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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절이 싫어요" 귀성길 포기

수험생 등 청년 백수, 취업 구박 회피
'당직' 걸린 여성 직장인 속으로 '쾌재'

  • 웹출고시간2012.01.19 19:34:19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달력을 보니 한숨만 나온다. 또 명절이다. 이번에도 내려가지 않을 생각이다. 따뜻한 집에서 친척들과 맛있는 음식을 먹는 건 포기했다. 차라리 고시원 '쪽방'과 '컵라면'이 편하다.

공무원 수험생 김모(30·청주시 흥덕구 분평동)씨. 충북대를 졸업한 그는 벌써 4년째 서울 노량진 학원가에서 지내고 있다. 3평 남짓한 고시원이 그의 생활공간이다.

'고향 앞으로'는 지난해 설부터 포기했다. '장수생' 딱지가 붙은 그에게 친척들의 아우성은 귀신보다 무서웠다. 한번 내려갔다 오면 며칠 간 심난했다. 화도 났다. 자신의 처지가 서러웠다.

김씨는 "온 가족이 합격 후 금의환향을 기다리고 있다"며 "올해도 붙을 자신이 없어 집에 가지 않을 생각"이라고 했다.

그래도 설 기분은 내야겠다. 3천원짜리 떡국을 사먹을 생각이다. 물론 혼자서다. 이곳에선 낯설지 않은 풍경이다. 그는 "설이 다가오니 더욱 서러워진다"며 "수험생 신분 자체가 죄인이 된 기분"이라고 했다.

온라인 취업포털 '사람인' 조사에 따르면 전국 성인남녀 1천167명 중 396명(34%)이 귀성 뜻을 밝히지 않았다. '취업, 이직 문제' 이유가 21.7%로 가장 많았다. '어른들 뵙기가 부담된다'는 의견도 13.9%에 달했다. 설 명절이 청년 백수들을 더욱 서럽게 하고 있는 셈이다.

설이 싫은 사람은 또 있다. 바로 여성들이다. 온갖 음식 준비에 각종 잡일을 도맡아야 한다. 남편과 사이가 멀어지는 결정적 시기가 도래한 것이다.

하지만 간호사 박모(청주시 상당구 율량동)씨는 예외다. 이런저런 스트레스를 받지 않아도 된다. 설 연휴 '당직' 명단에 포함됐기 때문이다.

공식적 열외가 인정된 박씨는 "시댁 눈치를 보지 않아도 돼 솔직히 기분 좋다"며 "대신 용돈을 보낼 생각"이라고 했다.

민족 최대의 명절 설. 웃음 뒤에 눈물이 있는 우리 사회의 또 다른 모습이다.

/ 임장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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