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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구

전 예성문화연구회장

여유를 찾으며 문화재 답사를 다닌다. 시간의 흔적이 묻어있는 유물을 보면 지정문화재인지 여부를 살피고, 다음에는 조성 시기, 특징 등을 살펴보는 것이 일반적 행태이다. 그러한 사항은 안내판을 보고서 이해를 하게 마련이다. 간혹 미심쩍은 사항이 있더라도 공부를 하는 분 외에는 대체로 그냥 넘기는 경우가 많다. 또 유물에 대한 안내판 해설은 해당 분야의 전문가 그룹에 의해 작성되었기에 신뢰할 수 밖에 없다. 그러나 간혹 자세한 검토없이 소개된 경우가 있어 당혹시킨다. 오늘 언급하는 충주시 주덕읍 삼청리 소재의 충청북도 유형문화재 제311호로 지정된 용화사 석조여래입상도 그러한 예에 속한다.

디지털충주문화대전의 용화사 석조여래입상에 대하여 "… 충주 용화사 석조여래입상은 광배가 남아 있고 손에는 약함을 들고 있는 약사여래상이다. 전체적으로 마모가 심하지만 둥근 얼굴의 표현이나 풍만한 불신과 부드러운 옷주름 표현에서 고려시대 불상의 특징을 볼 수 있다.…" 라고 설명하고 있다. 문제는 '약함'을 들고 있는 수인이 아니라 '용화수인'이기에 '약사여래상'이 아니라 미륵보살로 보아야 한다는 것이다. 필자는 '디지털충주문화대전'에 수정을 요청했지만 "요청한 내용에 대하여 문화재청에서는 '약함을 들고 있는 것으로 보아 약사여래로 추정한다'라고 하여 기각이 되었습니다." 라는 답변을 받았다. 이에 필자는 재차 용화사를 답사하면서 상세하게 살펴보았다. 사진 상으로도 확인이 가능하다. 역시 약함이 아닌 용화(龍華)로 연봉오리를 표현하였다. 또한 불두(佛頭)에는 관모형의 보관을 쓰고 있는 형태이다. 불두의 상부가 훼손되어 있지만 보관이 있는 것은 명확히 확인이 가능하기에 보관을 쓴 형태는 여래상이기 보다는 보살상으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생각한다. 본래 미륵불은 불상의 현태로 나타나기 전, 보살이었다. 즉 도솔천을 주재하는 보살로 56억7천만년 후가 되면 석가모니가 미처 제도하지 못한 중생들을 모두 구제하기 위하여 용화수 나무 아래에 내려 와 세 번 설법하여 모든 중생들을 제도한다는 것이다. 이 불상이 봉안된 불전을 용화전(龍華殿)이라 불렀고 미륵을 모신 사찰이 용화사인 것이라면 우선 주덕읍의 용화사 명칭도 다시 눈 여겨 보아야 할 것이며, 일반적으로 불상이 들고 있는 연꽃봉우리는 용화라 여겨지며 고려시대 불상에서 다수 확인되고 용화를 들고 있는 불상은 미륵상으로 여겨진다(정성권 : 조선전기 석조불상 연구)고 하였다. 이상과 같이 관찰됨에 따라 고부조(高浮彫)의 용화사 석불은 약사여래불이 아닌 미륵보살상으로 파악되어야 한다. 고려시대 미륵신앙은 당시 종파를 초월하여 폭넓게 수용된 신앙이었고 귀족, 승려층부터 민간의 일반생활 속에 수용되고 신앙되었다. 이는 곧 신앙의 결정체인 미륵상 조성에도 자연스럽게 연결되었고 그 결과 고려시대 전역에 다양한 형태의 미륵상이 출현하였다.(孫永文 : 고려시대 용화수인 미륵도상의 연구) 이로 미루어 본다면 일부에서 논란이 되고 있는 "충주 미륵리 석조여래입상"이 미륵불이냐 약사불이냐 하는 논란도 어느 정도 정리할 수 있을 듯하다. 즉 왼손에 들고 있는 것이 약합이라 주장하는 이들은 당연히 약사여래상으로 파악된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여래상이 위치한 곳의 지명이 '미륵리' 이고 왼손에 들고 있는 것이 '용이 토해 낸 보주'라 주장하는 분들은 미륵불이라 주장하고 있다. 디지털충주문화대전에서도 이 불상에 대하여 명확하게 결론을 내리는 것보다 미륵대원지에서 출토된 와당명문에 의거하여 미륵불을 모신 사찰이라고 언급할 뿐이다. 허나 보개를 쓰고 용화(寶珠)를 들고 있는 용화봉형(龍華峯形) 불상으로 미륵불이 아닐 수 없다. 답사의 맛을 알면 멈출 수가 없다. 또한 의심을 멈출 수가 없다. 과정에서 공부를 해야 하는 당위성을 찾아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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