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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산에 가고 싶다 - 치악산

파란 하늘, 노란 은행잎, 붉은 단풍이 들려주는 가을 소나타

  • 웹출고시간2016.10.20 18:35:52
  • 최종수정2016.10.20 18:35:52

산행코스

황골주차장~입석사~비로봉 정상~사다리병창~세렴폭포~구룡사~구룡주차장

치악산의 어깨선이 좌우로 넓다. 동서남북으로 몸통이 굵고 세차다. 웅대한 자태가 눈앞에 펼쳐진다. 능선의 푸른 기세 또한 등등하다. 물든 단풍과 묘한 조화를 이룬다. 화려하게 가을빛을 머금는다. 불어오는 갈바람이 상쾌하다. 흐르는 풍경이 감동의 물결이다. 알록달록 만산홍엽으로 물든다. 진하게 익은 가을 냄새를 풍긴다.

[충북일보] 가을볕이 점점 따가워지고 있다. 산객들이 울긋불긋 단풍을 찾아 떠난다. 단풍에 빠진 산객들이 산허리를 메운다. 나무와 사람이 어울려 오색 빛을 띤다. 가을 낭만에 빠져드는 계절이다.

충북일보 클린마운틴 탐사팀이 시월의 치악산을 찾았다. 오색으로 무장한 단풍세력이 능선을 탄다. 시작이지만 그 기세가 격렬하다. 자연이 그리는 가을 수채화를 기대하게 한다.

2016년 10월14일 오전 6시 청주를 떠난다. 3시간 뒤 치악산 황골탐방지원센터에 도착한다. 새롭게 단장한 주차장이 깔끔하다.

오전 9시5분 입석사를 향해 발을 내딛는다. 입석사까지 시멘트포장길이 30여분 이어진다. 급한 경사도 계속된다. 길옆으로 누리장나무 열매가 까맣다. 입석대를 한 번 올려보고 간다. 풍경이 고즈넉하다.

물 한 모금 마시고 숨 한 번 크게 쉰다. 입석사에서 황골삼거리까지 길은 부연설명이 필요 없다. 순수한 오르막이다. 급한 경사의 너덜 고개를 오른다. 쥐너미재 주변 운무가 몽환적이다. 원주시내 전경이 눈에 들어온다.

치악산 비로봉

능선 삼거리에 도착한다. 완만해진 산길에 단풍이 하나 둘 물든다. 아직 미완이지만 그런대로 보기 좋다. 비로봉 정상을 올려다본다. 마치 시루를 엎어놓은 모양이다. 헬기장에 도착한다. 비로봉 돌탑의 모습이 뚜렷하다. 산신탑과 용왕탑, 칠성탑이 환히 보인다.

세렴계곡길과 만나는 삼거리를 지나 계단을 오른다. 오전 11시20분 비로봉 정상에 도착한다. 산 능선 따라 가을 단풍이 내리는 중이다. 걸어온 능선길이 용처럼 꿈틀댄다. 앞 능선도 물결처럼 펼쳐진다.

동서남북 어느 한 곳 막힌 곳이 없다. 참으로 장관이다. 그 기상이 참으로 장하다. 멀리 향로봉과 남대봉, 시명봉이 보인다. 백운산 능선도 희미하게 들어온다. 시간이 지나면서 산객들의 줄이 이어진다.

오후 1시30분 구룡사 방향으로 하산을 준비한다.

사다리병창길

사다리병창길로 들어선다. 계단을 타고 조심스럽게 내려선다. 조금 험하다. 절벽과 붙은 길이 협소하다. 그래도 안돌이를 할 정도는 아니다. 사다리와 데크길이어서 비교적 쉽다.

황골 풍경과 사뭇 다른 분위기다. 바위와 단풍이 벌써 잘 어울린다. 내려가는 내내 물드는 단풍과 함께 한다. 산위의 데크길도 그대로 풍경이다. 남북으로 이어진 치악산 주능선이 장쾌하다. 1000m 넘는 봉우리가 즐비하게 선다.

난간이 있는 절벽길로 내려선다. 말 그대로 병창길이다. 병창은 절벽이란 뜻이다. 암벽군이 사다리 모양이라고 해서 사다리병창이라고 한다. 긴 계단을 내려선다. 물소리가 난다. 세렴폭포가 가깝다. 철다리 지나 세렴폭포에 이른다.

아직 물들지 않은 푸른 단풍나무가 반긴다. 출렁다리를 건너 구룡폭포를 내려다본다. 소나무길을 따라간다. 늘씬한 소나무들이 보인다. 그 사이로 비친 파란 하늘이 예쁘다. 국립공원 이름값을 한다.

치악산엔 눈이 번쩍 뜨일만한 경관이 없다. 입이 쩍 벌어질만한 장관도 없다. 대신 숲의 건강미가 좋다. 금강송이 하늘을 향해 힘차게 솟는다. 가을을 찌를 기세다. 황골에서 시작한 산행을 구룡에서 마친다.

■ 취재후기 - 금강소나무 숲길

"조붓조붓 자박자박 숲속길이 참 예쁘다

계곡 물소리 따라 산속으로 든다. 청량한 기운과 솔향기가 다가온다. 금강소나무들이 빼곡하다. 미끈하게 쑥쑥 뻗어 하늘을 가린다.

치악산 '금강소나무 숲길'은 사색의 길이다. 치유의 길이다. 금강송이 늘어선 소나무숲길이다. 구룡매표소에서 구룡사까지 1.1㎞ 짧은 길이다. 치악산 국립공원이 2013년 6월 구룡지구에 7억4천만 원을 들여 만들었다.

금강소나무 숲길 소나무의 자태가 우아하다. 솔잎 사이로 파란 하늘빛이 가을을 닮는다. 짙은 솔향기 맡으며 피로를 씻는다. 맨 발로 걸을 수 있는 흙길이 예쁘다.

금강소나무 숲길은 구룡계곡을 끼고 돈다. 야트막한 능선에 둘러싸인 계곡 양옆으로 이어진다. 오른쪽 데크길에서 시작한다. 중간 중간 금강송이 삐죽 삐죽 솟는다. 소나무 사이로 보이는 하늘 풍경이 참 예쁘다. 자연을 존중한 결과다.

맑은 계곡을 따라 오른다. 이내 구룡사 일주문을 만난다. 길옆으로 금강소나무들이 도열한다. 자태 하나하나가 우람하다. 그 한 가운데로 일주문이 우뚝 선다. 고찰(古刹)의 위용을 드러내려는 듯 당당하다.

숲길은 자연 그대로에 가깝다. 데크길이지만 인위적이지 않다. 아주 편안하다. 산 아래에서 치악산을 즐길 수 있는 명소길이다. 구룡교를 건너면 계곡 옆으로 데크길이 다시 이어진다. 자연친화적인 숲길이다.

치악산 구룡사

구룡사 쪽으로 가다보면 흙길이다. 맨발로 걸을 수 있다. 10월 지금 이 시기가 딱 좋다. 이 구간에 소나무가 가장 빽빽하다. 한 녀석은 하늘 위로 쭉 뻗는다. 다른 한 놈은 옆으로 누워 몸을 비튼다. 서로 포옹하는 녀석들도 있다.

치악산 단풍.

10월인데도 숲의 색깔은 단조롭다. 단풍나무와 서어나무 등 활엽수 색도 마찬가지다. 나무줄기의 고동색과 나뭇잎의 푸른색이 전부다. 단풍이 밀려오지 않아서 그렇다. 하지만 쭉쭉 뻗은 소나무 그림자가 풍경을 더 짙게 한다. 아름답다.

느릿느릿 걸어야 제 맛이다. 부드러운 흙길이라 맨발로도 좋다. 너무 짧은 게 흠이라면 흠이다. 산책로에도 못 미칠 정도로 짧다. 숲길이 끝나는 지점에서 세렴폭포까지 이어가면 딱 좋다. 아쉬움을 덜 수 있다. 약 2㎞를 더 걷는 셈이다.

세렴폭포까지 이어진 길은 완만하다. 금강소나무 군락지를 지나면 전나무 숲길이다. 전나무 한 그루 한 그루가 한 치의 흐트러짐 없이 쭉쭉 뻗는다. 전나무 숲을 지나니 아담한 식물원이다. 구절초와 단양쑥부쟁이가 반긴다.

금세 세렴폭포에 닿는다. 이름처럼 물줄기가 가늘다. 2단으로 휘어져 떨어진다. 그래도 환상적인 물줄기를 선물한다. 이끼 덮은 바위와 숲으로 둘러싸여 신비스러운 풍경을 연출한다. 물소리와 새소리의 어우러짐도 음률을 탄다.

아주 조붓하다. 자박자박 걷기 좋다. 느릿느릿 걷기 좋다. 자연과 역사가 살아 숨 쉬니 더 좋다. 아기자기한 이야기들이 많다. 오랜만에 눈과 귀를 말끔히 할 수 있는 공간이다. 맑은 기운을 머금는 길이다.

걷다보면 마음이 가벼워진다. 소나무가 내뿜는 피톤치드가 상쾌하다. 가을이 참 예쁘다. 이 가을에 그냥 나서보자.

글·사진=함우석 주필

치악산 주요등산로

▲구룡사⇒세렴폭포⇒비로봉⇒계곡⇒세렴폭포⇒구룡사(10.9㎞, 6시간)

▲구룡사⇒세렴폭포⇒비로봉⇒고둔치⇒부곡리(횡성) (15.8㎞, 8시간)

▲구룡사⇒세렴폭포⇒비로봉⇒입석사⇒황골(10.7㎞, 5시간)

▲구룡사⇒세렴폭포⇒비로봉⇒향로봉⇒행구동(14.2㎞, 7시간)

▲구룡사⇒세렴폭포⇒비로봉⇒남대봉⇒영원사⇒금대리(22.6㎞, 12시간)

▲구룡사⇒세렴폭포⇒비로봉⇒남대봉⇒상원사⇒성남리(23.8㎞, 13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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