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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25.06.22 15:30:54
  • 최종수정2025.06.22 15:30:54

이명순

수필가·한국어강사

해마다 이맘때면 마음이 울적해진다. 표현할 수 없는 허허로움과 그리움이 가슴 깊이 내려앉았다가 내 가슴에 바람이 분다. 비워 내고 비워 내도 이 바람은 끝나지 않을 것 같다. 감기를 앓듯 또 그렇게 무거운 마음으로 며칠을 보내야 한다.

어느새 다섯 번째 맞이하는 남편 기일이다. 출산을 앞둔 딸아이는 아빠 기일과 출산일이 겹치면 어떻게 하느냐고 걱정했는데 다행스럽게 참석할 수 있었다. 기일이 평일이라 내가 혼자서 간단하게 음식을 준비해 제를 올리겠다고 했지만 일 년에 한 번인 아빠 기일은 꼭 와야 한다는 딸들이 늘 고맙고 미안하다.

더운 날씨에 제사 음식을 준비하면서 남편에 대한 그리움도 크지만 다른 한편으론 일찍 떠나 버린 원망의 마음도 든다. 그리고 한편으로는 아직도 미안하다. 살아생전에 맛있는 음식도 먹어야지 바람 같이 떠나버린 사람이 와서 남아 있는 가족들의 모습을 보며 준비한 음식을 흠향이라도 할 수 있으려나 싶기 때문이다.

생전에 좋아하던 음식이라고 이것저것 준비해도 같이 얼굴 보며 먹는 시간을 이제는 영영 가질 수 없다는 회한이 깊어진다.

얼마 전 남편을 먼저 떠나보낸 여인이 몇 년 후 죽음을 맞이하고 사후세계인 천국에서 남편을 다시 만나 정답게 살아가는 드라마를 보았다. 이승에서 못다 한 사랑을 천국에서 부부로 또 만나 오순도순 사랑하며 사는 모습을 보며 참 아름답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나는 어떤 마음일지 생각해 본다.

드라마 속에서 인연은 돌고 돌아 매번 다른 모습의 새로운 인연으로 이어져 갔다. 인간이 죽어도 그 업에 따라 세상에서 태어나고 죽고를 반복한다는 불교의 윤회 사상 그대로였다. 환생하는 모습도 보여 주었는데 천국에서 환생할 때는 전생의 기억은 모두 잊고 다시 태어나 새로운 삶을 시작하게 된다.

남편은 부신암 진단을 받고 투병 생활도 짧았다. 두 달여만에 급하게 떠났기에 날 늘 죄인의 심정이다. 이미 깊어진 병세로 손쓸 방법도 없었고 희귀질환이라 치료 약도 많지 않았기에 제대로 치료해주지 못한 미안함이 늘 목에 걸린다. 예민하게 미리 알아채진 못한 내 아둔함도 무겁게 어깨를 누른다. 백날을 후회해도 소용없겠지만 기일이 되면 마음은 천근만근 무거워질 수밖에 없다.

지금 남편은 어디에서 어떤 모습으로 지낼지 궁금하다. 드라마처럼 천국이 있다면 그곳에서 평화롭게 지내도 좋을 것 같고 새로운 모습으로 환생해서 행복한 삶을 누린다면 더 바랄 것이 없겠다. 생전에 선한 사람이었으니 복을 받고 환생해서 새로운 삶을 살았으면 좋겠다.

요즘은 제사도 많이 사라지는 추세지만 남아 있는 우리는 제사라도 지내며 남편을 추모하고 함께했던 시간을 떠올린다. 얼굴 한 번 본적 없는 장인이지만 매년 함께해주는 사위와 딸들을 보내고 텅 빈 집에 혼자 남아 남편의 사진을 다시 보자기에 곱게 싸서 보관하며 내년 기일에 다시 만날 것을 기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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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일보] 지난 1961년 출범한 사단법인 대한가족계획협회가 시초인 인구보건복지협회는 우리나라 가족계획, 인구정책의 변화에 대응해오며 '함께하는 건강가족, 지속가능한 행복한 세상'을 위해 힘써오고 있다.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조경순 인구보건복지협회 충북세종지회장을 만나 지회가 도민의 건강한 삶과 행복한 가족을 지원하기 위해 하고 있는 활동, 지회장의 역할, 앞으로의 포부 등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 봤다. 조경순 지회장은 "인구보건복지협회 충북세종지회는 지역의 특성에 맞춘 인구변화 대응, 일 가정 양립·가족친화적 문화 조성, 성 생식 건강 증진 등의 활동에 앞장서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자신의 33년 공직 경험이 협회와 지역사회의 협력 네트워크를 강화하는 일에 도움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충북도 첫 여성 공보관을 역임한 조 지회장은 도 투자유치국장, 여성정책관실 팀장 등으로도 활약하고 지난 연말 퇴직했다. 투자유치국장으로 근무하면서 지역의 경제와 성장에 기여했던 그는 사람 중심의 정책을 통해 충북과 세종 주민들의 행복한 삶과 건강한 공동체를 만드는 일에 참여할 수 있다는 점에 비상임 명예직인 현재 자리로의 이동을 결심했다고 한다. 조 지회장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