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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이 흐르는 수필 - 음악의 신동 아마데우스

모차르트 '아이네 클라이네 나흐트 무지크'

  • 웹출고시간2023.05.29 15:24:28
  • 최종수정2023.05.29 15:24:28

김숙영

수필가·음악인

아파트 정원의 산딸나무가 하얀 고깔을 단정하게 쓰고 눈부시다. 나무는 녹음을 자랑하며, 맑고 순수한 하얀 꽃으로 사랑의 노래를 부르고 있다. 정원을 바라보며 모차르트 '아이네 클라이네 나흐트 무지크'의 주제를 맑은 선율로 품어본다.

볼프강 아마데우스 모차르트(Wolfgang Amadeus Mozart)는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에서 태어났다. 어려서부터 음악에 뛰어난 재능을 보여 '음악의 신동'이라 불렸다. 아마데우스는 '신에게 사랑받는 자'라는 뜻으로 풀이된다. 모차르트는 모든 분야에 1천여 곡이 넘는 명품 곡을 남긴 불후의 작곡자다. 오페라 '돈죠반니', '요술피리', '피가로의 결혼' 교향곡 ' 39번', '40번', '41번'을 대표작으로 서술해보련다.

볼프강 아마데우스 모차르트

어린 모차르트가 남긴 재미있는 이야기를 펼쳐본다. 여섯 살 신동 아마데우스가 아버지를 따라 누나와 유럽 순회 연주의 길을 떠났다. 빈의 쇤 부른 궁정에서 역사상 여걸 '마리아 테레지아' 황후 앞에서 연주하게 됐다. 그는 거울같이 아른아른한 마루 위에 넘어졌다. 이때 놀라 친절히 안아 일으켜준 한 소녀가 있었다. "당신은 퍽 친절합니다. 내가 자라거든 당신을 아내로 삼으리다" 하며 감사의 뜻을 표현했다. 그 소녀는 프랑스 루이 16세의 왕비로, 프랑스 혁명 때 단두대에서 처형당한 남편 뒤를 이어 형장의 이슬로 사라진 마리 앙투아네트다. 그 당시 모차르트보다 한 살 위인 공주님이었다. 어린 모차르트는 발랄한 성격으로 자신감을 유머러스하게 표현했으리라. 음악의 신동답다고 하련다.

세계적으로 대중에게 알려진 모차르트 명곡은 아마도 k525 '아이네 클라이네 나흐트 무지크 Eine Kleine NachtMusik'라고 특별하게 오버랩하련다. 이 곡을 음악 애호가들은 '작은 소야곡(小夜曲)' 또는 'G조 세레나데'라고도 부른다. '작은 소야곡(G조 세레나데)'의 흐름과 악곡을 살펴본다. 제1악장은 Allegro로 시작되는 4박자의 곡이다. 펼친 화음으로 힘차게 시작돼 제1주제를 구성하며 2개의 가락이 교차한다.

내가 강의하는 수강생들도 재미있게 배우며, 봄을 상징하는 듯 생명력 있게 연주한다. 서주 부분부터 한 옥타브 8도의 건반을 힘차게 쳐야한다. 손가락이 짧은 어린이들이 이 곡을 치려고 하는 모습은 대견스러우며, 예술인으로 가는 길이 보인다. 아기가 태어나며 우렁차게 아리아를 부르며, 손과 발을 움직인다. 이처럼 인간은 태어나면서 예술인이 된다고 할 터다.

이 곡은 동기를 지나 주제를 향하여 가는 선율이 단조로우며 깔끔한 오월의 향기가 서려 있다. 시작 부분 네 마디가 다듬어진 오월의 생명력으로 다가온다. 피천득의 수필 '오월'이 화답한다. 그는 "오월을 금방 찬물로 세수한 스물한 살 청신한 얼굴이다"고 단장한다. 이 아름다움이 곡의 주제 속에 피어나며, 풋풋하게 들린다. 작은 밤 음악 'G조 세레나데'는 음악 담당 교사로 있을 때의 추억으로 초록초록 피어난다.

내가 근무하던 학교는 도시의 중심학교라 큰 강당이 있었다. 더구나 도교육청 옆에 위치한 학교라 강당에서 교육청 행사를 자주 했다. 어느 날, 전국 교장 세미나가 있었다. 교육감님과 내빈이 입장, 퇴장할 때 학생들을 시켜 음악을 연주하라는 명을 받았다. 새 학기가 시작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단시간에 작품을 만들기가 쉬운 일이 아니었다. 혼잣말로 무람없다고 읊조리며 시뜻한 마음이었다. 그러나 거부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 결국은 '아이네 클라이네' 1악장 서주 부분만 행사 곡으로 만들어 합주했다.

그 당시 첫 아기를 임신 했을 때였다. 행사가 끝나고 힘이 들었는지 조산했다. 딸이 세상 구경을 빨리하고 싶었나 보다. 아마 작은 소야곡 세레나데가 포르티시모로 시작해 큰 소리에 놀랐나. 엄마가 일찍 보고 싶었나. 발랄하고 순수한 세레나데가 주는 느낌이랄까. 마치 신록처럼 싱싱함이 간절했을까. 엄마 뱃속에서 음악을 접한 딸은 피아노 전공을 했다. 이처럼 사유가 깊은 이 곡은 귀한 추억이 더없이 담겨 반짝이고 있다.

남편과 오스트리아 빈을 여행할 때를 곱씹어본다. 도로 명, 각종 물건들이 모차르트 사진으로 상품화돼 가득 차 있었다. 심지어 초콜릿 포장에도 모차르트가 그려져 있었다. 35세의 아까운 나이로 먼 곳으로 간 그를 그리며, 거리마다 이곳저곳 살피며 다닌 기억이 생생하다. 거리의 악사가 골목길에서, 모차르트 G조 세레나데 1악장 주선율을 바이올린으로 연주하고 있었다. 연주를 듣고 있던 음악 애호가들이 박수를 치며, 관람료를 열려있는 바이올린 통에 넣는 모습도 이채로운 풍경이었다. 어찌 그날, 그 모습을 잊을 수 있으랴.

유머 감각이 넘치고, 생기 넘치는'음악의 신동' 아마데우스를 떠올린다. 더없이 사랑스러움이 흐르는 그의 음악, '아이네 클라이네 나흐트 무지크: G조 세레나데' 작은 밤 음악 1악장 주선율을 피아노로 연주해본다.

서주가 힘찬 생명력으로 특별하다. 나의 세계가 손끝에서 사랑의 소리로 가득 차며, 희망의 파랑색과 신비의 보라로 영혼을 불러낸다.

윤슬처럼 빛나던 내 공주의 탄생을 옛 추억으로 그리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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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기업 돋보기 5.장부식 씨엔에이바이오텍㈜ 대표

[충북일보] 아무도 가지 않은 길을 개척해 나가는 사람이 있다. 국내 시장에 '콜라겐'이라는 이름 조차 생소하던 시절 장부식(60) 씨엔에이바이오텍㈜ 대표는 콜라겐에 푹 빠져버렸다. 장 대표가 처음 콜라겐을 접하게 된 건 첫 직장이었던 경기화학의 신사업 파견을 통해서였다. 국내에 생소한 사업분야였던 만큼 일본의 선진기업에 방문하게 된 장 대표는 콜라겐 제조과정을 보고 '푹 빠져버렸다'고 이야기한다. 화학공학을 전공한 그에게 해당 분야의 첨단 기술이자 생명공학이 접목된 콜라겐 기술은 어릴 때부터 꿈꿔왔던 분야였다. 회사에 기술 혁신을 위한 보고서를 일주일에 5건 이상 작성할 정도로 열정을 불태웠던 장 대표는 "당시 선진 기술을 보유하고 있던 일본 기업으로 선진 견학을 갔다. 정작 기술 유출을 우려해 공장 견학만 하루에 한 번 시켜주고 일본어로만 이야기하니 잘 알아듣기도 힘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공장 견학 때 눈으로 감각적인 치수로 재고 기억해 화장실에 앉아서 그 기억을 다시 복기했다"며 "나갈 때 짐 검사로 뺏길까봐 원문을 모두 쪼개서 가져왔다"고 회상했다. 어렵게 가져온 만큼 성과는 성공적이었다. 견학 다녀온 지 2~3개월만에 기존 한 달 생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