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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종태

충청북도곰두리(장애인)체육관장

'그래, 엄마야'-인권기록활동네트워크 '소리'에서 전국장애인부모연대와 공동기획으로 펴낸 발달장애인 자녀를 둔 열 여섯 엄마들의 이야기이다.

'발달장애'라는 하나의 단어로 묶여 있지만 장애 정도나 보이는 양상이 제각기 다른 장애 자녀의 양육을 담당하는 어머니들의 다양한 고민을 담고 있다.

자녀가 장애 판정을 받는 순간, 부정과 자위의 삶을 살아왔던 엄마에서 장애아 엄마라는 삶의 결이 바뀌면서 처음 접하는 생각은 '죽음'이었다.

'장애인'으로 살아가면서 남과 다르다는 이유로 받게 될 편견과 차별에 대한 두려움, 본인 생의 뒤안길에 홀로 남게 될 장애 자녀에 대한 불안감, 이 모든 삶의 무게를 감당해 낼 수 있을까?라는 자문의 끝에는 '죽음'이라는 답이 기다리고 있었다고 한다.

하지만 자녀의 장애를 현실로 받아들이는 수용의 시간 차이는 있을지 모르지만 모든 장애아 엄마들은 아이의 손을 놓지 않기 위해 매 순간 처절하게 발버둥치면 살아내고 있었다.

아이의 장애를 내가 감당할 수 있을까?, 장애가 있는 이 아이를 내가 잘 키울 수 있을까? 하는 의문 따위는 한국사회의 엄마에게는 허용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한다.

발달장애의 한 유형인 자폐성 장애가 생기는 이유가 모성이 부족한 '냉장고 엄마' 때문이라는 학설이 존재했을 정도로 양육자인 엄마의 책임이라는 인식이 강했던 시절도 있었다.

이처럼 편견과 차별의 굴레 속에서도 '완벽한 엄마'까지는 아니어도 그저 엄마이기에 양육을 잘하면 아이가 발달한다는 믿음과 희망을 가슴을 품고 '엄마 노릇'만이라도 최선을 다하고자 하루 하루를 아이를 위해 살아내고 있었다.

'발달장애인 엄마'라는 이름 뒤에 가려진 한 인간으로서의 고뇌와 삶의 무게는 오롯이 혼자 감당해 내면 아이의 미래를 위해 스스로 다짐하며 단단해지려 노력하고 있었다,

산에 오르면서 내려오는 사람에게 '얼마나 남았어요'라고 물어보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다 왔어요', '얼마 안 남았어요'라고 한다. 이러한 응원의 한마디가 힘들어도 계속 가볼 마음이 생기게 된다.

이처럼 '발달장애인 엄마'들도 아이들의 미래를 위해 조금만 가면 된다는 마음으로 여전히 한발 한발 세상을 향해 발걸음을 내딛고 있었다.

이를 위해 당연한 것을 당연할 것으로 인정하지 않는 사회적 인식에 맞서 새로운 문화를 만들려 그들은 연대하고 있었다.

자녀의 장애를 마주한 엄마들이 자책의 늪에서 헤어날 수 있도록 '완벽한 모성'은 실재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인정하는 문화가 우리 사회에 만들어 내기 위해서 그들은 함께하고 있었다.

'발달장애 엄마'들은 문화가 사람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사람이 문화를 만들어가는 것이라는 믿음 하나로 편견과 차별이 없는 세상을 향해 차오르는 숨가쁨을 이겨내며 한걸음씩 인내의 발걸을 옮겨내고 있었다.

자신의 아이들이 이 사회라는 공동체 안에서 퇴행하지 않기 위해 꾸준히 배우고, 자기만의 삶의 즐거움을 누리고, 일의 능률이 아니라 노동 그 자체에 대한 평등한 대가를 받고 사는 것, 이 세 가지가 이뤄진 삶이 실현되는 세상의 모습을 꿈꾸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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