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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4.11.13 17:39:52
  • 최종수정2014.11.13 17:39:52

이화영

음성민중연대 운영위원

최근 독신자에게 세금을 매기는 '싱글세'가 인터넷을 뜨겁게 달궜다. 결혼하지 않거나 아이를 낳지 않은 사람들에게 출산을 독려하기 위해서 세금을 더 매기겠다는 의도인데 참 어처구니없는 발상이다.

누리꾼들은 "결혼 못한 것도 죄냐"며 한탄하는가 하면 "앞으로 프로포즈할 때, 나랑 같이 탈세하자고 해야겠네요"라면서 비꼬기도 했다. 또 "결혼했다 이혼한 이혼남이나, 신부님과 스님도 싱글로 봐야 하느냐"며 싱글의 기준을 두고도 논란이 일었다.

우리나라 저출산율이 OECD 가입국 중 최하위권이다. 이는 아이 낳고 싶은 사회와 환경을 만들어주지 못한 국가의 책임이 크다. 요즘 젊은 세대들은 돈이 없어 연애, 결혼, 출산을 포기한 '삼포 세대'라는 자조 섞인 농담을 한다.

우리 사회가 삼포 세대를 양산하는 데 큰 역할을 한 것이 비정규직이다. 2014년 한국사회엔 같은 일을 하면서도 다른 임금과 대우를 받는 열악한 처지의 노동자들이 너무도 많다. 이름하여 비정규직 노동자들이다.

1980년대 중반까지만 하더라도 대부분의 사업장에서 불법이었던 비정규직 고용계약은 오늘날 한국사회에서 정상적인 고용방식으로 운용되고 있다. 국제통화기금이 자금지원을 하는 조건으로 '노동시장 유연화'를 요구한 이래, 노동자의 권익보다도 자본의 효율을 앞세운 지난 정부들을 거치며 비정규직은 갈수록 늘어만 갔다.

2014년 한국의 비정규직 비율은 전체 노동자 가운데 절반을 넘어섰으며, 신규 취업자 가운데서는 무려 8할에 이르는 실정이다.

퇴직금 지급을 피하기 위한 10개월짜리 인턴직이 횡행하고, 24개월 이상 고용된 상시근로자를 정규직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현행법을 피해 24개월을 꼭 채운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계약해지를 당하기 일쑤다.

비정규직 고용계약의 문제는 비단 노동자 개인의 차원에서 그치지 않는다. 내수경제는 물론 혼인과 출산, 사회적 갈등에 이르기까지 온갖 부정적인 영향을 낳고 있음을 우리는 이미 알고 있다. 하지만 문제는 좀처럼 해결될 기미가 보이지 않고 최근에는 비정규직보다 계약환경이 열악한 파견노동자가 새로운 사회문제로 떠오르는 상황이다.

상업영화 최초로 비정규직 문제를 전면에 다뤄 화제를 모은 영화 '카트'가 13일 개봉했다. 2007년 이랜드 그룹은 2년 이상 근무한 상시고용 근로자를 정규직으로 전환하도록 하는 비정규직보호법 시행을 앞두고 홈에버의 비정규직 계산원을 포함 계열사 노동자 700여 명을 해고했다.

해고노동자들은 상암동 홈에버 월드컵점을 점거하고 농성에 들어갔고 이후 한국 사회의 노동문제를 대표하는 사태로 자리매김했다. 영화는 그들의 이야기를 다룬다. 갈수록 곪아가는 비정규직 문제의 심각성이 스크린을 통해 관객들에 전해질 수 있을지 궁금하다.

정부는 싱글세를 논하기 전에 국민들이 미래를 예측할 수 있는 안정된 사회를 만드는 것이 먼저다. 불안한 일자리와 높은 교육비, 낮은 임금, 빈곤한 노후 등 이를 해결하지 않고 싱글세 카드를 만지작거리다니 후안무치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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