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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공예의 구슬을 꿰자 - 국내사례 上. 이천시

사기막골 도예촌·해강도자미술관 등 풍부한 인프라 구축
역사적 배경·쌀밥과 도자기… '융복합 킬러콘텐츠' 완성
경기세계도자비엔날레·이천도자기축제 호평 속 자리매김
729억원 투입 이천도자예술촌 조성… 지역경제 활성화 기대

  • 웹출고시간2016.08.01 18:11:17
  • 최종수정2016.08.01 18:11:37
[충북일보] 경기도 이천하면 떠오르는 단어는 두 가지, '쌀밥'과 '도자기'다. 수백 개에 달하는 공방과 요장이 모여 있는 이천은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도자기 도시 중 하나다.

도자기의 원료가 되는 고령토와 가마가 많은 이천은 조선 백자의 요지였다. 그런 영향인지 산재한 도요지만 300여곳에 이른다.

80여개의 도자 판매장과 40여개의 도예교실도 이천에 둥지를 틀었다. 동양 최대 도자기미술관인 해강도자미술관도 위치해 있다.

이천에는 한국도자재단에서 운영하는 도자테마파크 '세라피아'와 사기막골 도예촌, 한국도예고등학교, 해강도자미술관 등 도자와 관련한 다양한 인프라가 구축돼 있다. 국내 도자 관련 업체의 20%도 이천에 자리하고 있다.

◇고즈넉한 멋 '사기막골 도예촌'

이천 사기막골 도예촌으로 진입하는 입구에 도자기를 형상화한 조형물이 설치돼 있다.

옹기를 굽던 칠기가마가 밀집해 있던 이천 사기막골은 지금은 여러 도예가의 작품을 만나볼 수 있는 '사기막골 도예촌'으로 자리매김했다.

사기막골 도예촌은 도자기 고장 이천의 아름다운 볼거리 9경 중 하나로 꼽힌다. 크고 작은 50여개의 매장이 모여 있어 전통적인 문양의 도자기에서부터 현대적인 도자기까지 다양한 도자기를 만나볼 수 있다.

평일 오후 찾은 사기막골 도예촌은 비교적 한산했다. 도예촌을 돌아보는 사람들의 눈길은 온화하고 발걸음은 여유로웠다.

예쁜 카페처럼 생긴 공방들이 어우러져 감성적인 풍경을 빚어낸다. 공방 안에 고운 자태로 들어앉은 도자기들은 은은한 빛을 발했다.

이천시의 9경으로 꼽히는 사기막골 도예촌을 상징하는 도자기 모양의 조형물들이 고즈넉한 풍경과 어우러져 있다.

근사한 고목과 나지막한 건물들은 고즈넉한 분위기를 물씬 풍긴다. 대규모의 도자기 판매 매장도 있지만 독특한 외관의 작은 가게들이 즐비해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했다.

사기막골 도예촌의 상점들은 수공예로 제작한 작품들을 꺼내놓고 판매한다.

카페를 겸하고 있는 곽경태 작가의 '토루'는 도자기 뿐 아니라 고재와 철재를 이용한 테이블이 독특하다. 도자기와 테이블이 마치 한 몸처럼 어울려 쉽게 발걸음을 떼지 못하게 한다.

곽 작가는 "매장마다 도자기의 형태와 빛깔이 판이하게 달라 몇 번씩 눈도장을 찍어야 실패하지 않고 도자기를 구입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사기막골 도예촌 내 한국도자관에서 판매하는 항아리들이 줄지어 진열돼 있다.

마을 위쪽으로 조금 더 올라가니 항아리를 밖에 내어놓은 가게들이 즐비하다. 도자기는 흔히 '숨 쉬는 항아리'로 불린다. 혹자는 도자기를 '생명의 그릇'이라고도 했다. 항아리에 수돗물을 담아놓으면 생수가 되고, 장을 담그면 맛있게 발효가 되니 그리 불릴 만도 하다.

사기막골 도예촌 내 상점에서 판매 중인 도자기 작품들.

유유히 마을을 거닐다 손님들이 몰린 가게로 들어섰다. 겉에서 보기보다 상당히 넓은 이 공간에는 우리가 일상에서 쉽게 사용할 수 있는 생활도자기뿐 아니라 장인의 손으로 빚어진 예술작품까지 두루 둘러볼 수 있게 진열돼 있다.

사기막골 도예촌에 위치한 카페처럼 꾸며진 상점의 모습.

투각 명장인 전성근 작가의 토화담, 단고재, 산아래 등 유명세를 타고 있는 오래된 매장과 젊은 작가들의 생기발랄한 작품, 생활자기 매장들은 한 곳에 모여 있어 선택의 폭이 크다.

도자기를 구입하기 위해 방문했다는 김정애(37·서울시 중랑구)씨는 "워낙 도자기에 관심이 많아 가족들과 함께 종종 사기막골에 들른다"며 "이천 도자기는 깊은 역사만큼 품격 있고 매력이 넘친다"고 말했다.

◇깊은 역사와 융복합 킬러콘텐츠의 만남

이천시는 지난 2010년 7월 국내 최초로 공예 및 민속 예술분야 유네스코 창의도시로 지정됐다.

청동기시대부터 토기제작이 활발하게 이어져온 역사적인 배경과 함께 경기세계도자비엔날레, 이천도자기축제를 개최하는 등의 노력으로 명실상부 공예·민속 예술분야 중심도시로 인정을 받은 셈이다.

관고동에 위치한 이천세계도자센터에서는 홀수 해마다 경기세계도자비엔날레가 개최된다. 센터 내 4개의 대형전시장에서는 국내외 작가들의 도자작품을 상설 전시하고 있다.

도자기 기술 개발을 위한 도자연구지원센터도 설치됐다. 이곳에는 대규모 국제회의를 수용할 수 있는 국제세미나실과 대강당, 전자상거래지원실, 도자만권당 등을 갖추고 있다. 부대시설로는 전통가마와 곰방대가마, 도자기로 만든 미니공원 토야랜드, 국내 최장 55m 길이의 미끄럼틀, 흙놀이장, 흙놀이공원 등이 있다.

이천시가 1987년부터 매년 4~5월 개최하는 이천도자기축제는 성공적으로 자리매김했다는 평을 받고 있다. '도자기'라는 지역의 대표 브랜드를 축제와 연계해 지난 22년간 일관되게 홍보한 결과다.

관람형 축제를 지양하고, '놀이와 함께하는 도자교육', '프라이빗 도자관' 등 온가족이 참여할 수 있는 체험 위주의 교육형 프로그램을 중심으로 기획한 점이 주효한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아울러 이천도자기사업협동조합 등 민간단체와의 원활한 협력을 통해 축제를 '국내 최대의 도자기 마켓'으로 연결시킨 점은 도자기축제의 큰 성공요인으로 꼽힌다.

이천의 대표 킬러콘텐츠인 '쌀밥'과 '도자기'는 먹을거리와 볼거리가 융복합콘텐츠로 탄생한 성공적인 사례로 볼 수 있다.

사기막골 도예촌 인근에는 이천의 대표적인 음식인 쌀밥정식을 맛볼 수 있는 식당들이 즐비하다.

수공예 도자기가 가득한 사기막골 근처에는 이천쌀밥집이 즐비하다. 주차장에 관광버스가 세워져 있는 커다란 규모의 쌀밥집과 작고 허름하지만 위풍당당 원조 간판을 달고 있는 쌀밥집 등 여러 식당들을 쉽게 만날 수 있다.

흥미로운 사실은 어느 식당을 선택하더라도 대부분 윤기가 흐르는 흰쌀밥과 구수한 누룽지, 도자기그릇에 담긴 정갈한 반찬을 맛볼 수 있다는 점이다.

쌀밥을 맛보기 위해 이천을 찾은 사람들의 발길은 도예촌으로, 도자기를 구입하기 위해 찾은 사람들의 허기는 쌀밥으로 채우게 하는 자연스러운 연결고리는 이천시의 핵심 경쟁력으로 부상한 대표적인 융복합콘텐츠로 볼 수 있다. 충북 공예시장의 킬러콘텐츠 부재와 대조되는 부분이다.

◇유·무형 자산 집적화 '이천도자예술촌'

이천시가 지난해까지 사업비 792억원을 투입해 신둔면 고척리 일원에 조성한 이천도자예술촌. 이곳에는 도자기, 미술, 고가구, 조각 등 다양한 공방 221개소와 근린생활시설, 휴게시설들이 들어서고 있다.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전국 최대 도자산업 실리콘밸리가 이천에 들어섰다.

이천시는 지난 2010~2016년 사업비 729억원을 들여 신둔면 고척리 일원에 40만6천600㎡ 규모의 이천도자예술촌을 조성했다.

전통 도자기술 복원도시로서 오랜 역사와 함께 한국을 대표하는 도예인들을 모아 유·무형 자산을 집적화해 도자산업을 종합문화콘텐츠산업으로 발전시키겠다는 구상이다.

전국 공예인들의 유토피아를 목표로 이천도자예술촌에는 도자기, 미술, 고가구, 조각, 목공예 등을 취급하는 공방 221개소와 근린생활·휴게·문화시설 등이 들어서게 된다.

이천시는 도자예술촌을 향후 수도권 내 유수 관광지와도 테마별·코스별로 연계한 관광코스를 개발, 체류형 테마관광지로 발전시킨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중부고속도로 이천휴게소에서 도자예술촌까지 직접적인 차량의 진·출입이 가능한 하이패스 IC를 오는 12월 준공 목표로 추진하고 있다.

이천시 도시사업과 도자문화시설팀 관계자는 "도자예술촌 사업이 처음부터 순탄했던 것은 아니다"라며 "2005년 전국 최초 도자산업특구로 지정됐지만, 과도한 수도권 규제와 경기침체 장기화로 인해 도자특구에 따른 혜택은 전무해 소위 무늬만 특구에 불과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국토교통부 등 7개 중앙부처를 찾아 끈질긴 설득 끝에 2009년 지식경제부로부터 도자예술촌 조성을 위한 시설 결정을 이끌어 내는 데 성공할 수 있었다"며 "앞으로 입주가 마무리되면 연간 1천만명 이상의 국내외 관광객들이 방문해 약 627억원의 경제효과를 얻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 유소라·성홍규기자
*이 취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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