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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1.03.22 18:24:41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술에는 맥주, 양주, 막걸리, 소주 등이 있지만 서민들이 일반적으로 즐겨 마시는 술은 역시 소주다. 수육이나 삼겹살 등을 안주 삼아 목구멍으로 소주를 넘길 때 "따르르"하는 맛은 무엇과 비교할 수 없다. 하루의 고단한 삶을 마감하는 퇴근길에 "카~"하는 진동의 맛은 언제나 서민의 발길을 유혹한다. 여기에다 립스틱 짙게 바른 아가씨가 나와 "오빠, 한잔하고 가셔"라고 꼬드기면 용빼는 재주가 없다. 혹자는 소주와 막걸리를 마시고 취하는 기분이 약간 다르다고 한다. 소주는 "알딸딸"하고 막걸리는 "어리기리"하다는 것이다.

사실, 직장 내에서 가장 발달한 문화는 술의 문화다. 술이 해롭다는 경고 속에서도 한솥밥을 먹는 공동체의 운명에 술이 빠질 수 없다. 직장 내에서 회식이 있는 날에는 으레 술이 등장한다. 이외에도 승진 턱을 한다든지, 야유회, 단합대회 등에는 말하지 않아도 술이 나오며 이외에도 전근을 할 때면 이별주, 신입사원이 들어오면 환영주, 심지어는 착복식 등 술 마시는 핑계는 얼마든지 있다. 그 많은 술자리에 가장 등장 빈도수가 높은 것은 소주다.

충북인이 가장 많이 마시는 소주는 '참 이슬'과 '시원 소주'다. 두 소주의 점유비율은 해마다 조금씩 다르긴 하나 약 6대4 정도다. 2009년 통계로는 57.2%대 42.8%다. 그 외의 소주는 충북사회에서 찾아보기 힘들다. 진로소주와 충북소주는 우리 지역사회에서 소주업계를 양분한 양대 산맥이다. 지난 1990년대만 해도 충북소주의 전신인 '백학소주'는 '진로소주'에 일방적으로 밀리는 판국이었는데 장덕수라는 걸출한 기업인이 충북소주를 인수하면서 그 판도를 점차 변화시켰다.

충북소주는 충북의 근대사와 맥락을 함께했다. 1957년, (합) 대양상사로 출발한 이 업체는 1971년 창업주인 고 박문복 씨에 의해 충북소주합동제조장을 설립, 우암동 시대를 열었고 1985년에는 물맛 좋기로 소문난 지금의 위치인 청원군 북일면 우산리로 옮겨 면모를 일신했다. 1989년에는 회사이름조차도 브랜드 이름인 '백학'으로 바꾸었다. 이후 1998년 하이트 맥주로 매각되었다가 2004년 10월 장덕수 대표이사가 인수하면서 날개 짓을 다시하게 됐다. 소주는 에탄올 정제를 물에 희석하여 만드는 것이므로 물맛이 술맛의 결정적 요인이 된다. '시원 소주'라는 상표를 단 충북소주는 야금야금 기존의 소주시장을 잠식하며 활로를 넓혔다.

충북인의 애향심을 등에 업고 '시원 소주'이외에도 산삼배양근주인 '휘'와 프리미엄 소주 '청풍'을 출시하여 애주가의 입맛을 사로잡았다. 충북소주가 이렇게 성장한 것은 자도주라는 이점과 장덕수 대표이사의 공격적인 마케팅, 지역 밀착형 경영 등에서 찾아볼 수 있는 것이다. 장 대표는 특히 지역의 대소사를 잘 챙겼으며 살림이 어려운 문화단체에도 광고 등을 통해 뒤를 밀어주었다. 충북소주가 '사회적 기업'은 아니었으나 정서상 '사회적 기업'의 일정부분을 수행해왔고 기업 메세나 역할도 마다하지 않았다.

그래서 충북사람들은 '충북 소주'를 가리켜 대표적 향토기업으로 내세우는데 주저하지 않는다. 술자리에서도 망설이지 않고 "충북사람이니까 충북소주를 마셔야지"하면서 '시원소주'를 주문하는 예가 많았다. 애향심의 날개를 단 충북소주가 돌연 롯데주류에 매각됐다는 소식이다. 애주가의 한 사람으로서 뒤통수를 한 방 맞은 기분이다. 매각대금은 350억 원으로 알려졌다. 한창 잘 나가던 충북 소주가 왜 롯데에게 팔렸을까. 그 사연은 장 대표만이 알 것이다. 소주시장에 대한 불확실성 등이 작용했다고 보지만 시중에서는 "한창 몸값을 올려놓고 매각하는 '먹튀'가 아니냐"는 비난의 소리가 높다. 아마도 자도주를 잃은 상실감에서 일 것이다. 이런 이유에선지 장 대표는 150억 원을 출연, 사회복지재단의 설립을 밝히고 있다. 장덕수는 주류회사 영업사원으로 출발하여 '충북소주' 를 일으킨 입지전적인 인물이다. 차후 거취 또한 인물값에 걸맞게 충북도의 경제적, 문화적 발전을 도모하는데 일익이 되었으면 한다. 충북 소주를 인수한 롯데 측에서 충북과 어떤 관계를 설정할지는 잘 모르지만 모름지기 충북 소주의 기업정신을 이어받아 충북사회 발전에 일정부분 기여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롯데는 전국적인 대 기업이므로 어쩌면 충북소주보다 더 큰 시혜의 햇살을 충북지역에 뿌려 줄지도 모른다. 기업보다 더 중요한 것은 '기업정신'이다. '돈' 보다도 '인심'과 '사람'을 얻는 것이 기업의 본령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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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경순 인구보건복지협회 세종충북지회장 인터뷰

[충북일보] 지난 1961년 출범한 사단법인 대한가족계획협회가 시초인 인구보건복지협회는 우리나라 가족계획, 인구정책의 변화에 대응해오며 '함께하는 건강가족, 지속가능한 행복한 세상'을 위해 힘써오고 있다.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조경순 인구보건복지협회 충북세종지회장을 만나 지회가 도민의 건강한 삶과 행복한 가족을 지원하기 위해 하고 있는 활동, 지회장의 역할, 앞으로의 포부 등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 봤다. 조경순 지회장은 "인구보건복지협회 충북세종지회는 지역의 특성에 맞춘 인구변화 대응, 일 가정 양립·가족친화적 문화 조성, 성 생식 건강 증진 등의 활동에 앞장서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자신의 33년 공직 경험이 협회와 지역사회의 협력 네트워크를 강화하는 일에 도움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충북도 첫 여성 공보관을 역임한 조 지회장은 도 투자유치국장, 여성정책관실 팀장 등으로도 활약하고 지난 연말 퇴직했다. 투자유치국장으로 근무하면서 지역의 경제와 성장에 기여했던 그는 사람 중심의 정책을 통해 충북과 세종 주민들의 행복한 삶과 건강한 공동체를 만드는 일에 참여할 수 있다는 점에 비상임 명예직인 현재 자리로의 이동을 결심했다고 한다. 조 지회장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