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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먼파워 - 이은희 ㈜대원 상무이사

'열정과 근성'으로 최연소 여성임원 자리 올라
독학으로 동서커피문학상 대상…충북수필의 희망으로 떠올라

  • 웹출고시간2015.01.29 18:01:28
  • 최종수정2015.01.29 18:01:14

편집자

본보는 이번 주부터 '우먼파워'라는 주제로 릴레이 연재를 시작한다. 각 분야에서 자신의 삶을 우뚝 세운 여성을 찾아 그들이 걸어온 길과 앞으로 나갈 길을 그려본다.
어느 날, 그녀에게 애완용 사슴벌레 '검댕이'는 특별한 문(門)이 됐다.

그 문을 열자 새로운 세상, 문학이 다가왔다.

"가족이 모두 외출하고 혼자 집에 있던 날이었어요. 자세히 살펴보니 검댕이의 까맣고 딱딱한 등이 온통 철망에 긁힌 상처로 뒤덮여 있는 게 아니겠어요. 철망에서 필사적으로 빠져나오려고 몸부림친 흔적이죠. 전, '검댕이'를 보면서 '인간인 내가 검댕이만도 못하구나.' 하고 깨달았죠. 녀석은 1.5센티미터 문을 빠져나가려고 처절히 버둥거리는데, 주위에 널린 많은 문을 두고도 나가보려고 시도하지 않았고 주위 환경 탓하며 만족을 못하는 저를 발견했어요. 제 인생을 다시 돌아보게 된 거죠."

2004년 동서커피문학상 대상수상 소감이다.

'검댕이'가 그녀의 삶으로 엉금엉금 기어들어와 앞으로 나아갈 가치관과 길을 만들어줬다.

충북수필에 새로운 희망으로 떠오르고 있는 이은희 작가는 현재 (주)대원 상무이사로 재직 중이다.

내면으로는 문학을 통해 삶을 다지고, 외면으로는 기업의 꽃이라는 임원에 올라 열정적 삶을 이어가고 있다.

점심시간이 되어 구내식당으로 가는 길에 만난 넓은 축구장을 보며 "이렇게 예쁜 잔디구장 봤어요·"라며 자랑한다.

그녀는 벌써 봄빛 가득한 푸른 잔디를 꿈꾸는 듯 미소를 머금고 지나는 사람들마다 스스럼없이 서로 인사를 나눈다.

동남아 쪽 사람들이 간간히 눈에 띈다.

"이곳은 베트남에서 온 근로자들이 많아요. 이곳에서 일을 배워 숙련된 일꾼으로 본국으로 돌아갑니다. 저들의 뒤에는 가족들이 있죠. 회사와 사람, 서로 희망을 품고 상생하는 겁니다."

돌이켜 보면 쉽지 않은 여정이었다.

집안 형편이 어려워 선택의 여지없이 실업계인 청주대성여상으로 진학했다.

졸업하던 해 (주)대원 공채시험에 합격, 19살의 나이에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근무한지 2년이 지날 즈음, 대학 다니는 친구들을 보며 현실과 이상의 갈등으로 고민도 했지만 틈만 나면 도서관에 살면서 방송통신대를 다녔다.

직장과 학교생활의 병행은 어려웠다. 만삭의 몸으로 기말시험을 보고 나서 그날 저녁 병원으로 달려가 첫 아이를 품에 안기도 했다.

직급이 올라갈수록 전문지식의 절실함을 느껴 충북대 경영대학원도 졸업했다.

그렇게 이론을 겸한 실무에 높은 성과를 올려 최연소 여성임원이 됐다.

"성공한 삶이라고 말하기엔 부끄럽다. 그러나 한가지만은 분명하게 말씀드릴 수 있다. 칠 남매 맏이로 태어나 형편에 따라 진로를 정했고, 환경을 탓하는 대신 성실하게 나의 부족함을 채우며 이 자리까지 왔다는 점이다. 삶의 비결이라면, 무모한 열정과 근성이다. 끝을 보고야 마는 근성 때문에 새로운 것을 시작할 때 많이 고민한다. 저 자신을 잘 알기 때문이다."

누군가에게 나침반이 될 수도 있을 듯한 삶의 철칙을 물었다.

"회사생활을 하면서 스스로 규칙을 하나 정했다. '월급을 타면 꼭 책 두 권 이상을 무조건 사서 읽자.'였다. 손에서 책을 놓은 적이 없었다. 틈나는 대로 종류 불문하고 섭렵한 것이 글쓰기에 밑받침이 된 것이다. 생업을 포기할 수 없어 오프라인 문학 강의를 들을 기회가 없었다. 이메일로 첨삭지도를 받아가며 독학했다. 글감이나 주제를 생활에서 취하고 진솔하게 엮어 그걸 인생에 좀 더 의미부여를 했다. 나에게 글쓰기는 삶의 허물벗기다."

그녀는 작가의 꿈을 안고 있는 후배들에게 이렇게 간곡히 조언했다.

"각종 전문지에서 작가를 무수히 배출하고 있는데, 무엇보다 작품집 한 권 분량 정도의 글쓰기는 연마해야 작가가 될 수 있다. 글 몇 편 가지고 책을 사주며 등단한다는 것은 자기 얼굴에 먹칠하는 일이다. 신춘문예와 각종 문학상 공모전 등 등단 기회가 열린 곳이 많다. 부디 작가의 꿈이 있다면, 애달픈 마음으로 많이 읽고, 많이 쓰고, 많이 생각하는 시간을 가져야 한다. 그렇게 열심히 정진하다 보면 저절로 좋은 기회가 찾아오리라 믿는다."

앞으로의 삶의 방향이 궁금했다.

"삶은 채움과 비움의 연속이다. 작가가 되기 전의 삶이 욕망을 채우는 일에 익숙한 것이었다면, 작가의 생활은 자기 안의 것을 독자에게 내어주는 비움의 삶일 것이다. 나의 깨달음이 그대가 가는 길에 도움이 되고, 희망이 되길 바라며 글을 짓고 있다."

그녀는 '즐겁지 않으면 인생이 아니다'의 저자 린 마틴 부부처럼 집을 팔고 세계 여러 나라에서 살아보기를 원하며, 성큼성큼 걷는 자유인을 꿈꾼다.

그 길에서 만난 대상을 오감으로 느끼고 그것을 온 몸으로 그려내는 노동의 기쁨을 즐기며 살고 싶다는 바람을 전한다.

/ 윤기윤기자 jawoon6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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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일보] 지난 1961년 출범한 사단법인 대한가족계획협회가 시초인 인구보건복지협회는 우리나라 가족계획, 인구정책의 변화에 대응해오며 '함께하는 건강가족, 지속가능한 행복한 세상'을 위해 힘써오고 있다.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조경순 인구보건복지협회 충북세종지회장을 만나 지회가 도민의 건강한 삶과 행복한 가족을 지원하기 위해 하고 있는 활동, 지회장의 역할, 앞으로의 포부 등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 봤다. 조경순 지회장은 "인구보건복지협회 충북세종지회는 지역의 특성에 맞춘 인구변화 대응, 일 가정 양립·가족친화적 문화 조성, 성 생식 건강 증진 등의 활동에 앞장서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자신의 33년 공직 경험이 협회와 지역사회의 협력 네트워크를 강화하는 일에 도움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충북도 첫 여성 공보관을 역임한 조 지회장은 도 투자유치국장, 여성정책관실 팀장 등으로도 활약하고 지난 연말 퇴직했다. 투자유치국장으로 근무하면서 지역의 경제와 성장에 기여했던 그는 사람 중심의 정책을 통해 충북과 세종 주민들의 행복한 삶과 건강한 공동체를 만드는 일에 참여할 수 있다는 점에 비상임 명예직인 현재 자리로의 이동을 결심했다고 한다. 조 지회장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