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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23.04.06 17:47:34
  • 최종수정2023.04.06 19:19:47

박영록

한국교통대 중국어전공교수

"검은 토끼의 해"라고 신년 인사를 한 것이 엊그제 같은데 2023년도 어느덧 4월로 들어섰다. 매년 바뀌는 간지(干支)에 색을 입혀서 검은 토끼니, 푸른 용이니 하는 것은 고대로부터 내려온 음양오행 이론에서 나온 결과이다. 요컨대, 음양오행 자체는 '띠'와는 대응하지 않으며 "동-남-중앙-서-북"의 다섯 방위, "나무-불-흙(토지)-철-물"의 다섯 사물, "파란색-붉은색-노란색-흰색-검은색"의 다섯 색상, 그리고 "갑을-병정-무기-경신-임계"라고 하는 10개의 '천간'이 짝을 이뤄 대응하면서 만들어진 것이다. 이렇게 하면 "동방-갑을-나무-파란색, 남방-병정-불-붉은색, 중앙-무기-흙-노란색(황금색), 서방-경신-철-흰색, 북방-임계-물-검은색"의 조합이 만들어진다. 따라서 같은 색이 2년간 이어지므로 작년에 호랑이도 '검은색', 올해 토끼도 '검은색'이 되는 것이다.

각 방위별 색깔을 외우고자 한다면, "좌청룡(파란색)-우백호(흰색)", "남주작(붉은색)-북현무(검은색)"를 생각하면 되는데, "좌-우"는 북쪽에서 남쪽을 바라보는 것이 기준이므로 '좌(왼손쪽)'가 동쪽, '우(오른손쪽)'가 서쪽이다. 한국어에서 '오른쪽'을 '바른 쪽'이라 하는데, 재미있는 것은 몽골어도 오른쪽을 '바론 쭉'이라 하며 역시 서쪽을 나타낸다.

그런데 우리나라에서 예전에는 각 년도별 색깔을 그다지 따지지 않았는데, 이것이 지금처럼 유행하게 된 것은 대체로 2007년부터인 듯하다. 당시 60년에 한 번 오는 '황금 돼지해'라고 온 나라가 떠들썩했었고, 실제로 신생아가 예년 보다 5만이 늘었다고 한다. 재미있는 사실은 2007년은 '정해년'이므로 황금돼지해가 아니라 붉은 돼지해라는 점이다. 여기에 대해 역술인들은 "황금 돼지가 붉은 돼지해 중에서 으뜸"이라고 설명하는데, 역술계의 이론은 모르겠으나 "황금돼지해"라는 것은 역술과 관계없는 역사적 사건에서 생겨난 것이다. 고구려를 침공했던 수나라는 국가 기강이 엉망이 되고 가짜 동전이 횡행하였다. 그래서 당나라는 건국 직후인 621년에 화폐(동전) 제도를 개혁하였는데, 핵심은 무게 단위인 '수(銖)'를 엄격히 적용하는 것이었다. 그리하여 사회가 안정되고 경제가 발전하였는데, 627년에 당태종이 즉위하고 연호를 '정관'으로 선포하자, 사람들은 대박 나길 기원하며 그 해를 '금수년(金銖年)'이라 불렀다. 그 해가 마침 '정해년'이었는데, 중국어로는 '수'와 돼지 '저(猪)'가 발음이 같았으므로 당시 사람들은 정관 원년을 '정해 금저년(정해년 황금 돼지해)'라고 부르게 된 것이었다. 즉, '정해년'은 오행이론상 '붉은 돼지해'이면서 역사적 사건상 '황금 돼지해'라는 두 가지 색깔이 겹치게 된 것이다. 사실 "60년에 한 번 오는~"이라는 말은 하나마나 한 말인데, 모든 "색깔 + 띠"는 어차피 60년에 한 번씩 돌아오기 때문이다. 그러니 검은 토끼해도 60년 뒤에 다시 돌아오게 되는데, 그것이 '환갑'이다. 혹시 얼핏 생각하여 각 방위 마다 간지 2개가 대응하니까 같은 색깔의 띠가 30년 마다 돌아오지 않을까 생각될 수도 있으나, 10개의 천간과 12개의 지지는 순서상 홀수는 홀수끼리, 짝수는 짝수끼리만 대응한다. 따라서 중앙=황금색을 나타내는 천간인 '무·기' 중에 '무해년'은 있을 수 없고 '기해년'만 존재한다. 만약 '정해년'을 '황금 돼지해'라고 한다면, 60년 주기 안에 '황금돼지해'는 '정해년'과 '기해년'의 두 번이므로 다른 "색깔+띠" 보다 흔한 존재가 되어 버린다.

음양오행이 미신인지 과학인지는 중요하지 않다. 인간을 둘러싼 문화는 의외로 인간의 생체 유전자처럼 인간의 의식 속에 유전되므로, 좋든 싫든, 많든 적든 우리 의식 속에 들어와 있는 것이다. 중요한 것은 미신이든 종교이든 과학이든 지나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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