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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2.07.15 15:50:53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 윤기윤기자
푸른 그늘을 만들어주는 느티나무 아래 평상에서 할아버지와 어린 손자가 바둑을 둔다. 대나무 숲에서는 바람이 살랑살랑 불어대고, 멀리 무심천에 은비늘처럼 쏟아지는 햇살이 눈부신 여름 한낮. 이때 며느리가 얼음을 동동 띄운 콩국수를 그릇에 담아낸다. 이 콩국수의 맛은 평화로운 여름 풍경을 완성하는 화룡점정(畵龍點睛)이다.

청주 무심천 변, 제2 운천교 100m지점에 자리 잡은 '초가집 손칼국수'집에 가면 그 풍경과 맛을 누릴 수 있다. 이곳 칼국수 집은 한국 전통 초가집 2동이 맞닿은 형태다.

ⓒ 윤기윤기자
초가집과 초가집 사이에는 아름드리 소나무를 켠 커다란 식탁과 의자가 눈길을 붙든다. 추운 겨울에는 쇠로 만든 문고리를 잡으면 손이 쩍쩍 달라붙는다. 칼국수 마니아인 최정민(47, 제천시)씨는 "저의 집은 제천인데 청주에 올 일이 있으면 꼭 들르는 곳입니다. 여름에는 콩국수, 겨울에는 칼국수가 일품이지요. 칼국수의 맛을 제대로 내는 집."이라고 말한다.

커다란 양푼에 반죽을 하는 과정부터가 신성하다. '초가집 손칼국수' 육종호(58)대표는 "칼국수 집을 연 이래 지금까지 모두 내 손으로 반죽했다. 그 덕분에 어깨를 한 번 떼었다 붙였다."라고 말하며 껄껄 웃는다. 칼국수의 쫄깃하고 차진 맛은 손끝에서 다져진 반죽에서 나온다. 오래 치대야 분자와 분자의 결합력이 높아지는 것이다. 많이 눌러주고 밀어줄수록 공기입자가 많이 빠져 더 쫀득쫀득하고 맛이 좋다. 그러니 기계로는 그 맛을 따라갈 수가 없다.

그가 고집하는 손 반죽은 옛 전통방식을 그대로 재현하기 위한 고육책이기도 하다. 손 반죽으로 인해 그는 오른 쪽 어깨가 탈골이 되어 두 번의 수술을 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여전히 손 반죽을 고집한다. 그의 손을 거쳐 밀가루 반죽은 수 십 년 묵은 소나무를 잘라 만든 안반으로 올라간다. 안반은 푹 파여 그동안의 세월을 짐작케 한다. 오래된 소나무 향이 면발마다에 은은하게 배어날 것만 같다.

ⓒ 윤기윤기자
반죽이 육대표의 몫이라면 아내 김희숙(55)씨는 반죽을 밀고 자르고 끓여내는 역할이다. 그녀는 밀대로 곱게 밀고 펴기를 반복하며 사이사이 밀가루를 뿌려준다. 반죽이 커다란 쟁반만큼 얇게 펴지면 두 겹 세 겹으로 말아 칼질을 한다. 20여년을 한결 같이 다져온 칼질은 리드미컬하다. 그녀는 "이제 눈감고도 칼국수를 썰 정도"라고 미소 짓는다. 기계로 뽑아낸 칼국수의 면발은 입안에서 노는 맛이 적다. 사람의 손으로 썬 면발은 굵기의 차이가 다를 수밖에 없기 때문에 입속에서 노는 맛이 다르다. 곱게 썬 국수 면발은 펄펄 끓는 육수 속으로 풍덩풍덩 들어간다. 맑은 색감의 국물과 울퉁불퉁 사람의 손길로 뽑아낸 면이 조화를 이뤄 색다른 맛의 세계를 만들고 있는 것이다. 김희숙씨는 "이곳 칼국수 국물에는 18가지 재료가 들어간다. 맛의 비결은 신선한 재료다."라고 잘라 말한다. 요즘처럼 무더운 여름에는 콩국수가 제격이다. 국산 서리태콩을 써서 그런지 국물에 푸른 빛이 감돈다. 한 젓가락 뜨면 면발에 쫀득하게 달라붙는다. 그만큼 진국이다.

ⓒ 윤기윤기자
※메뉴 : 칼국수 - 5천원, 콩국수(여름) - 5천원, 칼제비(칼국수+수제비) - 6천원, 왕만두 - 5천원

♣ 초가집 손칼국수 043)259-5926

윤기윤 기자 jawoon6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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