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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最古)의 금속활자 고려 '고금상정예문' 활자

  • 웹출고시간2015.11.09 13:28:15
  • 최종수정2015.11.09 14:09:02

이상주

중원대 한국학과교수

오늘 김활자여사는 아침부터 무척 긴장되었다. 집안에 약 천 년 동안을 전해내려온 가보를 공개감정받기로 한 날이다. 가보는 다름 아닌 한국에서 가장 오래된 고려 금속활자 '고금상정예문'을 인쇄한 활자이다.

이 활자의 존재를 알게 된 것은 얼마 전의 일이다. 남편이 본의 아니게 교통사고로 하세한 지 여러 해되었다. 물려받은 땅 마지기와 남편이 모아놓은 재산은 세 남매 교육비로 거의 다 써버렸다. 아이들 집도 사주어야하고 돈 쓸 데는 많은데 하는 일이 잘 되지 않아 돈이 벌리지 않았다. 일요일 피곤하기도 하여 누워서 텔레비전 프로를 보다가 눈과 귀가 번쩍했다. 문화재 관련 프로에서 시골 사과궤짝에 들어있던 책 한 권이 천 만원이라고 감정했다. 순간 남편이 죽기 전 조상대대로 내려오는 물건이니 절대 풀어보지 말고 잘 간직하라며 한지로 싼 종이뭉치 하나를 전해준 것이 생각났다. 깜박 잊고 있었는데 남편이 한 말이 웬지 맘을 다급하게 만들었다. 장롱 깊이 넣어둔 종이뭉치를 꺼냈다. 청얼치끈으로

십자로 묶은 끈을 풀었다. 한지를 벗겨내니 그 안에 작은 나무 상자가 들어 있었다. 상자 위에 한문 글씨를 쓴 종이를 붙여놓았다. 그 글씨를 그대로 베껴서 한문을 아는 이웃집 아저씨에게 물어보았다. "천년후개봉(千年後開封). 약기전(若其前), 개봉자(開封者) 필피살이멸문야(必被殺而滅門也). 천년 후에 개봉하라. 만약 그전에 개봉하는 사람은 피살되어 가문이 멸망된다"는 뜻이란다. 돈이 없어 죽을 판인데, 이래도 죽고 저래도 죽을 판, 속 시원하게 속에 든 물건을 확인하고 죽자고 맘먹었다. 작은 나무상자를 여니 그 안에 쇠로 만든 활자가 100개나 들어 있었다. 한지로 만든 봉투도 들어있다. 그 안에 들어있는 종이에 써져 있는 글씨를 이웃집 아저씨에게 가서 물어보았다. "차주자자(此鑄字者) 인상정예문지자야(印詳定禮文之字也). 차활자(此活字) 흥가지보야(興家之寶也) 고려고종(高麗高宗) 이십일년(二十一年) 최춘추지(崔春秋識). 이 주조한 활자는 詳定禮文을 찍은 활자이다. 이 활자는 가문을 일으키는 보배이다. 고려 고종 21년 최춘추가 기록하다."라는 뜻이란다. 그리고 책을 찍은 연도가 인쇄된 마지막 장도 접어서 넣어놓았다. 이웃집 아저씨는 한 동안 말을 하지 못했다.

김활자여사가 오늘 상정예문활자와 간기를 인쇄한 마지막 장을 공개하기로 한 것이다. 증도가자 한 개 당 천 만원에 샀다는 기관이 있다는 언론보도도 있었다. 활자 100개의 감정가는 100억, 간기를 찍은 종이 한 장이 1억이다. 예상은 했지만 너무 어머어마해서 김활자여사는 깜짝 놀랐다. 깜짝 놀라 깨어 보니 꿈이었다.

얼마나 돈이 간절했으면 꿈을 꿀까. 그러나 허황된 꿈이기에 깨진 것이다. 김활자여사는 꿈을 통해 깨달았다. 이제부터 가난하더라도 망상은 버리고 실현가능한 꿈을 꾸자. 가문을 일으킬 꿈을 꾸고 자손 대대로 그 꿈을 달성하기 위해 공명정대하게 근실히 노력하자. 인생이 일장춘몽이라 하더라도 꿈을 꾸는 것만으로도 행복하다. 행복을 위해 꿈을 꾸자. 실현 가능한 꿈을, 홍익이 되는 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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