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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맛집을 찾아서 - 돌뫼마을가든

바람과 노을과 강물이 담긴 음식

  • 웹출고시간2012.11.15 18:23:57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점심 한 끼를 먹으려 달려오니 먼저 초정리의 겨울바람이 반겼다. 너른 논밭과 회색 하늘이 경계를 이루었다. 곧 비나 눈이 내릴 것 같은 날씨다. '돌뫼마을'이라는 커다란 이정표 옆에 음식점이 하나 보인다. '돌뫼마을가든'이다. '가든'이란 이름은 어쩐지 쇠락한 노인의 뒷모습 같다. 곰삭은 청국장 맛이 일품인 이 집의 이름과는 꽤 어울린다.

얼마 전, 최근 식품의약품안전청은 '발효 식품과 채식을 상대적으로 많이 먹는 장수마을 거주자들이 도시거주자들에 비해 비만억제, 대장질환 등 건강에 도움 되는 장내 미생물이 3~5배 이상 높았다.'고 발표했다. 농촌건강마을 주민 25명과 수도권 주민 44명의 장내 미생물을 조사한 결과였다. 발표에 따르면 락토바실러스 등 면역증강과 암 예방 효과가 있는 유익한 균이 농촌 주민에게서 최대 5배까지 높게 나타난 것이다. 그만큼 요즈음은 효소로 만든 음식이 대세다.


오늘의 점심 메뉴는 두부김치를 곁들인 청국장. 두툼하게 썰어 내 온 손 두부는 고향의 맛이 우러난다. 소박하고 담백하다. 정성이 담긴 맛을 몸이 만나면 절로 오감을 연다. 두부와 곁들인 김치는 보통 김치맛과는 구별된다. 푹 곰삭은 묵은지는 발효균이 가미되어 숙성된 향이 가득하다. 보글보글 뚝배기에서 끓고 있는 청국장의 구수한 향이 퍼지자, 입안에 침이 고인다. 청국장과 곁들여 내온 밑반찬이 다 보약이다.


호박무침, 가지무침, 산나물, 무생채 하나같이 그녀가 직접 발효한 효소를 넣어 숙성시켜 낸 음식들이다. 먹고 난 뒷맛이 개운한 것이 이 집 음식의 특징. 조미료를 전혀 사용하지 않은 탓이라고 한다.

돌뫼마을가든 김길인 대표는 "음식점 이익을 생각하면 중국산 콩을 써야 하지만, 이 장사를 시작한 이래 단 한 번도 국산 콩이 아니면 쓰지 않았다. 벌써 몇 년째 믿고 꾸준하게 찾아와 주는 고객을 생각하면 당연한 일"이라고 말한다. 식사를 마치자, 그녀는 자신의 왕국으로 안내했다. 바로 지하실에 있는 식품 발효실이다.


두터운 자물쇠를 열자, 쇠문이 육중하게 문을 연다. 그녀만의 왕국이 열리는 순간이다. 왕국은 단단했고 세월의 흔적이 곳곳에 배어있었다. 산으로 들로 다니며 모아온 온갖 약초들이 몸을 웅크리며 발효되고 있었다. 품목도 다양하다. 산삼, 구지뽕나무, 석창포, 하수오, 천연도라지, 작약, 천마 등이 층층으로 즐비하다. 한쪽 구석에 있는 커다란 항아리에서 적송솔잎이 한가득 발효되고 있었다. 뚜껑을 열자, 짙은 솔 향이 온 천지를 휘감는다.


"소화란 음식물이 흡수되기 좋도록 잘게 부수어지는 과정이다. 그 과정에서 소화 효소를 분비하고, 장내 미생물들을 이용해 음식물을 빠르게 분해한다. 음식물의 분해과정에서 발생되는 유용한 효소는 체내 불순물을 제거하고 세포를 강화시켜주며 면역력을 높여주는 역할을 한다. 또한 효소는 항산화물질, 항암물질, 면역증강물질 등 생리활성물질이 만들어지게 되는 것이다. 그러니 효소가 우리 몸에 좋은 것은 당연하다"

오십주

식사를 마친 후, 커피 대신 내온 오십초액은 새콤하면서 진하다. 쑥, 질갱이, 미나리, 다래 등 야생초 50가지를 넣어 발효시킨 것이란다. 그녀는 산천초목이 모두 자신의 약초밭이라 했다. "너무 행복하다. 신이 주신 축복이다. 점심시간만 끝나면 오후 내내 산과 들로 산나물과 약초를 캐러 다닌다. 자연에서 나온 천연의 산나물로 손님을 대접하니 얼마나 좋은가. 손님들은 보약을 드시는 것이고, 우리는 음식재료를 사지 않아도 좋다. 그야말로 일거양득이다."라고 말한다. 음식마다 바람과 노을과 강물이 담겨 있다.

돌아오는 길에 간간히 눈보라가 날렸다. 몸 안에 잠긴 뜨끈한 청국장이 오후 내내 든든했다. 묘한 포만감이다.

'돌뫼마을가든' - 충북 청원군 내수읍 세교리 272-1 / 043)213-4204

윤기윤 기자 jawoon6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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