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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석

충북중앙도서관 영양사

삭막했던 산과 들이 초록으로 물들고 꽃들이 일제히 함성을 지르는 사월이면 자연의 아름다운 경치에 마음을 두기도 전에 아이들이 중간 평가시험을 보는 기간이 온다. 이때가 되면 평소보다 많은 중 고등학교 학생들이 도서관을 찾는다. 조용하던 도서관에는 아이들이 많아지고 오랜만에 활기가 넘친다. 까르르 까르르 웃음소리가 넘치고 우당탕 장난을 치고 어지럽히고 끝없이 재잘거린다. 공부를 하러 왔지만 식사를 하거나 휴식을 할 때 아이들의 모습은 역동적이다. 아이들의 넘치는 에너지를 다른 사람이 불편해 할 때도 있다. 그러나 요즈음 도서관을 찾는 아이들의 표정은 어둡다. 해맑은 웃음은 사라졌고 끝없이 재잘대던 목소리도 들리지 않는다. 아무리 봐도 낮선 풍경이다. 그들도 친구들의 죽음과 실종 앞에 마음의 상처가 큰가보다. 아마도 우리가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혼란스러울 것이며 사회와 어른들에 대한 불신도 클 것이다. 그 아이들의 해맑은 웃음과 넘치는 에너지를 어른들이 빼앗은 것 같아서 부끄럽고 미안한 마음이다. 아이들의 뒷모습을 보면서 나도 모르게 "예쁘다 너희들 참 예쁘다" 하고 말했다.

그동안 요즈음 아이들은 버릇이 없고 이기적이며 자유분방하여 감당이 안 된다고 생각했던 것이 부끄러웠다. 그 아이들은 지금 그럴 나이이며 어른들의 삶의 행적대로 따라가는 시기이기에 그런 행동은 곧 어른들의 자화상인 것이다. 어른들은 그들을 응원하고 힘을 실어주며 바르게 살아가는 법을 행동으로 보여줘야 한다. 그러나 나 또한 그렇게 행동하지 못했고 아이들에게 본이 되지 못하고 그들만 탓했다. 정말 미안하고 미안한 일이다.

처음 배 사고를 소식을 들었을 때는 별것 아닌 것이라고 생각했다. 아이들은 모두 무사하다는 소식은 다행이라고만 생각 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날수록 사태는 심각해지고 있었다. 그 배에 수학여행 중이던 우리조카의 딸이 타고 있었다는 말에는 하늘이 노래졌다. 다행히 구사일생으로 구조자 명단에 올랐다. 가족들은 저마다 "천주님, 하나님, 부처님 감사 합니다" 하고 외쳤다. 그러나 병원에 있는 그 아이는 밥도 못 먹고 잠도 못자며 자꾸 운다고 한다. 조카는 그런 아이를 바라보는 것이 가슴 아프고 내 아이만 살아 돌아온 것 같아서 실종자 가족에게 미안하고 죄스럽다며 슬퍼한다.

전 국민이 슬픔에 쌓였고 무기력해 졌으며 의욕이 상실되었다. 그러나 누구를 탓 하겠는가? 자업자득이라는 말이 있다. 우리의 잘못이다. 대충대충 설렁설렁 이쯤이야 괜찮겠지 하는 안일한 대응이 화를 자초했다고 생각한다. 안전 불감증이기도 하다. 안전점검 늘 해야 할 일이며 언제나 각인되어 있어야 할 수칙일 것이다. 나는 구내식당의 여사님들에게 그동안 소홀하게 했던 안전검점에 대한 교육을 시켰다. 잠깐 방심하는 사이에 사고는 일어나고 그 피해는 크다는 것을 그들도 잘 알고 있었다. 사고를 당하면 많은 사람들이 고통 받아야하고 대가를 치러야 한다는 것을 당부하고 또 당부를 했다. 여사님들도 모두 수긍하시고 앞으로 안전수칙을 준수하여 사고를 당하기전에 미리 대비하겠다는 다짐을 받았다. 나는 안전에 대한 스티커를 주방의 위험 요소마다 붙였다.

지금은 누구를 탓할 시간은 아닌 것 같다. 시시비비를 가리기전에 우선 아이들을 구조하고 사후에 대책을 논해야 할 것이다. 자식을 잃은 부모에게 우리 모두는 죄송한 마음을 가져야 할 것이다. 그리고 우리는 정말 잘하고 있었는지 다시 한 번 생각해 볼 일이다.

바다를 하염없이 바라보던 실종자 어머니의 뒷모습이 자꾸 아른거린다. 그들의 아픔과 희생이 헛되지 않기를 우리 모두 안전 불감증에서 벗어나려는 피나는 노력을 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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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경순 인구보건복지협회 세종충북지회장 인터뷰

[충북일보] 지난 1961년 출범한 사단법인 대한가족계획협회가 시초인 인구보건복지협회는 우리나라 가족계획, 인구정책의 변화에 대응해오며 '함께하는 건강가족, 지속가능한 행복한 세상'을 위해 힘써오고 있다.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조경순 인구보건복지협회 충북세종지회장을 만나 지회가 도민의 건강한 삶과 행복한 가족을 지원하기 위해 하고 있는 활동, 지회장의 역할, 앞으로의 포부 등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 봤다. 조경순 지회장은 "인구보건복지협회 충북세종지회는 지역의 특성에 맞춘 인구변화 대응, 일 가정 양립·가족친화적 문화 조성, 성 생식 건강 증진 등의 활동에 앞장서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자신의 33년 공직 경험이 협회와 지역사회의 협력 네트워크를 강화하는 일에 도움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충북도 첫 여성 공보관을 역임한 조 지회장은 도 투자유치국장, 여성정책관실 팀장 등으로도 활약하고 지난 연말 퇴직했다. 투자유치국장으로 근무하면서 지역의 경제와 성장에 기여했던 그는 사람 중심의 정책을 통해 충북과 세종 주민들의 행복한 삶과 건강한 공동체를 만드는 일에 참여할 수 있다는 점에 비상임 명예직인 현재 자리로의 이동을 결심했다고 한다. 조 지회장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