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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먼파워 - 최영선 KDB대우증권 청주 총괄지점장

결국 돈보다, 사람

  • 웹출고시간2015.02.12 16:11:42
  • 최종수정2015.02.12 16:11:17
"제게 맡긴 자산은 모두 귀한 보물입니다. 딸아이의 결혼자금, 자녀의 대학준비금, 노후생활자금 등 금액의 수치로 따질 수 없는 마음의 깊이가 담겨 있어요. 제가 꼭 마음에 품고 소중하게 대하는 고객들입니다."

3천억을 관리하는 대우증권 최영선(45)총괄지점장의 사람을 앞세우는 따뜻한 한 마디는 그대로 내적 울림이 되어 귀를 열게 만들었다.

물질적 크고 작음의 문제가 아니라, 진정한 삶의 가치를 보는 안목이 빛났다.

결국 돈보다, 사람이다.

백화점 커피숍에서 차를 마시며 그녀는 스치듯 말했다.

"이런 순간을 한번쯤 꿈꿨어요. 근사한 커피숍에서 이 시간에 차를 마셔보는 것을요…."

이 한 마디 말로 치열한 현장에서 그녀가 얼마나 바쁘게 뛰어왔을지 짐작이 되었다.

점심시간이 막 지난 오후의 커피숍은 한산한 만큼 평안한 분위기였다.

찬찬히 주변을 살피는 그녀의 눈길에서 모처럼 갖는 여유가 묻어났다.

처음 출발은 평범했다. 흔히 주식파트가 증권가에서 최고로 대접받는 분야였을 때, 그녀는 자산관리를 자청했다.

당시에는 한직과도 같아 주목받지 못하는 외톨이 부서였다.

"처음 자산관리를 맡고 영업을 시작했을 때, 잔고가 1억에도 못 미쳤어요. 지금은 3천억 대를 관리하고 있죠. 금융영업도 많은 경쟁자가 있기 마련인데 모든 고객에게 진정성을 갖고 임했던 것이 지금까지 순항한 것 같습니다."

넘지 못할 산처럼 고된 시절도 있었다.

1999년 한국재계 서열 2위 대우그룹이 해체된 '대우사태'였다.

그중 주로 자산과 채권을 관리하는 대우증권의 파문은 상상을 넘었다.

그 여파는 고스란히 직원들에게 역풍으로 몰아쳤다.

"대우사태의 파장은 힘겨웠어요. 영업을 위해 한 기관을 방문했는데 유리문에 '잡상인 및 대우증권직원 출입금지'란 표시가 붙어있는 겁니다. 만감이 교차했죠. 그 앞에서 스스로 다짐했어요. '일은 사람이 하는 것이고, 결국 이로움을 준다는 확신을 드리면 고객의 마음은 끝내 열릴 것'이라고요. 제가 좋아하는 사자성어가 수적천석(水滴穿石)입니다. 아무리 작은 물방울이라도 끊임없이 떨어지면 결국에 돌을 뚫잖아요?(웃음)"

처음에는 힘없이 작은 물방울이었지만 그 안에 고객을 헤아리는 마음과 자신의 진정성을 담자, 점차 세찬 물방울로 변했다.

수없이 고객의 마음을 두드리고 또 두드렸다. 고객들이 조금씩 마음을 열었다.

그녀는"이제 고객이 기침만 해도 무엇이 불편한지 알만큼 그 법인의 집사가 됐죠."라며 해맑게 웃는다. 스스로'집사'라 칭하며 낮췄다.

그녀는 단순히 고마진 상품 판매로 인한 단기이익 창출보다, 자산관리의 시작부터 사후관리까지 모든 프로세스를 철저히 고객중심으로 운영했다.

고객에게는 따뜻하게 대하되, 투자와 회수하는 타이밍은 차갑고 냉철하게 판단했다.

그렇게 고객과의 신뢰를 쌓아가며, 장기적이고 지속적인 거래를 단단하게 유지해왔다. 그런 이유일까.

그녀의 고객은 대부분 10년이 넘은 장기 우량고객들로 구성되어 있다.

'한번 신뢰를 준 고객은 좀처럼 움직이지 않는다.'는 금융계의 속설처럼 15년 동안'고객이탈'은 손꼽을 정도였다.

"사원시절 거래하던 고객들이 모두 아직 터를 잡지 못한 전문가 집단 법인들이 대부분이었고, 미래도 불투명했다. 하지만 15년이 지난 현재 청주총괄지점장 역할을 수행하면서 지금까지 함께한 고객들은 거액자산가가 되셨어요. 그 법인들은 지금은 백배 이상 성장해, 지역경제를 책임질 만큼의 위치에 올랐습니다. 아름다운 상생(相生)이었죠."

절실함과 간절함의 차이는 무엇일까. 그녀는 명쾌하게 답변한다.

"절실함은 어쩐지 헝그리 정신 같은 것이 배어있어요. 어쩔 수 없이 하는 수동적인 형태라면 간절함은 능동적이죠. 책'시크릿'에서 말한 긍정의 법칙인거죠. 내가 하고 싶은 어떤 일을 모든 열정을 다하는 모습이랄까."

여린 모습이지만, 단단한 내공과 열정이 뭉쳐있는 그녀다. 그녀의 중심에는 늘 화두처럼 정직이 자리 잡고 있다.

"가끔 주변을 둘러보면 잔재주를 부리는 사람들만 성공한 것처럼 보이지만, 먼저 자신에게 정직하지 않고는 일을 이룰 수 없다는 것을 살면서 느낍니다. 금융은 가장 섬세하고 아름다운 세일즈라고 생각해요. 그렇기 때문에 여성이 가장 잘 할 수 있는 일 또한 금융이라고 확신합니다."

약 1시간 동안의 인터뷰가 차 맛도 잊은 채, 금방 시간이 지났다. 잔잔하지만 열정에 휘말린, 유쾌한 오후의 만남이었다.

/ 윤기윤기자 jawoon6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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