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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24.12.05 14:49:22
  • 최종수정2024.12.05 18:28:59

이명순

수필가·한국어강사

네팔 문화를 알리는 행사가 있어서 지인들과 네팔 식당에 갔다. 네팔 식당은 개인적으로도 몇 번 갔었지만 오늘은 특별한 행사가 있으니 의미 있는 방문이다. 나는 외국인 노동자들과 교류가 많기 때문에 네팔이 낯설지 않다. 그동안 수많은 네팔 외국인 노동자들을 만났고 그들을 통해 간접적으로 네팔 문화를 접할 기회도 적지 않았다.

네팔이란 국가명을 들었을 때 제일 먼저 떠올리는 것은 에베레스트산이다. 세계에서 제일 높은 산이 있기에 수많은 등산객이 방문하는 나라가 네팔이다. 또한 불교 국가란 이미지도 강하다. 부처님이 태어나셨다고 하는 룸비니 유적지가 있는 나라이고 신을 숭배하는 나라로 내 머릿속에 떠오른다. 비행기를 타고 여행을 가려면 아직은 먼 나라이지만 언젠가 한 번은 꼭 가보고 싶은 나라이기도 했다.

네팔에 대한 친근함을 가지고 즐거운 마음으로 갔는데 오늘 행사의 초대 강연자는 방송을 통해 낯익은 네팔에서 온 '수잔 사키아'씨였다. 텔레비전에서 많이 본 탓인지 낯설게 느껴지지 않고 편안한 인상이다. 한국에서 오래 살았고 수많은 강연의 경험이 있어서인지 수잔 씨는 자연스럽게 네팔 인사를 하며 강연을 시작했다.

네팔어로 '안녕하세요?'란 인사는 '나마스테'라고 한다. 나마스테의 의미는 '내 안에 있는 신(神)이 당신 안에 있는 신(神)을 존중한다.'라는 의미라고 한다. 내게 있는 신을 존중하는 만큼 당신의 신도 존중한다는 의미로 세상 모든 것을 배려하는 겸손한 인사이고 평화를 바라는 마음의 전달이다.

실제로 네팔 사람들은 생활 공간 모든 곳곳에 신이 있다는 믿음이 있어서 언제 어떤 모습으로 신이 나타날지 모르기에 외부인에게도 친절하게 대하는 게 네팔 풍습이다. 우리나라도 오래전에 가택신을 존중하는 무속신앙이 있었는데 비슷한 것 같다.

네팔 룸비니는 불교 성지로 유명하다. 마야 왕비가 보리수 가지를 잡고 부처님을 출산했다는 일화가 있는데 네팔 사람들은 부처님이 태어나신 곳이 네팔 룸비니란 것에 굉장한 자부심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하지만 실제 네팔은 불교보다는 힌두교를 믿는 사람들이 훨씬 많다. 힌두교를 믿는 사람들에게 소는 매우 신성시되어 그림자도 밟지 않을 정도로 아직까지도 숭배된다.

네팔은 내륙 지역이라 물자 수송이 어려워서 경제적으로 아직은 어려운 나라이기도 하다. 수많은 소수민족이 함께 사는 나라이고 카스트 제도의 영향으로 사람들간에 불합리한 제도가 존재하기도 했지만 신을 섬기고 신을 존중하기에 손님이 와도 신의 모습일 수 있다고 생각하고 정중하게 맞이한 후 집으로 초대해 음식을 대접하는 순수한 사람들이다.

한국 사람들이 네팔로 여행을 갔을 때 크게 조심할 것은 없다고 한다. 어느 나라든 사람과 사람 사이에 기본적으로 지켜야 할 예절을 준수하고 그들의 문화를 존중하면 된다고 하는 수잔 씨의 말이 귀에 남는다. 단지 소를 숭배하는 힌두교인에게 괜찮다며 소고기를 먹으라고 권한다든지 소고기가 든 라면을 줬을 때 그들은 신께 죄를 짓는 거라고 생각할 수 있으니 그건 조심해야 한다.

타인의 삶도 존중하며 열린 마음으로 함께 하려는 마음가짐이 필요하다는 것을 다시 생각한다. 신과 함께 사는 나라, 척박하지만 평화로운 나라 네팔이 친근하게 와 닿았다. 네팔 문화를 들으며 지리적으로는 멀지만 마음으론 가깝게 느껴지는 네팔로의 여행을 상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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