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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준

전 음성교육장·수필가

 음성군 금왕읍 무극리 바래미에서 금왕읍 내송리의 비성거리라는 마을로 넘어가는 고개를 숫돌고개라고 부르는데 이 숫돌고개라는 지명은 어떻게 해서 생기게 되었을까?

 음성군 삼성면과 대소면, 그리고 옛 법왕면이었던 금왕읍의 일부 지역은 충주현에서 남서쪽으로 멀리 떨어져 있어서 외서촌(外西村)이라 불렀으며 충주현의 행정력이 잘 미치지 못하는 벽지였다. 금목면(金目面지-지금의 무극리 인근 지역)에서 숫돌고개라는 험한 고개를 넘어서면 관리들도 가기를 꺼려하던 외서촌에 들어서게 되는 것이다.

 그중에서도 대소 지역은 삼성을 지나 십 여리를 더 들어가야 하는 오지라서 오미라 불리어 왔는데 지금은 음성군 금왕읍 소재지인 무극에서 대소까지 대금로라는 4차선 도로가 새로 개설되어 중부고속도로와 연결되지만 옛날에는 무극에서 숫돌고개라는 큰 고개를 넘어 삼성으로 가고 삼성에서 다시 대소를 가야 했던 것이다. 이 고개에 올라서면 삼성으로 가는 길과 갈라지는 갈림길이 있는데 마차는 다니지 못하는 소로길이지만 대소로 가는 지름길로 이용되었다. 지금은 고개인지조차 느끼지 못할 정도로 깎아내려 평지처럼 낮아지고 삼거리가 사거리로 변했지만 옛날에는 꽤 험한 고개였다. 이 숫돌고개라는 지명이 나타내는 의미는 무엇이었을까?

 안타깝게도 숫돌고개라는 지명을 한자로 표기해 기록된 도서도 없고 전해오는 지명의 유래도 알 수가 없다. 그래서 다른 지역에도 이러한 지명이 있는지 찾아보았다.

 경기도 용인시 처인구 백암면 백봉리의 '숫돌고개'를 비롯해 경기도 고양시 덕양구 삼송동의 '숫돌고개', 강원도 원주시 지정면 월송리의 '숫돌고개', 강원도 화천군 사내면 광덕리의 '숫돌고개', 경남 창원시 의창구 북면 화천리의 '숫돌고개', 경남 사천시 곤양면 맥사리의 '숫돌고개', 울산시 울주군 삼동면 출강리의 '숫돌고개', 경기도 의정부시 산곡동 수락산의 '숫돌고개' 등 비교적 많이 분포되어 있었다.

 그런데 숫돌고개라는 지명의 유래가 전해오는 것을 보면 경기도 구리시 사노동의 '숫돌고개'는 고개 주위에서 숫돌이 난다고 해 붙은 지명이라고 하며, 서울시 구로구 천왕동의 '숫돌고개'는 천왕굴고개를 넘어 천왕굴로 들어서기 전의 등성이에 있던 고개로서, 숫돌을 캐냈던 데서 유래된 이름이라고 전해진다.

 자연지명을 한자로 표기할 때는 음차나 훈차를 하게 되므로 본래의 의미를 짐작할 수 있는 경우가 많이 있는데 숫돌고개라는 지명은 한자로 표기된 곳을 찾을 수가 없었다. 그래서 여러 지역에서 '칼을 가는 숫돌'과 연관짓고 있으나 한자로 표기하기를 꺼린 것은 아마도 숫돌이 지명과의 유연성이 적은 때문으로 생각된다. 즉 숫돌이 많이 나는 곳이라면 산이나 바위가 많은 곳일 것이고 그런 곳에 있는 돌이 숫돌로 적합해 숫돌을 캐내거나 채취해야 할 텐데 고개에서 숫돌을 줍거나 캐낸다는 것은 이해하기가 어렵다. 그렇다면 숫돌이 나타내는 다른 의미가 오랫동안 간직되어 온 것으로 짐작이 되는데 그 의미가 무엇일까?

 지명에서 '숫'은 '수'의 관형형으로서 뒤에 있는 지형지물의 모양을 나타내는 말로 쓰인다. 즉 '숫골'이 한자로 '화곡(禾谷-벼농사를 짓는 골짜기나 마을)'으로 표기된 경우는 '수'의 어원이 '쉬(벼의 옛말)'이며, '숫골'이 한자로 '속리(俗離) 또는 이리(裡里)'로 표기된 경우는 '속에 있는 골짜기나 마을'을 의미하는 지명으로서 그 어원이 '솝골, 솝말'로 '수'가 '솝(속의 옛말)'인 것이다.

 또한 지명에서 '달'은 아주 많이 쓰이는 말이다. '박달재(큰 산을 넘는 고개)', '달래강(산골짜기에서 흘러오는 냇물)', '달동네(산동네)'들에서 보듯이 '달'은 '산'의 옛말이다.

 따라서 숫돌고개라는 이름은 솝달고개라는 말에서 온 것으로 추정된다. 금왕읍 내송리의 비성거리라는 마을을 '안쪽으로 깊숙이 있는 마을'이라 해 내동(內洞)이라 부르는 것처럼 숫돌고개란 무극에서 '산의 속, 산의 안쪽으로 넘어가는 고개'란 의미인데 오늘날은 이 지역이 크게 발전해 산의 안쪽으로 넘어가는 고개가 아니라 교통이 사통팔달하는 교통의 요지로 변화되었으니 옛 조상님들이 이 모습을 보면 아마도 상전벽해요 천지개벽이라며 크게 놀라시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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