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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23.10.25 15:56:24
  • 최종수정2023.10.25 15:56:24

이상준

전 음성교육장·수필가

옥천읍 지역의 대표적인 마을 중 하나로 죽향리를 들 수가 있다. 조선 말엽까지 죽향리에는 관아와 시장이 있는 등 문정리, 상계리와 함께 옥천군의 중심지였다. 죽향리와 문정리 일대를 구읍이라고 부르는 것도 경부선 철도가 부설되고 현재의 금구리, 삼양리 등 신읍이 발전하면서 이 지역이 쇠퇴하면서부터인 것이다.

죽향리라 하면 대나무와 향나무의 이미지가 떠올라 매우 아름다우면서도 향기로운 의미를 담고 있는 좋은 지명인데 과연 어떻게 만들어진 이름일까· 죽향리라는 이름은 일제강점 후 여러 마을을 합쳐서 새로운 이름을 만들 때, 마을 뒤에는 대나무 숲이 있고 마을 앞에는 큰 향나무가 있다 하여 죽향리라 이름 지었다고 전해지고 있다.

<여지도서(輿地圖書)>와 <신묘장적(辛卯帳籍)>의 기록에 의하면 이 지역의 옛 행정명이 '저전리'와 '고증개리'였다고 한다. 1910년 행정구역을 일제히 조정하면서 군남면과 읍내면을 합쳐 군내면이라 부르게 되었고, 1914년 행정구역 폐합에 따라 저전리를 문정리와 죽향리로 나누고 고증개리는 죽향리에 합하였다. 이 때 죽향리 지역의 자연 마을로 향동(香洞)과 죽동(竹洞)이 있었는데 윗개꼴과 이문동의 각 일부를 병합하여 죽동과 향동의 이름을 따서 죽향리라는 이름이 생겨나게 된 것이다.

자연 마을의 순우리말 지명은 잃어버리고 한자로 표기된 지명에 따라 죽동(竹洞)은 대나무숲이 있는 마을이고, 향동(香洞)은 마을 앞에 향나무가 있는 마을이라 해석하고 있지만 다른 지역의 지명의 일반적인 명명 방식에 따라 옛이름을 재구해 본다면 죽동(竹洞)은 대나무가 많아서 '죽골' 또는 '댓골'이라 불렀을 것이고, 향동(香洞)은 '살구골, 살구나무골'이라 하여 '살곶이고개, 또는 사이고지고개'라 부르는 고개가 있었을 것으로 추정해볼 수가 있다.

이 마을에는 예부터 잣나무를 많이 심어 잣밭산이라 부르는 산이 있으며, 이 산을 넘는 고개가 있는데 '가랑이'처럼 생겼다고 하여 '가리뱅이재'로 불렸던 잣밭산 고개는 죽향리에서 군북면 용목리로 넘는 큰 고개였다고 한다. 전해오는 말로는 조선 말엽 죽향리에서는 크고 작은 재앙이 연이어 일어나 주민들이 매우 불안해 했는데, 동네 서쪽에 돌장승을 세우면 편안해진다는 한 선비의 말을 듣고 돌사람과 돌사자를 만들어 세웠다. 이후 마을을 안정됐고, 마을 수호자 구실을 했던 돌사자 등은 도난당한 후 행방을 알 수 없다고 한다.

여기에서 잣밭산은 잣나무가 많아서 지어진 이름이라고 이야기하지만 이 지역을 가리키는 옛 지명이 저전리(楮田里)인 것으로 보아 예전에는 '닥밭산'이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옛날에는 닥나무를 많이 길러 생활용구를 만들어 사용했기에 '닥밭, 저전'이라는 지명이 다른 지역에 많이 전해오고 있는 것을 볼 수가 있는 것이다. 따라서 우리 조상들이 사용하던 옛이름, 조상들의 생활 모습과 애환이 서려있는 원래의 지명을 찾아서 사용하는 것이 후손된 도리가 아닐까?

또한 가리뱅이재는 '가리(갈라지다)+뱅이(배미)+재(고개)로 구성되어 있으므로 '닥나무를 기르는 밭이 고갯길 양쪽에 있어 '밭이 갈라지는 고개'라는 의미로 만들어진 이름으로 추정이 된다.

그렇다면 닥밭산과 가리뱅이재, 향동(살구골-사이고지골)의 의미들이 긴밀하게 연결되어 옛 모습이 희미하게 보이는 것 같지 않은가?

옥천읍 옥각리는 옥천읍 외곽지역에 있는 마을로 옥곤리와 각신리의 두 개의 마을로 크게 나누어진다. 본래 옥천군 군서일소면(郡西一所面)의 지역인데 1914년 행정구역 폐합에 따라 옥곤리, 각신리와 군북일소면의 백석리 일부를 병합하여 옥곤리의 '옥' 자와 각신리의 '각' 자를 한 자씩 취하여 옥각리라 한 것이다. 옥곤리는 마을 뒷산에 차돌이 옥같이 박혔다 하여 구슬 옥(玉), 산 이름 곤(崑) 자를 써서 '옥곤'이라 부르다가 '외꼰이'로 변했다고 전해지지만 '산 이름 곤(崑)' 자로 표기한 것으로 보아 그 뿌리는 '외고지(외딴 산능선 마을)'로서 자연지명의 이름은 '외고지, 외꼬지'였을 것으로 짐작이 되며. 각신리는 마을 앞에 각신서당(覺新書堂)이 있었기 때문에 각신리라 하였다고 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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