것은 사람 자체를 밖으로 안 내보내는 것이다. 그러니까 보호를 명분으로 하는 여성을 집안에만 있게 하는 것이다.

그런데 ≪예기≫<단궁>편에 보면 "유명, 관자(幼名, 冠字)", 즉 "어려서는 이름을 쓰고, 관례를 하고 나면 자를 쓴다"는 말이 보인다. 즉, 이름은 어린 사람에게나 쓰는 것이므로 손위 사람에게는 쓰지 않게 되는 것이다. 지금도 우리가 집안 어르신들 이름(함자)을 말할 때 그냥 이름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자, ○자"하고 말하는 것을 생각해보면 금방 이해할 수 있다. 일반인도 그러하니, 황제 쯤 되는 사람은 당연히 그 이름자를 백성들이 함부로 불러선 안 된다. 그래서 생겨난 것이 '피휘(避諱)'라는 것이다. 예컨대, 우리가 실제로 글자를 쓰지 못할 수는 있으나 '꿩'이 한자로 '치(雉)'라는 것 정도는 알고 있다. 그런데 정작 중국에서는 '꿩'을 '산계(山鷄:산닭)'라고 부른다. 그 이유는 한고조 유방의 황후인 여황후 이름이 '여치(呂雉)'로서 '꿩 치'와 같은 글자이기 때문이다. 그러니까 옛 사람들은 이름을 함부로 부르지 못하게 하는 것은 성공하였는데, 그 보다는 자랑스러운 이름으로 불려야 한다는 것이 더 중요했음을 알았다면 좋았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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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경순 인구보건복지협회 세종충북지회장 인터뷰

[충북일보] 지난 1961년 출범한 사단법인 대한가족계획협회가 시초인 인구보건복지협회는 우리나라 가족계획, 인구정책의 변화에 대응해오며 '함께하는 건강가족, 지속가능한 행복한 세상'을 위해 힘써오고 있다.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조경순 인구보건복지협회 충북세종지회장을 만나 지회가 도민의 건강한 삶과 행복한 가족을 지원하기 위해 하고 있는 활동, 지회장의 역할, 앞으로의 포부 등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 봤다. 조경순 지회장은 "인구보건복지협회 충북세종지회는 지역의 특성에 맞춘 인구변화 대응, 일 가정 양립·가족친화적 문화 조성, 성 생식 건강 증진 등의 활동에 앞장서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자신의 33년 공직 경험이 협회와 지역사회의 협력 네트워크를 강화하는 일에 도움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충북도 첫 여성 공보관을 역임한 조 지회장은 도 투자유치국장, 여성정책관실 팀장 등으로도 활약하고 지난 연말 퇴직했다. 투자유치국장으로 근무하면서 지역의 경제와 성장에 기여했던 그는 사람 중심의 정책을 통해 충북과 세종 주민들의 행복한 삶과 건강한 공동체를 만드는 일에 참여할 수 있다는 점에 비상임 명예직인 현재 자리로의 이동을 결심했다고 한다. 조 지회장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