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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준

전 음성교육장·수필가

박달재와 다릿재를 넘나들며 산책하다 보니 이 산줄기에서 가장 높은 백운산을 빼 놓을 수가 없을 듯하다.

백운산(白雲山)! 새털처럼 하얀 구름이 떠있는 하늘을 올려다보아야 할 정도로 높은 산, 의미로나 어감으로나 또는 소리로 듣는 어조로 보아도 참으로 잘 지어진 이름이다. 아름다운 이름에 누를 끼치는 일이 될지는 모르겠으나 그래도 우리 조상들이 이 산을 바라보며 어떠한 느낌으로 어떠한 생각을 하면서 부르는 이름이었는지 어떻게 해서 이 이름이 생겨났는지를 추리해 보고자 한다.

백운산이라는 이름이 좋은 이름인 만큼 전국 각지에 백운산이라는 이름이 산재해 있다.

경기도 의왕시 왕곡동의 백운산, 용인시 수지구 고기동의 백운산, 포천시 이동면 도평리의 백운산, 안성시 원곡면 외가천리의 백운산, 경남 함양군 마천면 창원리의 백운산, 밀양시 산내면 삼양리의 백운산, 고성군 대가면 송계리의 백운산, 산청군 단성면 백운리의 백운산, 함양군 서상면의 백운산, 김천시 감문면 송북리의 백운산, 칠곡군 지천면 백운리의 백운산, 상주시 공성면 산현리의 백운산, 전남 광양시 옥룡면에 있는 백운산, 완도군 생일면 금곡리의 백운산, 함평군 손불면 동암리의 백운산, 전북 무주군 설천면 두길리의 백운산, 충남 공주시 이인면 운암리의 백운산, 천안시 동남구 목천읍 운전리의 백운산, 인천광역시 중구 운남동의 백운산, 부산광역시 기장군 정관읍 모전리의 백운산, 울산 울주군 두서면 내와리의 백운산 등 헤아릴 수 없이 많으며 그 이름 유래도 또한 다양하다.

제천의 청풍과 단양에 걸쳐 있는 금수산은 본디 이름이 백운산이었으나 조선 중기 단양 군수로 있던 퇴계(退溪) 이황(李滉)이 비단에 수를 놓은 듯 몹시 아름다운 이곳의 가을 경치에 감탄하여 금수산(錦繡山)으로 이름을 바꾸었다는 이야기가 전해 온다.

음성군 삼성면 용성리의 백운산(白雲山)은 한국학중앙연구원이 편집한 <한국향토문화전자대전>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유래가 전해온다고 한다.

"고려 중엽 경기도 안성군 이죽면 칠장리의 칠장사에 머무르는 한 도승이 있었다. 어느 날 아침, 칠장사 법당에서 동쪽을 바라보니 오색영롱한 구름 한 가닥이 종중에 뻗쳐 황홀하게 비치고 있는 것을 보고 필시 상서로운 일이라 생각하고 상좌를 데리고 영롱한 구름이 뻗쳐 있는 곳을 찾아 나섰다. 동쪽으로 산을 넘고 물을 건너 허둥지둥 당도하니 서운산(지금의 백운산)이었다. 산이 높은 것도 아니고 웅장한 산도 아닌데, 수목이 울창하니 산새 소리만 간간히 들릴 뿐, 인적은 없는데 흰 구름 같은 서기(瑞氣)가 남쪽에 높이 솟아 햇살에 부딪혀 찬란하기 그지없었다. 도승은 며칠 동안 이 광기에 심취되어 산 밑 마을에서 머물면서 자세히 산세를 살피고 난 뒤 칠장사로 되돌아가 승려들에게 이 사실을 알리고 몇 달 후, 서운산 남쪽 중턱에 작은 암자를 세우고 '서운암'이라 이름 지었다. 그 후부터 각지에서 많은 사람들이 찾아와 암자의 형세가 날로 번창하였다. 불전에 예불 공양을 하면 소원이 성취되지 않은 것이 없자 서운암의 이름은 세상에 널리 퍼졌다. 1592년(선조 25) 4월 임진왜란이 일어나자 인근 마을에서 남녀노소 할 것 없이 서운암으로 몰려들었다. 동년 8월 서운암은 왜군들의 목표가 되어 건물은 전소되고 한줌의 재로 변하였다. 서운암이 소실된 지 10년만인 1602년(선조 35) 충주목사 정구(鄭逑)가 이곳 유생들의 진언을 받아들여 서운산 밑에 운곡서원을 창건하고 산 이름도 서운산에서 백운산으로 개칭하였다. 백운산은 중국 주자가 살던 곳에 있는 명산의 이름이므로 산명을 서운이라 부르면 불가(佛家)가 흥성할 것이요, 백운이라 부르면 유가(儒家)가 흥성할 것이라 하여 양자의 명칭을 모두 사용하였다고 한다."

그러면 백운산이라는 이름의 어원은 무엇일까?

백운산은 한자로 '白雲山'으로 표기하는 데 예외가 없으며 이름의 유래도 대부분 흰구름과 관련짓고 있어 원래부터 백운산(白雲山)이라 이름지은 곳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강원도 영월군 상동읍과 정선군 고한읍에 걸쳐 있는 백운산을 이 지역 주민들이 '배비랑산' 또는 '배구랑산'이라고도 부르는데서 한자 표기 이전의 순우리말로 불리던 어원을 찾아 볼 수가 있다. 여기에서 '받(높다)+구렁(골짜기)+산 < 배구렁산 < 배구름산 < 백운산(白雲山)'을 유추해 본다면 백운산의 어원은 '높은 골짜기의 산'이라 는 의미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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