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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라진 추석 풍속도

"차례만 간단히" 명절에 여행 떠나는 'D턴족' 증가
한복매출 급감 대여가 대세… 편안한 디자인 선호
완제품 차례상 인기… "필수 요소만 갖추면 무방"

  • 웹출고시간2016.09.12 18:28:21
  • 최종수정2016.09.12 19:00:09
[충북일보] 핵가족 시대가 도래하면서 명절의 의미가 달라졌다. 1인 가구 수는 520만을 넘어섰다. '혼술', '혼밥' 문화가 일반화된 요즘 혼자 사는 사람들은 고향을 찾기보다 연휴기간 홀로 도시에 남길 원한다. 부모가 자녀를 찾아간다는 뜻의 '역귀성'이란 신조어도 낯설지 않다. 한때 서점가를 휩쓴 미니멀리즘 열풍은 명절 풍경에도 영향을 끼쳤다. 달라진 추석 명절 트렌드를 진단해본다.

◇고향엔 짧게… 휴식은 길게

명절에 차례만 간단히 지내고 여행을 즐기는 이른바 'D턴족'이 뜨고 있다.

오픈서베이가 최근 자녀가 있는 20~40대 기혼남녀 4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추석 때 하고 싶은 일로 '여행'이라는 응답이 절반을 넘어 달라진 추석 풍속도를 실감케 했다.
'명절 연휴 때 가장 하고 싶은 활동'을 묻는 질문에 절반이 넘는 51.5%가 '여행'을 꼽아 가장 많았다. '수면·휴식' 24.0%, '마트·백화점·영화관 등 방문' 16.8%, '공원·집주변 산책' 7.2% 순으로 뒤를 이었다.

조윤주(청주시 상당구·30)씨는 "이번 추석에는 가족과 함께 차례만 지낸 뒤 괌으로 떠날 예정"이라며 "6개월 전부터 최저가 항공권을 물색해 예약했는데 경쟁률이 매우 치열했다"고 말했다.

조씨는 "예전에는 추석이면 온 친지들이 큰집에 모여 다리 뻗고 자기도 힘들 정도였는데 지금은 대부분 하루 전이나 당일에 들렀다 간다"며 "가끔 그때가 그립기도 하지만 시대가 변하는 것은 어쩔 수 없다"고 덧붙였다.

국토교통부 교통수요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번 추석 특별교통대책 기간 중 전국 예상 이동인원은 총 3천752만명이다.

여행업계와 유통업계는 올 추석 '황금연휴' 특수를 맞았다. 업계는 고속도로를 가득 메운 자동차 행렬 중 절반은 휴양지를 향하고, 공항은 해외로 떠나는 관광객으로 붐빌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실제 도내 대형 호텔·리조트와 펜션, 글램핑장 등 주요 여행지의 숙박업소들은 이번 연휴기간 100%의 예약률을 보이기도 했다.

호텔의 한 관계자는 "이미 8월말부터 객실 예약이 끝난 상황"이라며 "올 추석 같은 황금연휴에는 방을 구해달라는 개인적인 요청이 빗발쳐도 방법이 없다. 예약 취소가 생겨도 대기자들이 줄을 선다"고 말했다.

◇명절 한복매출 급감 '대여' 대세

추석 때 한복을 꺼내 입는 것은 진부한 얘기가 됐다.

갈 길이 먼데다 짐도 많은 가족이 겹겹이 부풀어 오른 속치마를 챙겨 입거나 엉덩이를 바닥에 붙이고 앉아 대님을 동여매는 일은 생각만 해도 거추장스러워서다.

최근 한복을 입어본 것이 언제냐는 질문에 대부분의 중년들은 '10여년 전 결혼식'을 떠올린다.

실제로 일 년에 한두 번 아이들에게 한복을 입히는 명절을 제외하곤 한복 꺼낼 일이 거의 없다.

김순분 청주시포목상협의회장은 "명절 한복 매출은 꽤 오래 전부터 급감하는 추세"라며 "대신 저렴하고 간편한 한복대여 문화가 일반화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한복 디자인도 전통한복보다는 입기 쉽고 편안함을 추구한 퓨전한복 디자인이 인기가 좋다"고 부연했다.

청주한복거리는 매장별로 많게는 2천여 벌의 대여 한복을 보유하고 있다.

보관과 세탁법이 까다롭고 가격이 비싼 맞춤한복 대신 1만 원대부터 다양한 가격과 디자인으로 선택의 폭이 넓은 대여한복이 꾸준히 인기를 끌고 있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차례상은 빠르고 간편하게
"그동안 두부와 채소, 고기를 손수 다져 빚던 동그랑땡을 지난 설에는 냉동식품으로 사다가 부치기만 했어요. 손도 덜 가고 맛도 좋고, 양 조절도 가능해 좋더라고요. 이번 추석에는 전이나 송편도 이런 식으로 하는 게 어떠냐고 어른들께 여쭤볼 생각이에요."

이순영(청주시 흥덕구·48)씨는 올 추석 차례상은 최대한 간소화할 계획이다. 4남매의 맏며느리인 이씨는 명절에도 바쁜 일정으로 가족 모두 모이기 어려운 환경 탓에 대부분 홀로 차례상을 준비해 왔다.

최근 차례상을 전통시장이나 마트에서 구입한 냉동·가공식품으로 대체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차례 음식을 모두 만들어 배송해주는 완제품 차례상도 인기다. 클릭 몇 번으로 손쉽게 그럴듯한 차례상을 차릴 수 있는데다 개별적으로 하는 것보다 비용 측면에서도 저렴해서다.

30대 직장인 A씨가 추석을 앞두고 차례상 대행 인터넷 쇼핑몰을 살펴보고 있다.

온라인쇼핑몰 G마켓은 추석을 2주 앞둔 지난 8월25~31일 차례상 완제품 주문량을 조사한 결과 지난해 동기 대비 51%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지난해보다 5060세대 고객의 주문량이 크게 늘어난 것도 특징이다. 올해는 5060세대 고객의 비중이 절반을 넘어섰다. 50대의 차례상 구매가 전년 대비 2배(160%) 이상 늘면서 31%를 차지, 연령대 중 가장 높은 비율을 보였다.

이마트 청주점에 따르면 올해 추석 준비기간에는 지난해 동기 대비 잡채, 동그랑땡, 모듬전 등 간편 가정식 제수용 음식 매출이 39.6% 증가했다.

핵가족화로 남는 음식의 뒤처리에 부담을 느끼거나 바쁜 생활로 제수 음식을 준비할 여유가 줄어들면서 간편하게 차례상을 준비하려는 수요가 늘어난 것으로 풀이된다.

차례상에 올리는 제수음식도 다양해지는 추세다. 피자나 케이크 같은 외래음식이나 바나나, 망고, 파인애플 등 수입산 과일이 차례상에 오른다.

김동주(진천군 진천읍·30)씨는 "어머니가 생전에 좋아하시던 피자와 콜라를 차례상에 올리곤 하는데 일부 어른들은 예의에 어긋나는 것 아니냐고 지적한다"며 "하지만 어머니를 위해 차리는 차례상이니 제사음식보다 피자를 더 좋아하셨다면 그걸 올리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유교문화 전문가들은 차례상에 외래음식을 올리거나 간편하게 상차림을 하는 것을 '불효(不孝)' 행위로 단정 지을 수만은 없다고 말한다.

청주향교 유림총회 관계자는 "전통 계승 차원에서 바람직하진 않지만 차례상의 필수요소로 신과 교섭하기 위한 술과 안주인 고기, 조상님이 드실 밥과 국, 나물, 과일(후식) 등 종류별로 한 두 가지만 올려도 예의에 어긋나지는 않는다"고 설명했다.

/ 유소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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