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름많음동두천 17.6℃
  • 맑음강릉 20.3℃
  • 구름많음서울 18.2℃
  • 구름조금충주 17.0℃
  • 맑음서산 18.6℃
  • 맑음청주 18.1℃
  • 맑음대전 18.5℃
  • 구름조금추풍령 19.0℃
  • 맑음대구 19.0℃
  • 맑음울산 20.0℃
  • 맑음광주 18.4℃
  • 맑음부산 19.1℃
  • 맑음고창 18.4℃
  • 맑음홍성(예) 18.0℃
  • 맑음제주 21.3℃
  • 맑음고산 18.8℃
  • 구름많음강화 15.3℃
  • 구름조금제천 17.2℃
  • 구름조금보은 17.3℃
  • 구름조금천안 17.8℃
  • 맑음보령 18.9℃
  • 맑음부여 18.7℃
  • 맑음금산 18.1℃
  • 맑음강진군 18.7℃
  • 구름조금경주시 20.7℃
  • 맑음거제 19.7℃
기상청 제공

최근기사

이 기사는 0번 공유됐고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신종석

충북중앙도서관 영양사

장마전선이 남부지방에서부터 점차적으로 올라오고 있다. 농촌에서 처음으로 수학하는 농산물이 감자이다. 감자가 가장 싸고 맛있는 계절이다. 감자가 환갑을 맞이한다는 하지가 지났다. 이제 본격적인 장마철이 시작 될 것이다. 하지는 24절기 중 10번째이다. 일 년 중 태양이 가장 높이 뜨며 낮의 길이가 가장 길다고 한다. 하지가 지나면 감자는 더 이상 알이 굵어지지 않으며 생장을 멈춘다고 감자환갑이라는 말을 하기도 한다. 또한 감자가 가장 맛있고 흔한 시기이기도 하다.

부모님이 농사를 지으신다며 지인이 보내온 감자 한 상자를 앞에 두고 걱정이 앞선다. 일 년 동안 먹고도 남을 양이다. 감자는 저장하기가 어려운 작물이라 더 부담스럽다. 큰 맘 먹고 보내준 그 분의 성의가 고마워 서라도 알뜰하게 먹어야 할 것인데 어떻게 먹을까 생각이 많아진다. 배부른 투정이다.

개망초 꽃이 흐드러지게 핀 언덕을 한참 올라가야 우리 집 감자밭이 있었다. 알이 굵어지기도 전에 조금씩 캐다먹는 감자는 우리의 주식 이였다. 어머니가 감자를 머리에 이고 내려오던 길에 하얗게 피어있던 개망초 꽃이 지금은 내 마음을 아리게 하는 꽃이 되었다. 장마가 시작될 즈음 감자는 우리의 주식이자 간식이며 구황식물 이었다. 그러나 그때는 그것을 알지 못했다. 감자하면 떠오르는 풍경 중에 하나는 감자 껍질을 벗기기 위해 양푼가득 감자를 가지고 우물가에 앉아서 놋수저가 닳도록 감자를 긁어대던 모습이다. 감자를 긁으면 감자 전분이 튀어서 얼굴에 하얀 주근깨가 범벅 이였다. 노란 감자는 까기가 쉬웠지만 자주 감자는 껍질이 잘 벗겨지지 않아서 감자 껍질 벗기기가 무척이나 어려웠다.

환갑을 맞은 감자는 이제 다 여물어 사람들에게 식량으로 자신을 내 놓는다는 뜻이다. 감자의 요리 방법은 다양 하다. 쪄서먹고, 구워먹고, 밥에 넣어 먹고 범벅을 해먹고, 전을 부쳐 먹기도 한다. 가늘게 썰어서 하얗게 볶아먹고, 납죽납죽 썰어서 고추장에 볶기도 하고 고추장을 넣고 찌개도 끓여 먹는다. 캐다가 멍들거나 상처 입은 감자는 항아리에 넣고 푹푹 썩혔던 생각도 난다. 우물가에서는 꾸리 꾸리한 냄새가 진동을 하고 푹 썩으면 썩은 감자를 잘 걸러내어 하얀 전분을 만들어 두고 겨울에 떡을 해 먹기도 했다. 그렇게 감자와 함께 장마철과 삼복더위를 감자와 함께 보냈다.

감자하면 뜨거운 감자도 있다. 뜨거운 감자는 먹어본 사람만이 안다. 나의 어린 시절 찐 감자를 양푼에 담아 가운데 두고 내가 먼저 먹으려고 한입 냉큼 베어 물었다. 그 뜨거운 맛이란 이루 말로 표현하기가 어렵다. 뱉어내기가 아까워 꿀꺽 삼키면 식도에 내려가는 그 뜨거운 기분은 먹어본 사람만 알 것이다.

요즈음 정치권이 총리 인준 문제로 뜨겁게 달아올랐다. 국민 여론은 점점 나빠지고 청와대에서는 뜨거운 감자를 입에 넣은 것처럼 삼키지도 뱉지도 못하는 상황이다. 뜨거운 감자라는 말은 정치적 사회적으로 중요한 문제여서 해결은 해야 하는데 사안이 민감해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을 두고 하는 말이다. 뜨거운 감자는 도처에 숨어 있다. 우리직장에, 우리가정에, 우리사회에, 우리나라에, 감자의 상태를 살피기도 전에 냉큼 집어 삼킬 일이 없도록 조심 할 일이다.

하지가 되면 환갑을 맞은 감자처럼 사회의 고위층도 자신을 내놓고 국민을 위하여 봉사하는 마음으로 일 할 수 있는 분은 분명 있을 것이다. 뜨거운 감자가 아닌 배고픈 시절에 우리를 살린 구황식물처럼 국민의 배고픈 몸과 마음을 어루 만져줄 그런 분을 잘 찾는 일 그것이 정부가 할 일인 것이다.
이 기사에 대해 좀 더 자세히...

관련어 선택

관련기사

배너

배너


Hot & Why & Only

실시간 댓글


배너

매거진 in 충북

조경순 인구보건복지협회 세종충북지회장 인터뷰

[충북일보] 지난 1961년 출범한 사단법인 대한가족계획협회가 시초인 인구보건복지협회는 우리나라 가족계획, 인구정책의 변화에 대응해오며 '함께하는 건강가족, 지속가능한 행복한 세상'을 위해 힘써오고 있다.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조경순 인구보건복지협회 충북세종지회장을 만나 지회가 도민의 건강한 삶과 행복한 가족을 지원하기 위해 하고 있는 활동, 지회장의 역할, 앞으로의 포부 등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 봤다. 조경순 지회장은 "인구보건복지협회 충북세종지회는 지역의 특성에 맞춘 인구변화 대응, 일 가정 양립·가족친화적 문화 조성, 성 생식 건강 증진 등의 활동에 앞장서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자신의 33년 공직 경험이 협회와 지역사회의 협력 네트워크를 강화하는 일에 도움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충북도 첫 여성 공보관을 역임한 조 지회장은 도 투자유치국장, 여성정책관실 팀장 등으로도 활약하고 지난 연말 퇴직했다. 투자유치국장으로 근무하면서 지역의 경제와 성장에 기여했던 그는 사람 중심의 정책을 통해 충북과 세종 주민들의 행복한 삶과 건강한 공동체를 만드는 일에 참여할 수 있다는 점에 비상임 명예직인 현재 자리로의 이동을 결심했다고 한다. 조 지회장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