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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6.08.31 16:25:19
  • 최종수정2016.08.31 17:57:55

이상준

전 음성교육장 수필가

충주의 산척(山尺)과는 음의 순서가 거꾸로 되어 있는 지명으로 청주시 서원구 남이면에 척산(尺山)이라는 곳이 있다.

척산리는 옥녀봉 밑의 지형이 가새(가위의 방언)처럼 생겼으므로 가새편, 또는 자처럼 생긴 산이 있으므로 척산이라 하였다고 전해지며, 1914년 행정구역 폐합에 따라 입암리와 외천리 일부를 병합하여 오늘날의 척산리가 되었다. 아마도 척산(尺山)이라는 한자 지명이 만들어진 이후에 '尺'자의 모양이 가위와 비슷하여 '가위와 연관 짓거나, '尺'자의 훈인 '자'와 연관지은 것으로 짐작이 된다.

그렇다면 '척산'이라는 한자 표기가 이루어지기 전의 고유 지명은 무엇이었을까?

다른 지역에 나타나는 척산(尺山)이라는 지명을 찾아 유래와 고유 지명을 비교 분석함으로써 척산(尺山)의 뿌리를 찾아보고자 한다.

설악산을 가기 위해 강원도 속초에 가면 유명한 척산온천이 있다. 척산온천은 강원도 속초시 노학동의 자연부락인 척산(尺山)에 개발된 온천인데 이 지역의 지명에 대한 유래는 다음과 같이 여러 가지가 전한다.

"농사철에 마을 뒷산의 그림자의 길이를 보고 시간을 재었으므로 그 산을 척산이라 하였으며 마을 뒷(남쪽)산이 마치 곡척(曲尺)이라는 둥근 자와 같이 생겨서 그 산을 척산(尺山)이라 했다고도 전해진다. 또는 동네사람들이 길쌈을 하여 피륙이 마치 산처럼 쌓인다고 하여 척산이라 하였다"고 하는데 이 모두가 한자의 뜻을 풀이하기 위해 만들어진 설명으로 보여지며, 학자들은 척산이라는 이름을 마을 뒷산에 있는 목우재라는 고개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고개 즉 재가 있는 산이므로 잿산이라고 하던 것을 한자로 척산(尺山 - 자 척, 뫼 산)이라 한데서 유래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전남 신안군 안좌면 안좌도 대척마을의 옛이름이 척산이었다. 오늘날 대척마을과 소척마을로 나뉘어 불리고 있는데 '척(尺)'이라는 음이 어떠한 의미로 쓰이게 되었는지를 설명하기가 매우 곤란했었는데 척산이라는 옛이름이 남아 있어 이 마을 이름의 언어 변화 과정과 지명이 나타내고자 하는 지형의 형태를 짐작할 수가 있게 된 것이다.

전라북도 김제시 청하면 동지산리에 있는 자연마을인 척산(尺山)은 마을 뒤에 있는 산의 지형이 마치 자처럼 길게 생겼다고 하여 척산(尺山)이라 하였다고 전해지는데 '잣뫼'라는 고유 지명이 함께 전해지므로 그 의미를 쉽게 짐작할 수가 있다. 또한 만경강(萬頃江)을 거슬러 올라와 약탈을 일삼던 왜구들을 막기 위해 이곳에 성을 쌓았는데, 그 성이 마치 자처럼 길게 뻗어 있어 붙여진 이름이라고도 하여 역사적 이야기를 덧붙여 전설로 꾸며졌으나 역시 옛 지명이 '잣뫼'였음을 뒷받침해주고 있으며, 마을 뒷산인 척산에 왜구를 막기 위해 쌓았다고 전해지는 테뫼식 토성 터가 유적으로 남아있는 것을 보면 척산은 '성이 있는 산', 곧 '잣뫼'임을 여실히 증명해주고 있는 것이다.

특히 한자로 척산(尺山)이라 표기되기 전의 형태인 '잣산, 자산'의 이름을 간직하고 있는 곳도 많이 나타난다.

경남 마산시의 자산동(玆山洞)은 무학산의 산록에 위치하며 고개가 있는 산 밑이 되므로 자산 또는 척산이라고 불렸다고 하며, 경북 성주군의 벽진면에는 자산리라는 마을이 있고 자산리와 초전면 자양리에 걸쳐 있는 산을 자산(紫山)이라고 부르고 있다. 또한 경상남도 창원시 마산합포구에도 자산동이라는 마을이 있다.

'자산'이라는 지명보다 그 이전의 형태가 '잣뫼, 자뫼, 자메'인데 이러한 지명이 북한 지역에는 아직도 남아 잇는 것을 볼 수가 있다. 평화문제연구소(2008)가 펴낸 조선향토대백과에 의하면, 황해남도 청단군 대풍리의 척산은 산 능선이 성 모양으로 되어 있어 자메라고 부른다고 전해지며 황해남도 청단군 신생리의 동북쪽에 있는 마을은 재등 끝에 위치해 있다 하여 재미라고 한다고 하는데 '재미'는 '자메, 자뫼, 잣뫼'와 같은 말인 것이다.

그러므로 산척은 '산에 있는 고개', 척산은 '고개가 있는 산'의 의미로 볼 때 산척과 척산은 결국 같은 의미의 지명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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